與 중진 "이정현, 靑에 쓴소리해야"…李 "야당과 다르다"

[이영웅기자] 새누리당이 당내 현안에 대해 논의하고자 마련한 당대표 및 최고위원·중진의원 연석간담회에서 이정현 당 대표에 대한 쓴소리가 터져 나왔다. 비박 중진들이 청와대에 쓴소리를 하라고 지적하자 이 대표는 "여당은 야당과 다르다"며 즉각 반박했다.

주호영 의원은 24일 오전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이기고도 지는 싸움이 있고 지고도 이기는 싸움이 있다"며 "언론에 나오는 우병우 수석문제가 저는 이기고도 지는 게임이 되지 않을까 걱정이 앞선다"고 포문을 열었다.

주 의원은 "우리 당은 민심을 살펴야 하는데 당이 과연 민심을 제대로 살피고 있는지 걱정이 앞선다"며 "내년 정치 일정 중 선거가 많은데 우리는 국민만 보고 국민 뜻을 전하고 받드는 일을 해야한다"고 우 수석과 관련해 침묵하는 이 대표를 비판했다.

이어 "당·정·청이 협력할 일이 있고 목소리 내야 할 일 있는데 지도부는 이러한 점을 심각하게 숙고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나경원 의원 역시 "당이 질서 있게 움직이는 것도 좋지만, 당이 다양한 목소리를 담고 오히려 당이 시끌시끌하고 여러 의견이 나오는 것도 당에 필요한 모습"이라며 "우리가 때로는 질서 있게 움직여야 하면서도 당이 국민의 목소리를 담는 과정에서 다양한 목소리가 표출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나 의원은 "국민이 관심이 있는 현안에 대해서 조금 더 당의 다양한 목소리가 표출됐으면 한다"며 "그런 면에서 최근 인사와 관련해 여러 이야기들이 나오는데 안타깝다"라고 우 수석 사태에 대해 이 대표를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이 대표, 지적에 은유법으로 반박

이러한 지적을 들은 이 대표는 조목조목 반박에 나섰다. 그는 "많은 의원이 청와대에 쓴소리를 하라고 말씀하셨다. 반드시 필요하다"면서도 "여당과 야당이 다른 이유는 여당의 역할이 있다. 우리 당이 정부를 구성한 만큼 정부와 공동책임 의식으로 협조 공조체제를 유지해야 한다"고 맞섰다.

그러면서 당내 다양한 목소리를 개진해야 한다고 주장한 나 의원을 겨냥, "의원들의 의사 개진 방법은 여러가지가 있다"며 "의원 누구도 방송에 출연하거나 SNS를 통해 자신의 의견을 표출할 때 어느 누구도 제약하고 있지 않다"고 반박했다.

또한 이 대표는 "많은 사람이 당 대표로서 쓴소리를 하느냐. 제대로 이야기하느냐고 한다"며 "벼가 있고, 과일이 열리는 것은 보이는 해와 구름, 비만이 있어서 되는 것이 아니라 '보이지 않는 바람'도 한 역할을 한다"고 은유법을 들며 맞섰다.

이 대표는 간담회 직후 '보이지 않는 바람'처럼 청와대에 민심을 전달하고 있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그 말이 어렵나. 누구든 알아들을 수 있는 쉬운 얘기"라며 "드린 말씀 그대로 이해하면 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