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혜정기자] 애플이 40만원대 아이폰 카드를 꺼내들었다.
5인치 이상 대화면 아이폰, 펜(pen) 지원에 이어 중저가 폰까지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의 실용주의 노선이 강화되는 모양새다.
스마트폰 시장 포화로 애플도 성장 한계에 부딪히자 팀 쿡 CEO가 '흑묘백묘론'식 중저가 아이폰을 승부수로 띄운 셈이다.
애플은 21일(현지시간) 캘리포니아주 쿠퍼티노 애플본사에서 열린 신제품 발표회에서 아이폰SE, 9.7인치 아이패드 프로, 나일론 소재 밴드의 애플워치 등을 선보였다.
이날 가장 눈길을 끈 건 4인치 아이폰SE였다. 이는 애플이 아이폰5C 이후 약 3년만에 선보인 4인치 아이폰이다.
애플은 지난 2014년 아이폰6부터 5인치대(5.5인치) 플러스 모델을 투입해 화면 크기를 키워가는 추세였다.
그러나 애플은 여전히 작은 화면의 아이폰을 선호하는 사용자도 많다고 판단해 4인치 아이폰을 출시한다고 설명했다.
아이폰SE의 가격은 내장메모리 16GB 기준 399달러(약 46만원)로 지난해 출시된 아이폰6S의 649달러의 절반 수준이다. 신제품은 오는 31일 출시되며 1차 출시국은 미국, 중국, 일본, 영국 등이다. 한국은 여기에 포함되지 않았다.
아이폰SE의 디자인은 지난 2013년 출시된 아이폰5S와 유사하다.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는 아이폰6S에 탑재된 A9이 적용됐다. 아이폰SE는 아이폰6S의 3D터치(누르는 강도에 따라 다른 기능을 제공하는 기술)는 장착하지 않았지만, 결제 서비스 애플페이는 지원한다.
이밖에도 애플은 이날 행사에서 애플워치용 나일론 소재 밴드를 선보이며, 애플워치의 가격대를 최저 299달러로 낮춘다고 발표했다. 기존 최저 가격(349달러)보다 50달러 가량 낮아지는 셈이다. 지난해 선보였던 12.9인치 아이패드의 화면 크기를 9.7인로 줄인 새로운 '아이패드 프로'도 선보였다.
◆이례적으로 신제품 두 번 투입···판매량 극대화
애플이 상반기에 아이폰 신제품을 공개한 건 이례적이다. 애플은 매년 9월경 아이폰 신제품을 한 번만 선보였기 때문이다.
지난 2014년부터 팀 쿡 최고경영자(CEO)의 실용주의 노선으로 4인치와 5인치대 플러스(+)모델이 함께 공개되고 있지만 상반기에 아이폰 신제품을 공개한다는 것은 애플로서는 '파격'에 가깝다.
관례가 있는데도 상반기에 아이폰 신제품을 투입한다는 관측이 많았던 건 애플이 성장 절벽을 만나서다.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지난 2014년 29.6%였던 스마트폰 시장 성장률이 2015년에는 12.3%로 내려갔다. 올해는 한 자릿수 성장률이 예상된다.
천하의 애플도 올해 성적표에는 자신이 없다. 지난해 4분기 실적발표에서 애플은 13년만에 처음으로 다음 분기 매출이 전년 대비 줄어든다는 전망을 내놨다.
이에 따라 애플은 올해 상반기에 4인치 아이폰, 하반기에 '아이폰7'까지 두 번이나 새로운 아이폰을 투입해 판매량을 확대할 전망이다.
팀 쿡 애플 CEO는 이날 행사에서 애플이 오는 4월1일 창립 40주년을 맞는다고 말했다. 마흔살 애플은 아이폰으로 혁신의 상징이 됐지만, 스마트폰 시장 한계를 만나 다시 시험대에 오른다.
팀 쿡 CEO는 "오는 4월1일 창립 40주년을 맞는다"며 "애플은 그동안 맥, 아이폰 등으로 수많은 이정표를 세웠고, 이 여정을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민혜정기자 hye555@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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