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송무기자]20대 총선에서 가장 관심을 끌고 있는 지역 중 하나는 대구 동구을이다.
원조 친박이었으나 친박계로부터 심판의 대상으로 낙인찍힌 유승민 의원과 친박계의 지원을 업은 이재만 전 대구동구청장이 맞붙는 대구 동구을 선거는 전국적인 관심을 끌고 있다. 대구 지역을 바탕으로 영남의 맹주로 떠오른 박근혜 대통령 이후의 대구 지역 패권을 결정하는 선거로 의미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유 의원은 원내대표 재직 당시 공무원연금 협상 과정에서 행정부의 시행령에 국회의 견제 기능을 강화한 국회법 개정안에 합의했고, 청와대는 정면 반발했다. 당시 박근혜 대통령이 언급한 배신의 정치 발언은 유승민 의원을 겨냥했다는 것은 정치권의 정설이다.
친박계의 입장은 명확하다. 심판론의 대상으로 떠오른 유승민 의원을 밀어내겠다는 것이다. 지난해 12월 이재만 전 청장의 선거사무소 개소식에는 홍문종 의원을 비롯해 조원진 원내수석부대표, 이장우 대변인 등 친박계 핵심 인사들이 참여해 눈길을 끌었다.
최근에는 당에 복귀한 최경환 전 경제부총리의 행보도 눈에 띈다. 최 전 부총리는 TK지역 언론과의 간담회에서 "지역민 80%의 지지로 박 대통령을 뽑았으면 '잘 보좌해 성공시키라'는 미션을 준 건데 대선 불복 등 야당 공격으로 정부가 힘들 때도 TK 의원들은 보이지 않았다"고 대구 물갈이론에 힘을 실었다.
◆친박 마케팅 역풍으로 유승민, 이재만 압도…선거 결과 다를 수도
이같은 친박계의 진박 마케팅은 현재로서는 오히려 역풍으로 작용하고 있다. 선거에서 박근혜 대통령 VS 유승민의 구도가 형성되면서 오히려 유 전 원내대표는 주목을 받고 있다. 대구 선거에서 유 의원과 그를 따르는 현역 의원들이 상당수 승리하면 대구의 맹주로 떠오를 수도 있는 상황이 만들어지고 있다.
뉴시스가 여론조사기관 한길리서치에 의뢰해 실시해 25일 보도한 대구 동구을 여론조사 결과 유승민 전 원내대표가 48.6%로 이재만 전 동구청장 27.7%를 20.9%포인트나 앞서는 결과가 나타났다. 최성덕 전투기소음피해보상본부 상임대표는 3.4%, 허진영 전 대구대 외래교수는 1.6%였다.
유승민 전 원내대표는 새누리당 지지층 중 47.0%의 지지를 받았고 이재만 전 동구청장은 40.1%의 지지를 받았다. 더불어민주당 지지층의 62.9%는 유 전 원내대표를 지지했고, 10.2%만 이재만 전 동구청장을 지지했다.
이번 여론조사는 대구 동구을에 거주하는 만19세 이상의 남녀 500명을 대상으로, 지난 21일부터 22일까지 성, 연령, 지역할당 무작위 추출법으로 실시했다. 휴대전화임의걸기(RDD) 방식에 의한 전화면접조사 방법으로 실시했고, 응답률은 18.5%,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 4.4%포인트다.
응답률은 18.5%로, 오차산출방법은 성, 연령, 지역 가중값(최소 40%, 최대 250%)을 부여했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공정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물론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애정이 깊은 대구 지역의 특성상 실제 선거가 되면 친박계의 지원을 받는 이재만 전 청장이 숭리할 수 있다는 말도 있다. 막판에 박근혜 정권 후반기의 안정적 국정 운영 여부가 화두가 되면 대구 시민들이 친박계의 지원을 받는 이재만 전 청장의 손을 들어줄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청와대가 당내 선거에 개입할 수 없다는 점에서 현재 역풍을 맞고 있는 진박 후보들이 승리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유승민 의원이 4선이 되면서 차기 대선주자로 떠오르느냐, 이재만 전 청장이 친박계 초선으로 대통령의 변함없는 영향력을 확인하느냐의 여부는 유권자에게 달려 있는 셈이다.
채송무기자 dedanhi@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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