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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홈쇼핑, '해외 사업' 新동력으로 키운다


국내 시장 포화 상태로 매년 취급고·영업익 급감…해외선 성장세 높아

[장유미기자] 갑질 논란부터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가짜 백수오 사태를 겪으며 매 분기마다 영업이익이 큰 폭으로 감소하고 있는 홈쇼핑 업계가 위기 타개책으로 해외 진출에 본격 나서고 있다.

새로운 홈쇼핑 출범과 T커머스 사업자들의 등장으로 경쟁이 심화된 국내 시장과 달리 중국, 동남아를 중심으로 한 해외 시장은 성장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평가되고 있기 때문이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GS, CJ, 현대, 롯데 등 홈쇼핑 업체들은 지난해 3분기 기준으로 취급액이 줄어들고 영업이익은 최대 40%까지 감소했다.

특히 업계 1, 2위를 다투고 있는 GS홈쇼핑과 CJ오쇼핑은 지난 2012년까지 취급액이 두 자릿수 성장률을 기록했지만 이후 취급고 신장률이 급속도로 떨어져 지난해에는 모두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각 업체들의 영업이익도 매년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에는 메르스와 가짜 백수오 사태가 터지면서 1~9월까지 각 사별 영업이익은 ▲GS홈쇼핑 41.3% ▲CJ오쇼핑 27.9% ▲현대홈쇼핑 27.0% ▲롯데홈쇼핑 19.2% 각각 감소했다.

또 업계에서는 지난해 4분기 실적 역시 따뜻한 겨울 날씨로 인해 매출 비중이 높은 의류 판매가 부진해 실적이 좋지 못했을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모바일 쇼핑 시장이 커지면서 홈쇼핑 업체들의 입지가 좁아졌다"며 "메르스와 가짜 백수오 등의 여러 악재가 터진데다 모바일 쇼핑 시장 경쟁 심화로 수익성도 기대하기 힘든 상황"이라고 말했다.

반면 이들의 해외 사업은 매년 취급액이 증가하며 '순항'하고 있다. 한국 홈쇼핑이 좋은 상품을 판매한다는 경험이 학습되면서 현지 소비자들의 신뢰가 높아졌고, 기존 홈쇼핑의 과장방송, 질 낮은 서비스에 대한 이미지까지 개선하면서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GS홈쇼핑의 연도별 해외 취급액은 ▲2010년 759억 원 ▲2011년 1천34억 원 ▲2012년 5천21억 원 ▲2013년 6천793억 원 ▲2014년 8천941억 원으로 급성장했다. 지난해에는 1조 원을 훌쩍 넘긴 것으로 확실시되고 있다.

CJ오쇼핑 역시 연도별 국내외 취급고에서 해외 취급고가 차지하는 비중은 2004년 1.4%에서 2008년 13.1%, 2014년에는 38.0%까지 높아졌다.

CJ오쇼핑 관계자는 "해외 진출을 위해 가장 먼저 눈을 돌린 곳은 무한한 가능성을 가진 중국시장이었다"며 "2004년 중국 상해 진출 당시 연간 200억 원에도 미치지 못했던 CJ오쇼핑의 해외 취급고는 2011년에는 50배 규모인 1조 원대로 성장, 10년 만인 2014년에는 100배에 육박하는 1조9천430억 원의 취급고를 기록했다"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시장은 이미 포화상태에 접어 들어 해외로 점차 눈을 돌려야 한다"며 "각국의 진입규제 때문에 쉽진 않지만 GS와 CJ가 해외에서 좋은 성과를 내며 성공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어 해외 진출이 업계의 성장 돌파구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 2009년 인도 진출과 함께 해외 사업을 시작한 GS홈쇼핑은 올해 해외 시장 개척에 좀 더 주력할 방침이다. 현재 태국, 베트남, 중국 등 세계 9개국에 홈쇼핑 네트워크를 보유하고 있는 이곳은 안정적인 성과를 바탕으로 아시아 시장을 넘어 유럽 및 중동으로 영역을 넓힌다는 계획이다.

GS홈쇼핑은 "지난 7월 국내 홈쇼핑 최초로 소비재 절반 가까이를 해외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유럽 최대 수입국인 러시아 진출에 성공했다"며 "향후 2~3년 내에 해외 홈쇼핑 취급액이 2조 원을 돌파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해외 8개국에 진출한 CJ오쇼핑은 유력 현지법인과의 합자회사 설립을 통해 대규모 초기 투자에 따른 위험 감소 및 사업의 조기 안정화를 꾀한 것이 적중했다. 또 사업 초기 3~4년 동안 현지 소비자들과 신뢰 구축을 통해 안정적인 기반을 마련한 후 재무적인 성과를 노리는 전략을 구사해 왔다.

이를 바탕으로 CJ오쇼핑은 올해 사업 안정화에 들어간 해외 사업장을 TV홈쇼핑과 e커머스가 복합된 모델로 성장을 가속화시키고, 실적이 부진한 곳은 운영효율 개선을 통해 조기 턴어라운드를 달성한다는 계획이다. 또 멕시코 등 신규 진출 시장은 기반을 다지는 데 주력하고, 말레이시아 등 성장잠재력을 갖춘 신규 지역 진출은 지속적으로 추진해 나갈 예정이다.

CJ오쇼핑 관계자는 "글로벌 시장 전용 PB상품도 개발해 신성장동력으로 키울 것"이라며 "이 같은 전략을 토대로 오는 2020년까지 해외 비중을 54% 달성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 2011년 중국 상해를 시작으로 이달 초 태국에 '하이(HIGH)쇼핑'을 개국한 현대홈쇼핑은 1분기 안에 베트남 'VTV현대홈쇼핑'을 출범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현대홈쇼핑은 지난해 5월 베트남 현지 업체와 MOU를 체결하기도 했다.

또 현대홈쇼핑은 해외 직접 진출 외에도 온라인 역직구몰인 '글로벌H몰'을 운영해 해외 소비자들을 적극 공략하고 있다.

현대홈쇼핑 관계자는 "현재 말레이시아와 인도네시아 진출도 계속 검토 중이다"며 "사업 다각화의 일환으로 해외 진출에 나서 국내 시장에서의 어려움을 극복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롯데홈쇼핑은 2005년 대만을 시작으로 현재 중국, 베트남 등에서 활발한 해외 사업을 벌이고 있다. 이곳의 해외 홈쇼핑 시장 취급고는 국내 취급고의 36% 수준으로 향후 3개 지역의 사업을 강화해 매출 비중을 더 확대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시장은 스마트폰 대중화로 모바일 쇼핑 시장이 커지면서 유통업태간 경계가 무너지며 포화상태에 이르렀다"며 "홈쇼핑 업체뿐만 아니라 T커머스, 온오프라인 유통업체 모두와 경쟁하다보니 블루오션으로 주목받고 있는 해외 시장으로 눈을 돌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또 그는 "특히 한류 열풍으로 동남아 지역에서 한국 상품에 대한 인지도가 높고, 현지 소비자들이 이를 많이 찾다보니 진출 기회가 많이 생기고 있다"며 "해외 진출이 홈쇼핑 업계의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주목받고 있다"고 덧붙였다.

장유미기자 swee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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