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태훈기자]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차세대 TV의 핵심 기술로 '하이 다이내믹 레인지(HDR)'를 앞세우고 있는 가운데 HDR 구현에 따른 전력소비량 증가 역시 해결 과제로 부상하고 있다.
이는 HDR의 경우 고명암비를 위해 별도의 렌더링 작업이 필요해 동일 해상도의 일반 영상 대비 전력소모량이 늘어나기 때문.
이에 LG전자는 이같은 HDR의 전력효율을 개선할 수 있는 기술로 'RGBW'를 강조, HDR 관련 표준에도 이를 제안할 예정이다.
30일 업계에따르면 LG전자는 내달 초 열리는 국제 가전 전시회 'CES 2016' 기간 중 HDR 관련 표준을 준비하는 'HDR 얼라이언스'에 RGBW 기술 표준을 제안할 계획이다.
아울러 삼성전자는 RGBW와 차별화된 RGBY 등의 기술개발을 진행 중이다.
◆차세대 TV, 해상도·전력효율 동시에 잡아라
HDR은 복수의 영상을 촬영한 뒤 이를 합성해 명암비를 보정, 밝은 부분은 밝게, 어두운 부분은 더 어둡게 표현해주는 기술을 말한다.
기존 TV가 표현하지 못한 현실의 밝기와 어둠을 표현할 수 있도록 알고리즘을 구성, 실감나는 화질을 제공하는 게 강점이다.
그러나 HDR을 적용할 경우 전력소비가 많다는 게 문제. 해상도 다툼을 벌이고 있는 TV 업체로서는 당장 해결해야 할 과제인 셈이다.
실제로 최근 미국 천연자원 방위위원회(NRDC) 보고서에 따르면 동일한 UHD 영상에서 HDR를 적용할 경우, 약 47% 이상 더 많은 전력을 소모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NRDC 측은 "미국 전역에 설치된 3억 대의 HD TV가 UHD TV로 교체되면 80억 킬로와트(kWh)를 더 소모하게 될 것"이라며 "이는 미국 샌프란시스코의 모든 가정에서 소비되는 연간 전력 3배에 달하는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HDR 기능이 전력소모를 더욱 촉진시키는 원인으로, 이에 따른 에너지 절감 방안이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HDR시대, 'RGBW'-'RGBY' 경쟁 예고
이의 해법으로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서로 다른 기술을 앞세우고 있어 주목된다. 특히 LG전자의 경우 이번 CES를 계기로 RGBW 방식에 대한 본격적인 표준 경쟁에 나설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LG전자는 이번 CES 기간 중 UHD 얼라이언스 측에 HDR 관련 RGBW 기술 표준을 제안할 계획"이라며 "HDR 콘텐츠 제작업체에서 RGBW 기술에 대한 반응이 좋다"고 설명했다.
RGBW 디스플레이는 빛의 삼원색인 적(R)·녹(G)·청(G)의 픽셀에 백색(W)의 부분 화소를 추가해 영상을 표현하는 기술을 말한다.투명한 W 화소를 활용해, 백라이트용 발광다이오드(LED)를 추가·배치하지 않아도 전력효율 및 원가절감 효과를 얻을 수 있는 게 강점으로 꼽힌다.
동일한 해상도를 기준으로 일반 RGB 디스플레이 대비 전력효율은 약 30%, 밝기는 약 60% 정도 향상된 성능을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현재 국내 기업 중 RGBW 기술의 TV 양산은 LG전자가 주도하는 상황이다.
반면, 삼성전자는 계열사인 삼성디스플레이가 RGBW 디스플레이를 일부 중국 TV 업체에 공급하고 있지만 아직 자사 TV에는 적용하지 않고 있다. 대신 RGBW 기술처럼 전력효율의 이점을 가져다주면서 동시에 색재현력을 높여주는 RGBY 등의 기술이 연구개발되고 있는 상황.
RGBW 기술의 경우, 적녹청(RGB) 구조에 화이트(W) 픽셀을 추가하는 만큼 화소수가 부족해 해상도 측면에서 UHD로 볼 수 없다는 게 삼성 측 입장이다. ISO 등 국제표준기구가 픽셀 정의를 가로와 세로의 비율이 1대1로 완전한 색상을 구현하는 화소로 정하고 있는 만큼 RGBW의 부분 화소인 W는 하나의 픽셀로 볼 수 없다는 것.
다만 LG전자는 HDR 구현은 해상도와 별개인 고명암을 실현하는 렌더링 기술로 W 픽셀을 사용해 밝기를 높인 RGBW 기술이 HDR 구현에 적합하다고 맞서고 있는 상황이다.
삼성 측이 연구중인 RGBY는 앞서 샤프가 TV에 적용한 기술이다. 적녹청(RGB) 외 황(Y)색의 서브픽셀을 추가해 밝기 향상과 전력효율 감소, 색재현력 개선 효과를 제공한다
전력효율 개선 폭은 동일 해상도 기준 RGB 대비 약 20% 늘어나는 수준으로, RGBW 디스플레이보다 조금 떨어지지만 밝은 색 영역의 색재현력 저하현상은 RGBW 방식보다 덜한 것이 강점으로 꼽힌다.
디스플레이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와 LG전자가 개발 중인 RGBW와 RGBY 등은 HDR의 전력효율 증가를 개선하기 위해 대안이 될 수 있다"며, "특히, RGBW와 RGBY 기술은 향후 8K 디스플레이 상용화에 있어서도 전력효율 및 단가절감에 필수"라고 설명했다.
양태훈기자 flame@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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