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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LG 'RGBW 4K' 디스플레이 해상도 두고 설전


삼성 "RGBW 4K는 보급형" vs LG "4K 공인, 문제없다"

[양태훈기자]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최근 원가절감 및 전력효율을 개선한 'RGBW(적·녹 ·청·백)' 픽셀 구조의 디스플레이를 두고 설전을 빚고 있다. 삼성디스플레이 및 LG디스플레이까지 가세한 상황으로, RGBW 디스플레이 해상도가 쟁점이 되고있다.

9일 삼성전자는 "LG전자의 RGBW 디스플레이가 적용된 4K TV는 보급형 제품"이라며 "소비자들에게 정확하게 이야기 해야한다"고 주장하며 "UHD TV 시장을 확대하려면 제대로 된 4K 성능을 제공하는 UHD TV 판매가 중요하다"고 했다.

LG전자는 중국, 유럽 시장 등에 RGBW 디스플레이를 채택한 TV를 판매중이다.

이에 대해 LG전자는 "RGBW 디스플레이를 탑재한 TV는 공인인증 기관에서 4K 해상도를 공인받은 제품으로 문제가 없다"며, "같은 논리라면 앞서 삼성전자가 출시한 노트북 '아티브 북 프로'도 해상도를 속여 판매한 것이 된다"고 반박했다.

이처럼 경쟁업체간 논란이 되고 있는 RGBW 디스플레이는 빛의 삼원색인 적(R)·녹(G)·청(G)의 픽셀에 백색(W)의 부분 화소를 추가, R-G-B, W-R-G, B-W-R, G-B-W 순으로 화소를 배열해 영상을 표현하는 기술을 말한다.

전체 부분 화소 개수는 W 화소를 포함한 2천488만3천200개로 일반 UHD 패널과 동일하다. 특히 투명한 W 화소를 활용하면, 백라이트용 발광다이오드(LED)를 추가·배치하지 않아도 전력효율 및 원가절감 효과를 얻을 수 있어 강점으로 꼽힌다.

이같은 RGBW 디스플레이는 동일한 해상도를 기준으로 일반 RGB 디스플레이 대비 전력효율은 약 30%, 밝기는 약 60% 정도 높은 성능을 제공한다는 게 업계 설명이다.

그러나 삼성전자 TV사업을 이끌고 있는 김현석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 사업부장(사장)은 최근 LG전자의 이같은 RGBW 방식 UHD TV에 대해 "화소수가 부족하다"며 "(시장에서) 논란이 계속될 것"이라고 해상도를 문제삼은 바 있다.

◆ 삼성 "RGBW 디스플레이=보급형 4K"

9일 수요 삼성 사장단 회의에 참석한 박동건 삼성디스플레이 사장 역시 논란을 빚고 있는 RGBW 디스플레이의 해상도 문제에 대해 "우리는 RGBW 디스플레이를 보급형 4K라 부른다"며, RGBW 방식의 4K 디스플레이를 RGB 방식의 4K 디스플레이와 구분했다.

아울러 앞서 김현석 사장 발언에 대해서도 "일리가 있다"며 같은 입장을 견지했다.

삼성전자의 이같은 주장은 ISO 등 국제표준기구가 픽셀 정의를 가로와 세로의 비율이 1대1로 완전한 색상을 구현하는 화소로 정하고 있는 만큼 RGBW의 부분 화소인 W는 하나의 픽셀로 볼 수 없다는 데 근거를 두고 있다.

즉, RGBW 방식의 W 화소가 별도의 색상을 구현하지 않고, 밝기만 개선시키는 만큼 픽셀로 인정할 수 없어 진정한 4K로 볼 수 없다는 얘기다.

삼성전자 측은 "RGBW 기술을 적용한 4K TV는 결과적으로 RGB 방식의 일반 4K 대비 픽셀의 양이 약 25% 줄어, 실제 색상을 낼 수 있는 픽셀은 75%에 불과하다"며, "이는 진정한 4K TV로 볼 수 없다"고 설명했다.

◆ LG "RGBW 해상도는 '픽셀'아닌 '화질'로 평가해야"

그러나 삼성 측의 이같은 주장에 LG전자 및 LG디스플레이는 RGBW 방식의 4K 해상도는 '픽셀'이 아닌 '화질'로 구별해야 한다고 맞서고 있다.

LG디스플레이 측은 디스플레이의 국제표준을 정하는 국제표준평가법(IDMS)에 따르면 해상도는 휘도(밝기)의 차이로도 평가가 가능, 블랙·화이트로 구분되는 픽셀 라인간의 명암차가 3배 이상 나면 유효 해상도로 인정한다고 설명했다.

즉, R·G·B 서브 픽셀에 추가된 부분 화소인 W 화소를 유효 픽셀로 인정할 수 없다는 삼성전자의 입장과 달리 RGBW 패널이 충분한 해상력을 제공하는 만큼 4K로 볼 수 있다고 맞서고 있는 것.

LG전자 TV·모니터 사업부 황정환 전무는 "LG의 RGBW 패널은 국제표준기관에서 4K 해상도 정의 기준을 충족한 디스플레이로 공인받았다"며, "이런 인증을 돈을 주고 받았다는 (경쟁사의) 발언은 있을 수 없는 일로, LG의 RGBW 기술은 같은 밝기에서 (일반 UHD 디스플레이) 대비 약 40% 정도 전력소모를 줄여주는 훌륭한 기술"이라고 강조했다.

◆ 해상도 논란, 이유는 '유럽 시장' 때문?

디스플레이 및 전자업계 일각에서는 삼성전자가 이처럼 LG 측 4K 해상도를 문제 삼고 있는 배경에는 유럽시장을 둘러싼 점유율 경쟁도 한 요인이 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약 50%의 시장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는 유럽 시장에서 LG전자가 RGBW 방식의 4K TV를 내놓으며 이에 대한 견제구를 날리고 있다는 것.

즉, 세계 최대 UHD TV 시장에서 LG전자가 원가 절감 및 전력효율을 앞세운 RGBW 방식의 4K TV를 선출시 하면서 삼성 측이 해상도 논란으로 이를 견제하고 나섰다는 얘기다.

업계 한 관계자는 "이번 해상도 논란이 유럽 시장에서 먼저 불거졌던 것을 고려할 때, 삼성전자 입장에서는 안방무대인 유럽 시장에 LG전자가 RGBW 방식의 4K TV를 출시한 것이 위협적으로 다가왔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는 현재 RGBW 방식을 적용한 4K TV를 내놓지 않은 상황이다. 반면 LG전자는 올 초 부터 유럽·중국 시장에 RGBW 방식의 4K TV를 잇달아 출시했다. 반응도 좋다는 게 LG측 설명이다.

LG디스플레이는 "올 상반기 달성한 UHD LCD 매출의 약 40%는 RGBW 방식의 UHD LCD 패널이 차지했다"며 "특히 유럽 시장에서의 수요가 높다"고 설명했다.

LG전자 역시 "올 상반기 UHD LCD TV 판매량은 전년대비 3배 이상 성장했다"며 "이는 RGBW 기술 덕분"이라고 강조했다.

양태훈기자 flame@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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