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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통신비 인상바람 국내시장엔 어떤 영향?


위기감에 요금인상으로 선회, 국내서도 '반면교사' 시사

[강호성기자] 성장한계에 직면한 미국 이동통신 업계에 통신비 인상 바람이 불고 있다. 이같은 바람이 국내 통신시장에 어떤 영향을 끼칠지 관심이 모인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수익악화를 겪고 있는 미국의 이동통신사들이 요금인상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입자 포화에 따라 가입자 기반한 매출 증가가 어려워지면서 요금인상으로 경영방향을 틀고 있는 것이다.

업계에 따르면 버라이즌(Verizon)은 지난 8월 신규 무약정 요금제(The Verizon Plan) 출시 후 기존 요금제에 부과하던 가입비(40달러)를 부과하지 않았지만 11월15부터 다시 20달러 상당의 가입비를 부과하기로 결정했다.

AT&T 역시 지난 8월부터 약정(1~2년) 고객 가입비를 5달러 인상(40→45)했다. 자급단말(BYOD), 본인이 사용하던 단말을 가져와서 개통하는 고객에게도 15달러 가입비를 새롭게 부과한다.

스프린트(36달러)나 T모바일(15달러)도 가입비를 받고 있다.

데이터 요금도 인상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버라이즌은 폐지한 데이터무제한 요금제의 이용자들의 월정액을 20달러 인상했다. 이 회사는 지난 2011년 7월 LTE 도입과 동시에 '데이터무제한' 요금제를 폐지했지만 기존 가입자의 요금을 올렸다. 이를 통해 기존 가입자를 신규요금제로 유도하고 있다.

AT&T 역시 내년 2월부터 이미 폐지한 데이터무제한 요금제를 쓰고 있는 이용자들에게 월정액을 5달러(30 →35달러)로 올린다. T모바일도 지난 11월 요금제 체계 변경을 통해 데이터무제한 요금을 15달러 인상했다.

업계 관계자는 "미국 통신사들은 요금인상 논란에서 벗어나기 위해 데이터 제공량을 증가시키면서 월정액을 인상하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면서 "최저구간은 데이터 제공량을 1GB에서 2GB로 상향시켰지만 나머지 상위구간은 데이터 제공량과 월정액을 동시 상향했다"고 말했다.

단말기 보조금도 줄줄이 폐지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아가고 있다.

지난 2013년 T모바일과 지난 8월 버라이즌에 이어 스프린트도 내년부터 보조금을 폐지하겠다고 선언했다. 업계에서는 AT&T도 보조금 제공을 종료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AT&T의 경우 지난 6월 랄프 베가(Ralph de la Vega) 무선사업부 CEO가 "단말기 보조금의 시대가 끝날 것"이라고 언급하며 보조금 폐지를 시사한 바 있다.

◆가입자 포화, 수익성 떨어져 변신 모색

이처럼 미국 이통사들이 보조금을 줄이고 가입비를 부활시키는 등 기존 체제로 돌아가려는 것은 가입자 확보 경쟁의 한계와 이로인한 수익성이 계속 떨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버라이즌이나 AT&T는 기존 '무제한 요금제' 가입자의 요금을 높이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 데이터를 많이 쓰고 가입자당매출(ARPU)가 낮은 가입자를 ARPU가 높은 요금제로 전환을 유도하는 것이다.

업계에서는 이동통신 시장의 현주소가 전세계적으로 유사하다고 분석하고 있다. 최근 국내외에서 관심을 끌고 있는 인수합병 추진도 이같은 맥락에서 이해하는 경우도 적지않다.

시장조사기업 오범(Ovum)의 최근 집계에 따르면 전세계 통신사 제공 유료방송 가입자수는 2015년 전체 유료방송 가입자의 19% 수준으로(약 1억 7천700만 명)에 달하며 오는 2020년까지 연평균 4%의 성장률을 기록해 2억1천40만명 규모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의 통신사 AT&T가 위성TV 사업자 디렉(Direc)TV 인수, 글로벌 통신사 텔레포니카(Telefonica)가 각각 스페인 및 브라질에서 유료방송 사업자인 Canal+, GVT를 인수한 사례도 생존을 위한 전략적 선택으로 분류된다.

대규모 M&A가 정체된 시장의 돌파구를 마련하고 경쟁력을 강화하는 수단으로 쓰이고 있다는 얘기다. 전체 산업 M&A 가운데 통신·미디어 부문 비중이 지난 2009년 7.1%에서 2014년 16.6%로 확대되는 등 통신사업자들은 신사업 기회를 찾는 일에 열중하고 있다.

◆국내서도 통신산업 활성화 돌파구 필요

국내에서도 지난 12월 초 SK텔레콤이 CJ헬로비전 인수 추진을 선언하며 업계의 이목을 끌고 있다. SK텔레콤은 성장 한계에 봉착한 통신산업을 뛰어넘고 생존을 위해 대형 M&A를 추진한다고 밝히고 있다.

SK텔레콤 이상헌 상무는 최근 토론회에서 "올해 3분기 매출 및 영업이익이 동시에 감소했고, 성장이 줄어든 연간 성적표를 받아들 가능성이 커졌다"고 언급한 바 있다.

통신 업계에서는 우리나라도 통신시장 정체 및 수익성 감소가 현실화하는 지금 통신산업이 재도약할 수 있는 정책 뒷받침이 절실하다고 말한다.

통신 업계 관게자는 "통신서비스 시작 후 30년만에 처음으로 연매출이 감소되는 등 우려가 커지고 있다"면서 "요금인하에 집중되어있는 정책방향을 '융복합 활성화'와 '산업 활성화' 쪽으로 전환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강호성기자 chaosing@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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