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국배기자] 글로벌 정보기술(IT)·보안 기업들의 보안 업체 인수합병(M&A)이 점입가경이다.
제품간 결합을 통해 핵심 역량에 집중하거나 새로운 먹거리인 클라우드 사업 분야에서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유망한 기업을 인수합병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23일 "'보안 DNA'를 가진 기업이 아니라도 그만큼 비즈니스에서 보안을 중요하게 다루고 있다는 방증"이라며 "웬만한 기업들은 보안회사를 하나쯤 인수하는 상황"이라고 풀이했다.
◆글로벌 기업 보안 분야 M&A '확산'
글로벌 기업들의 과감한 M&A야 새로운 일도 아니지만 최근에는 유독 보안 분야에 집중되고 있다.
미국 웹보안 기업 블루코트는 지난 19일 클라우드 보안 전문 회사인 엘라스티카를 인수한다고 밝혔다. 인수 금액은 2억8천만달러다.
지난 8월 클라우드 데이터보호 솔루션 기업 퍼스펙시스를 인수하기로 한 지 3개월만으로 블루코트는 올해 들어서만 2개의 회사를 인수했으며 최근 수년간 클라우드 보안을 강화하기 위해 5억달러를 쏟고 있다. 두 회사 모두 인수완료 시점은 아직 명확치 않다.
마이크로소프트(MS)도 지난 7월 3억2천만달러에 클라우드 보안업체 아달롬을 인수한 데 이어 이달에도 마찬가지로 클라우드 보안회사인 시큐어아일랜드를 또 다시 인수하기로 했다.
시큐어아일랜드에 대한 정확한 인수금액은 밝혀지지 않았지만 7천700만~1억5천만달러 가량인 것으로 추정됐다. 두 회사 모두 이스라엘 회사로 클라우드 서비스인 '애저(Azure)'의 보안성을 높이기 위한 차원으로 해석된다.
여기에 최근에는 세계적인 방산·정보기술(IT)업체 탈레스(Thales)가 250명 가량의 직원을 둔 미국 데이터보안 회사인 보메트릭을 4억 달러에 인수하기로 해 눈길을 끈다. 내년 1분기 내 최종 인수가 마무리되면 탈레스의 이시큐리티(e-Security) 부문에 편입될 것으로 보인다.
인수 후에는 앨런 케슬러 보메트릭 최고경영자(CEO)가 탈레스의 이시큐리티 부문을 이끌게 된다. 이문형 보메트릭코리아 대표는 "탈레스는 연 매출 20조원에 달하는 방산업체"라며 "보메트릭에게는 든든한 우군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또 일본 도쿄에 본사를 둔 보안 소프트웨어(SW) 기업 트렌드마이크로는 HP가 분사함에 따라 HP 네트워크 보안 사업인 '티핑포인트'를 인수키로 했다. 3억 달러 규모의 이번 계약에는 보안기술, 지적자산, 고객 기반 등이 포함돼 있으며 최종적으로 오는 4분기말 마무리될 예정이다.
이에 따라 엔드포인트 단에서 네트워크단까지 솔루션을 제공하는 통합 보안기업으로 거듭날 전망이다.
'네트워크 거인' 시스코도 지난 10월말 네트워크 가시성 보안위협 탐지 기술을 가진 랜코프를 4억5천250만달러에 인수하기로 했다. 이 회사는 지난 2014년에도 네트워크 보안업체 소스파이어를 사들였다.
◆"국내도 보안 투자 노력 필요"
반면 국내에서는 아직 이런 사례가 많진 않다. 최근 들어 하나 둘씩 생겨나는 추세이긴 하다.
지난 7월에는 데이터베이스(DB) 성능관리 회사인 엑셈이 50억원을 들여 DB 보안업체인 신시웨이를 인수하기로 했고, 작년에는 NHN엔터테인먼트가 역시 DB 보안업체인 피앤피시큐어를 인수한 바 있다.
신시웨이는 빅데이터 분석을 위한 기술플랫폼 회사로 도약하려는 엑셈과 협력해 요소요소에 보안을 제공하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기업들도 해외 기업들의 과감한 M&A와 보안에 대한 부단한 투자 노력을 교훈 삼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국배기자 vermeer@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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