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혜경기자] 신한금융투자는 19일 전기차 시장이 예상보다 빠르게 개화하고 있다며 관련 밸류체인에 대해 심층 분석한 보고서를 냈다.
신한금융투자 분석에 따르면 2015년 1~9월 기준 전 세계 전기차 판매는 전년 동기 대비 47.0% 성장했다. 각국 정부들이 당근(보조금)과 채찍(환경 규제)으로 친환경차시장 확대를 강제하고 있는 데다, 폭스바겐 사태 여파도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됐다.
신한금융투자는 전기차에 우호적인 환경과 다른 친환경차들이 주춤하다는 점을 감안할 때 "당분간 '친환경차=전기차'라는 공식이 성립할 수밖에 없다"고 진단했다. 전기차의 경우, 판매대수는 2015년 50만대에서 2020년 393만대로 커질 것으로 전망됐다.
하이브리드카, 전기차, 수소전지차, 클린 디젤 등 4대 친환경차 중에서 클린 디젤은 위축될 가능성이 크고, 수소전지차는 아직 이른 상황이라고 봤다. 각국 규제는 대폭 강화되고 있는데 완성차 업체들의 대응 태세를 보면 수소전지차가 2020년 이전에 의미 있게 성장하기는 어렵다는 판단이다.
◆전기차 밸류체인, 배터리-전장화-경량화로 나눠 봐야
신한금융투자는 급성장하는 전기차 시장의 밸류체인을 배터리, 전장화, 경량화라는 3가지 틀로 나눠 접근했다.
전기차 배터리와 관련해 신한금융투자는 전기차 확산의 걸림돌이 높은 가격과 짧은 주행거리라고 봤다. 이는 배터리 성능과 가격의 문제로 귀결되는데, 다행히 배터리 가격이 빠르게 하락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지난 2010년 KWh당 550달러를 상회하던 배터리 생산원가는 오는 2016년에는 300달러 전후로 하락할 것으로 추정됐다. 심지어 LG화학이 GM의 순수 전기차인 볼트(2017년 출시)에 납품하는 가격은 KWh당 145달러란 설명이다.
신한금융투자는 "향후 전기차 배터리 시장은 소형모바일 분야의 강자인 LG화학, 삼성SDI, 탁월한 고객 기반을 확보한 파나소닉(테슬라), BYD(BYD) 등의 4강 체제로 재편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배터리 소재 분야와 관련해서는 배터리 제조원가의 60%가 원료비라는 점을 거론했다. 양극재, 음극재, 분리막, 전해액 등 4대 핵심 소재가 전체 재료비의 76%를 차지한다는 것. 전기차 시장의 개화는 곧 배터리 소재 수요의 급증을 의미한다는 지적이다.
신한금융투자는 "일부 소재의 경우 배터리 업체인 LG화학과 삼성SDI가 내재화하고 있지만 기본적으로 한국 배터리 소재 업체들의 역량이 뛰어나다"며 "에코프로(양극재), 솔브레인(전해액), 피앤이솔루션(배터리 장비) 등을 주목해야 한다"고 전했다.
전장부품 분야의 경우, 자동차가 점차 전자기기로 변신하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했다. 신한금융투자는 "배터리로 움직이는 전기차는 더욱 그렇다"며 "배터리 소모를 최소화할 수 있도록 모든 자동차 부품의 재설계가 이뤄져야 하는 상황"이라고 풀이했다. 그런 면에서 전기차 전용 공조장치를 만드는 우리산업(PTC히터)에 관심을 둘 만하다는 시각이다.
신한금융투자는 자동차의 전장화로 기존 IT 업체들의 영역이 확장되고 있다며, 차량용 반도체, 디스플레이, 기타 IT 부품 등이 새로운 블루오션이 되고 있다는 점도 강조했다. 이 분야에서는 LG전자와 LG이노텍이 돋보인다는 판단이다. GM과 제휴해서 전기차용 핵심 부품 11종을 납품할 예정이란 것이다.
경량화 소재의 경우, 자동차 연비 개선과 온실가스 저감을 위해 배터리 못지 않게 중요한 부분이라고 지적했다. 배터리 성능이 만족스럽지 못한 시점에서 더욱 중요한 요소라는 판단이다.
신한금융투자는 "자동차 경량화는 금속과 비금속 소재(엔지니어링 플라스틱)로 나눠 볼 수 있다"며 "금속에서는 알루미늄 채택이 늘어나는데, 알루미늄의 비중은 철의 3분의1"이라고 설명했다.이 분야에서는 알루미늄 다이캐스팅(주조) 분야에서 코다코를 제시했다.
아울러 "금속을 대체해서 엔지니어링 플라스틱의 사용량도 대폭 늘어날 전망"이라며 현대/기아차와 성장을 공유하는 코프라를 주시할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다.
이혜경기자 vixe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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