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다운기자] SK그룹이 반도체 공장 증설 등에 46조원 투자를 검토한다고 발표한 뒤 SK하이닉스 주가가 약세를 보이고 있다. 하이투자증권은 당장 SK하이닉스의 생산능력(CAPEX) 투자가 증가하는 것이 아니라며 시장의 우려가 과도하다고 20일 분석했다.
하이투자증권 송명섭 애널리스트는 "최근 SK하이닉스 주가의 급락이 전체 시장의 하락에도 영향을 받은 것은 틀림없으나 대규모 투자를 발표한 지난 17일부터 외국인들의 대량 매도가 발생 중인 점을 감안하면 이번 발표가 주가 하락에 어느 정도 악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일부 외국인 투자자들은 최근 마이크론이 내년 생산능력 투자를 53억~56억 달러로 전년 36억~40억 달러에서 크게 증가시킨 것과 함께 SK하이닉스의 46조원 투자 발표를 메모리 반도체 업계 내 '치킨 게임'이 재개된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는 판단이다.
치킨게임은 두 대의 차가 마주 보고 돌진하다가 먼저 피하는 쪽(치킨=겁쟁이)이 패배하는 게임이다. 메모리 반도체업계에서는 기업들이 적자를 감수하며 생산을 지속하다가 적자를 견디지 못한 기업들이 더이상의 경쟁을 포기하는 경우를 말한다.
하지만 송 애널리스트는 "마이크론의 생산능력 증가는 3D 낸드, TLC 낸드를 비롯한 비휘발성 메모리에 집중되고 현재 업황이 부진한 D램 투자는 오히려 전년 대비 감소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또 SK그룹이 발표한 46조원의 투자는 구체적인 투입 기간과 내용이 언급되지 않은 선언적 의미가 강하며 당장 D램 생산능력이 증가하는 것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송 애널리스트는 "46조원의 투자는 10년 가량의 장기간에 걸쳐 사용될 것으로 전망한다"며 "내년 SK하이닉스의 투자는 올해와 달리 낸드 비중이 D램보다 높고 D램 투자는 올해 대비 오히려 축소될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했다.
따라서 최근 SK하이닉스 주가의 급락은 시장 일부의 오해에 의한 과도한 하락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10년 간의 기간 동안 46조원의 생산능력 투자가 사용된다고 가정할 경우 매년 4조6천억원이 투자된다는 것인데 지난해와 올해의 투자가 각각 4조8천억원, 6조원임을 감안하면 예년 수준의 투자가 꾸준히 이어진다는 의미"라고 덧붙였다.
김다운기자 kdw@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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