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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위대한 발명 뒤에 숨겨진 이야기 '창조의 탄생'


'사물인터넷'으로 세상을 바꾼 저자가 말하는 창조성의 통찰

[문영수기자] 21세기가 오기 1년 전인 1999년, 세상에 없던 새로운 기술 하나가 탄생했다. 인터넷으로 모든 사물을 연결해 사람과 사물, 사물과 사물 간의 정보를 상호소통하는 지능형 기술 및 서비스, 바로 '사물 인터넷(Internet of Things, IoT)'이다.

심장박동을 모니터링해 환자를 관리하는 헬스케어 기술부터, 밖에서 집 안의 모든 기기들을 조종할 수 있는 스마트홈, 구글이 진행하고 있는 스마트카, 구글 글라스나 나이키의 퓨엘밴드, 삼성의 스마트 TV 등 우리도 모르는 사이에 삶의 일부가 된 이런 스마트 서비스들이 바로 사물 인터넷 기술을 통해 가능해졌다. 사물 인터넷은 인간의 기술력이 어디까지 나아갈 수 있는지 보여준 좋은 사례다.

자연히 의문이 생긴다. 사물 인터넷을 개발한 사람은 대체 누굴까. 세상을 바꾼 혁신가, 창조자들이 그렇듯 눈부신 아이디어와 영감으로 가득하며 누구도 갖지 못할 독창적 시각과 미래를 읽는 천재성을 지닌 사람일까.

신간 '창조의 탄생'은 사물 인터넷을 창시한 IT 분야의 거장 케빈 애슈턴의 첫 대중 교양서다. 창조와 창조성의 본질을 탐구하는 책이다. 저자는 세상을 바꾼 '멋진 결과물' 그 자체보다 혁신적이라고 불리는 그 기술을 선보이기까지 겪었던 그 '지난하고 고통스러운 과정'에 대해 이야기한다.

세상에는 '새로운 것'의 탄생을 둘러싼 신화가 늘 존재해 왔다. 불현듯 모든 문제를 해결해줄 아이디어가 찾아오는 '유레카'의 순간과, 갑자기 악상이 떠올라 앉은 자리에서 몇 분 만에 곡을 완성했다는 작곡가들의 에피소드와 신들린 듯 하룻밤 만에 책 한 권을 썼다는 식의 마법과 같은 이야기들에 우리는 익숙하다.

이같은 창조에 관한 신화의 이면에는 창조 행위가 '선택받은 천재들'이나 '비범한 재능'을 타고난 사람들의 전유물이라는 인식이 깔려 있다. 우리는 절대 스티브 잡스가 될 수 없고 새로운 무언가를 창조하거나 발명하거나 발견할 수 없을 것이란 좌절에 빠지게 만든다. 왜냐하면 우린 천재가 아니기 때문이다.

창조의 탄생은 이러한 신화가 왜, 어떻게 잘못됐는지 밝히는 책이다. 저자 역시 이런 창조성 신화에 빠져 있던 사람 중 한 명이었다. 그러나 자신이 혁신적인 기술을 개발한 당사자가 되면서 우리 안에 기정사실처럼 돼 있는 창조 신화가 잘못됐음을 깨달았다.

그는 창조에 있어 마법의 순간은 없으며, 단시간에 창조성을 획득하는 지름길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말한다. 창조는 목적지일 뿐 하나하나로는 하찮게 보이는 행동들이 오랜 시간 축적되었을 때 비로소 그 결과가 세상을 바꾸게 된다고 강조한다. 바로 그 점에서 이 책은 우리에게 많은 것을 시사해준다. 창조성은 우리 모두에게 주어진 능력이며 누구나 위대한 창조자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이다.

(케빈 애슈턴 지음, 이은경 옮김/북라이프, 1만6천800원)

문영수기자 mj@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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