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미숙기자] 정의화 국회의장이 15일 오후 국회법 개정안을 정부에 이송했다. '국회가 정부 시행령에 대해 수정 변경을 요구할 수 있다'는 부분에서 '요구'를 '요청'으로 바꾼 중재안이다.
정 의장은 이날 오후 새누리당 유승민, 새정치민주연합 이종걸 원내대표와 회동을 갖고 국회법 개정안에 대한 의견 조율을 마친 뒤 오후 6시 10분께 정부 이송 서류에 서명했다.
앞서 정 의장은 지난달 29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국회법 개정안을 두고 헌법 상 정부에 주어진 행정입법권을 국회가 과도하게 통제한다는 위헌 논란이 일자 일부 표현의 수위를 낮추는 방안으로 강제력을 약화시킨 독자적 중재안을 제시한 바 있다.
정 의장은 중재안에 대한 여야 합의를 촉구하며 국회법 개정안의 정부 이송 시점을 연기했고, 수용 불가 방침을 고수하던 새정치민주연합이 일부 수용으로 입장을 선회하면서 극적 합의가 이뤄졌다.
중재안 가운데 '처리하고 그 결과를 보고해야 한다'는 부분에서 '처리하고'를 '검토하여 처리한다'로 바꾸는 안은 새정치민주연합의 반대로 반영되지 않았다.
여야 합의에도 불구하고 국회법 개정안 정부 이송은 막판까지 난항을 거듭했다. 새정치민주연합 소속 이상민 법제사법위원장이 자구 수정 절차에 이의를 제기하면서다.
정 의장은 국회법 상 의장에 주어진 의안 정리 권한에 따라 자구 수정 절차를 밟기 위해 법안을 법사위에 전달했으나 이 위원장은 "종이 한 장으로 양해해 달라는 게 말이 되느냐. 도둑질을 하든 사기를 하든 형식에는 맞춰야 할 것 아니냐"고 반발했다.
이에 국회법 개정안 정부 이송은 정 의장이 예고한 오후 3시 30분에서 4시 45분으로, 6시 10분으로 거듭 연기됐다. 이 원내대표는 회동 중간, 회동 직후 두 차례 이 위원장을 만나 설득했고 결국 서명을 받아냈다.
국회법 개정안이 정부에 이송됨에 따라 공은 청와대로 넘어갔다. 기존 국회법 개정안에 대해 거부권 행사 방침을 시사했던 박근혜 대통령이 자구 수정을 거친 국회법 개정안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할지 여부가 관건이다.
정 의장과 여야 원내대표는 위헌 소지를 차단한 만큼 박 대통령도 국회를 존중하는 의미에서 거부권을 행사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정 의장은 "정부가 우려하는 사항에 대해 여야가 충분한 숙고와 협의를 통해 위헌 소지를 완전히 없애서 이송하려는 취지"라며 "정부에서도 충분히 그것을 감안해 행정부와 입법부의 불필요한 충돌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유 원내대표는 "우리는 당초부터 강제성, 위헌 소지가 없다고 판단했지만 중재안대로 되면 더 강제성이나 위헌 부분의 걱정이 많이 덜어지는 것 아닌가 생각한다"며 "행정부와 국회 사이에 갈등이 없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 원내대표는 "국회와 정부가 정쟁에 휘말리지 않게 하는 것이 국민의 바람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윤미숙기자 come2ms@inews24.com 사진 조성우 기자 xconfind@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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