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혜경기자] NHN엔터테인먼트가 지난 7일 오후 늦게 3천485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하겠다고 공시했다.
유증 배경에 대한 별다른 설명은 없었고 시설자금과 운영자금 용도로 각각 1천967억원, 277억원을 쓰고, 기타자금으로 1천241억원을 사용한다는 내용이었다.
8일 증권사들은 이번 NHN엔터의 유증 배경에 대해 모바일 게임 사업의 글로벌 확장 및 IT 관련 신규 사업 진출, 자체 데이터센터 건립 등으로 추정하는 분위기다.
KB투자증권의 이동륜 애널리스트는 "작년 11월에 한국사이버결제 지분 인수건으로 NHN엔터가 642억원을 지출했고, 웹보드 규제 이슈에 따른 웹보드 업황 부진으로 영업현금흐름이 원활하지 못해 유상증자에 나선 것 같다"고 예상했다.
그는 "NHN엔터의 유상증자가 일시적인 유동성 확보 차원보다는 미래 성장동력 확보를 위한 투자에 사용될 것으로 기대된다"며 "작년 3분기말 기준 부채비율은 9.4%에 불과하며, 유보율 역시 충분히 높은 수준으로, 재무구조 개선을 위한 증자는 아니다"고 판단했다.
이 애널리스트에 따르면 NHN엔터는 작년에 한국사이버결제, 파이오링크 등 다양한 온라인 분야의 기업들의 지분을 인수하면서, 사업 다각화를 모색하고 있다. 이번 유상증자로 조달한 현금 역시 자체 데이터센터 건립, 온라인 상거래 및 결제 분야에서의 추가 M&A 등에 사용될 가능성이 높다는 의견이다.
NHN엔터가 궁극적으로 지향하는 크로스보더 전자상거래 사업 진출 역시 가속화될 것으로 이 애널리스트는 기대했다.
한편, 하이투자증권의 이민아 애널리스트는 다소 우려하는 시각을 나타냈다.
그는 "지난 2014년에 NHN엔터가 1년간 인수 및 투자에 쏟아 부은 금액은 약 2천500억원으로 추산돼 적지 않은 수준으로, 현재 본사 기준 현금성 자산은 약 700억~800억원 정도로 줄어든 상황"이라고 전했다.
또 "NHN엔터가 이미 2천500억원 규모의 투자를 집행한 상황에서 금번 3천5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 결정은 다소 과도한 수준일 수 있다"며 "신규 사업의 가시적 성과에는 시일이 소요될 전망이므로 구체적이고 확실한 명분으로 증자 배경을 설명하지 못한다면 단기적으로 투자 심리가 악화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아울러 "게임 사업의 높은 흥행 리스크를 분산할 수 있는 신규 사업 진출 노력은 긍정적이지만 신규 사업에 대한 구체적인 윤곽 확인에는 시일이 소요될 것으로 보여 신규 사업의 가시적인 성과는 2015년 하반기 이후에나 확인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혜경기자 vixe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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