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경은기자] 검찰의 카카오톡 검열 논란에 독일의 모바일메신저 텔레그램으로 '사이버 망명'이 줄을 잇고 있는 가운데, 새로 출범한 다음카카오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투자자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텔레그램 사용자 증가가 당장 다음카카오의 실적이나 주가에 큰 영향을 주지 못할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잠재적 위협 요소가 될 수도 있어 더 지켜봐야 한다는 시각도 있었다.
지난달 검찰이 사이버 공간에서 허위사실 유포와 명예훼손이 심각하다면서 전담수사팀을 설치하고 직접 수사에 나서겠다고 밝히면서 사전 검열 의혹이 불거졌다. 검찰이 뒤늦게 "카카오톡은 검열 대상이 아니다"라고 해명했지만 사이버 망명자는 계속 늘고 있다.
지난 7일 텔레그램은 국내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지난주에만 150만 명이 넘는 한국 사용자가 새로 텔레그램에 등록했다고 전했다.
◆트래픽 영향 없다면 주가·실적 이상 無
사이버 망명 논란과 함께 지난 1일 출범한 다음카카오는 이달 들어 8일까지 주가가 4.18% 하락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이러한 사이버 망명이 다음카카오 주가와 실적에 미치는 영향은 거의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공영규 신한금융투자 애널리스트는 "텔레그램의 경우 사용을 하더라도 주 메신저가 아닌 보완적 개념의 메신저로 사용하기 때문에 카카오톡 트래픽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면 다음카카오 실적에 미치는 영향은 없을 듯하다"고 말했다.
카카오에 큰 문제가 발생해 사용자들이 카카오톡을 아예 안 쓰지 않는 이상, 사이버 망명으로 인한 영향은 없다는 것이다.
이창영 유안타증권 애널리스트도 "사이버 망명으로 인한 영향은 거의 없을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텔레그램 가입은 특별한 목적이 있어서 하는 것이지 카카오톡이 싫어서 하는 게 아니다"며 "사람들이 텔레그램을 쓴다고 해서 카카오톡을 사용하지 않는 게 아니다. 메신저 사용자들이 카카오톡도 쓰지만 라인 등 여러 메신저를 병행해 사용하는 것과 같은 이치"라고 강조했다. 또한 "현재 100만명이 넘는다는 텔레그램 가입자는 큰 의미가 없다"고 덧붙였다.
◆당장은 아니지만 텔레그램 '잠재적 위협' 될 수 있어
일각에서는 텔레그램이 다음카카오에 잠재적 위협 요소가 될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증권사 관계자는 "사이버 망명이 지금 당장 다음카카오 주가에 영향을 미칠 요소는 아니지만, 잠재적 위협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여러 가지 정책과 정치적 현안이 걸려 있어 정부가 어떠한 태도를 취하느냐가 관건이 될 것"이라며 "지금 당장 카카오톡을 사전 검열한다고 하면 영향이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또한 텔레그램이 최근 한국어 버전 서비스와 한국어 통역사 채용에 나선 것처럼 텔레그램의 한국 영업전략과 방향성에도 주목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경은기자 serius0727@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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