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송무기자] 새정치민주연합이 비대위원장을 새로 선출하면서 정국 전환의 계기를 맞았지만, 정작 국회 정상화는 언제 이뤄질지 알 수 없는 안개 정국이 계속되고 있다.
정치권이 포용보다는 갈등을 벌이고 있기 때문이다. 심지어 여권의 강경 분위기의 선봉에는 박근혜 대통령이 서 있어 전환도 쉽지 않다.
박근혜 대통령은 최근 핵심 쟁점인 세월호 특별법의 핵심인 수사권과 기소권 부여에 대해 "삼권 분립과 사법 체계의 근간을 흔드는 일로 대통령이 결단을 내릴 일이 아니다"면서 "지금이 세월호 특별법과 특검 논의는 본질을 벗어나고 있다"고 강경한 입장을 밝혔다.
박 대통령은 협상에 나서고 있는 세월호 유가족과 야권을 '외부 세력'으로 지칭하며 강하게 지적했다. 그는 "세월호 특별법은 순수한 유가족들의 마음을 담아야 한다"며 "외부 세력이 정치적으로 이용하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한다"고 강경한 입장을 밝혔다.
더욱이 박 대통령은 이같은 발언 후 여당 지도부를 청와대로 초청해 강경한 입장을 공유했다. 박 대통령이 직접 세월호 특별법에 대한 마지노선을 발표하면서 여권은 협상의 유연성을 발휘하기 어려워졌다.
야당은 강하게 반발했다. 박영선 원내대표는 17일 탈당을 철회하고 당무에 복귀하면서 "어제 대통령은 삼권 분립 운운하며 세월호 특별법의 가이드라인을 제시하는 모순적 통치 행위를 했다. 그동안 세월호 협상을 청와대가 뒤에서 주도했음을 스스로 밝힌 것"이라고 맹비난했다.
박 원내대표는 18일 첫 공식 일정으로도 정부의 2015년 예산안 평가 기자간담회를 잡았다.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서민 증세 등 전방위적인 공세를 펼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여권에서도 박근혜 대통령이 협상을 오히려 방해하고 있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비주류인 이재오 의원은 "우리 속담에 동냥은 못 줄망정 쪽박은 깨지 말라는 말이 있다"며 "어려운 처지에 있는 사람들에게 출구는 못 열어줄망정 쪽박까지 깨버리면 정치가 안된다"고 일침을 가했다.
이 의원은 "협상은 끊임없는 인내와 양보를 통해 하나의 결실을 이뤄내는 것인데 청와대에서부터 당까지 '이게 마지막'이라고 하면 더 이상 정치를 할 수 없다"며 "출구를 열어주는 정치를 해야지, 출구를 막아버리면 결국 책임은 정부 여당에 돌아갈 것"이라고 비판했다.
여야간 감정의 골이 깊이 패인 상황이 계속되면서 정기국회 파행도 길어지고 있다. 세월호 정국으로 4개월이 넘게 국회가 본연의 임무인 입법 활동과 정부 견제를 하지 못하고 있다.
포용 없는 대통령과 여권, 무능한 야권으로 우리 사회는 세월호 정국을 언제 탈출할 수 있을지도 기약없는 답답한 정국이 이어지고 있다.
채송무기자 dedanhi@inews24.com 사진 조성우기자 xconfind@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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