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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 30억弗에 비츠 인수…"음악시장 승부수"


스트리밍 사업 강화…판도라-스포티파이 위협

[김익현기자] 소문대로 애플이 스트리밍 서비스 전문 업체 비츠를 인수했다. 현금 26억 달러에 주식 4억 달러를 결합한 방식이다.

주요 외신들에 따르면 애플은 28일(현지 시간) 30억 달러에 비츠를 인수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비츠는 전설적인 아티스트 닥터드레와 유니버설뮤직그룹 인터스코프 부문 회장인 지미 아이빈이 공동 설립한 회사다.

애플은 비츠 인수 덕분에 그 동안 취약분야로 꼽혔던 스트리밍 서비스 부문을 강화할 수 있게 됐다. 닥터드레 헤드폰을 비롯한 비츠의 오디오 액세서리 역시 애플에겐 매력적인 상품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인수는 애플에겐 이례적인 행보로 꼽힌다. 스티브 잡스 시절부터 애플은 대형 인수엔 부정적인 입장을 고수해 왔기 때문이다. 총액 30억 달러는 사실상 애플에겐 사상 최대 규모 인수 합병이다.

◆단기적으론 오디오 액세서리 사업 강화 노린 듯

팀 쿡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기자 간담회에서 “비츠를 인수한 것은 음악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비츠의 스트리밍 서비스 뿐 아니라 헤드폰을 비롯한 오디오 기기 역시 매력적이었다고는 팀 쿡의 설명이었다.

팀 쿡은 또 “비츠 인수로 보기 드문 재능을 가진 인재를 얻을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외신들이 분석 역시 대체로 비슷하다. 비츠는 지난 해 매출이 10억 달러를 웃돌 정도로 사업 구조가 탄탄한 편이다. NPD에 따르면 비츠는 지난 2008년 350달러짜리 헤드폰을 내놓은 이후 5년 만에 시장 점유율 59%를 기록했다.

성장세도 두드러진다. 비츠는 지난 2010년부터 2012년 사이에 매출이 4배가 상승했다.

IT 전문 매체 더버지는 이런 점을 들어 애플의 비츠 인수는 단기적으로는 오디오 주변 기기를 노린 것이라고 분석했다. 특히 비츠의 대표 상품인 헤드폰은 마진이 애플 제품보다 훨씬 높은 것으로 유명하다.

더버지에 따르면 200달러에 판매되고 있는 비츠 헤드폰 제작 원가는 14달러에 불과하다. 힙합 스타인 닥터 드레의 지명도에다 뛰어난 품질 등을 앞세워 엄청난 수익을 올리고 있는 셈이다.

오디오 액세서리에 많은 관심을 갖고 있는 애플에겐 이런 점이 매력적인 요인으로 꼽혔을 것으로 풀이된다.

◆아이튠스 매출 부진…스트리밍 강화가 진짜 목적

애플이 오디오 액세서리 확보만을 위해 30억 달러란 거액을 투자했을 것으로 보긴 힘들다. 장기적으론 비츠 인수를 통해 스포티파이 등에 필적할만한 음악 서비스를 구축하려는 게 애플의 또 다른 복안인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이 부분을 이해하기 위해선 애플의 음악 서비스 부문에 눈을 돌릴 필요가 있다. 음악은 스티브 잡스 시절부터 애플의 핵심 서비스 분야였다. 아이팟 같은 MP3 플레이어 뿐 아니라 매킨토시 컴퓨터 역시 음악 기능이 뛰어난 편이었다.

특히 애플은 아이튠스를 통해 ‘곡당 판매’란 새로운 영역을 개척하면서 디지털 음악 시장의 패러다임을 바꿨다.

하지만 최근 들어 상황이 조금씩 바뀌고 있다. 애플이 절대 강자로 군림하고 있는 ‘음악 다운로드 시장’이 조금씩 위축되고 있는 것. 시장조사업체 닐슨 사운드스캔에 따르면 지난 해 디지털 음악 판매 건수는 12%가 감소했다.

이런 상황은 고스란히 아이튠스 매출에 영향을 미쳤다. 모건스탠리 자료에 따르면 지난 1분기 아이튠스 계정 하나당 음악 구입 규모가 3.29달러로 지난 해 같은 기간에 비해 24%나 감소했다. 문제는 이런 상황이 일회적인 것이 아니란 점이다. 그래프에서 볼 수 있는 것처럼 아이튠스 매출 비중은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

이처럼 음악 다운로드 시장이 쇠퇴하는 것은 이용자들이 스트리밍 서비스 쪽으로 눈을 돌리는 때문이다. 스포티파이, 판도라를 비롯한 스트리밍 서비스가 인기를 끌면서 아이튠스에서 곡을 다운받는 사용자 수가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는 것이다.

음악 사업을 중요한 비즈니스 모델로 간주하고 있는 애플 입장에선 위기 의식을 갖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비츠 역시 지난 1월 스트리밍 음악 서비스를 선보였지만 가입자 수가 20만 명 조금 웃도는 수준에 불과하다.

하지만 비츠를 애플과 결합할 경우엔 상황이 달라질 수 있다. 당장 미국 스트리밍 음악시장 30%를 독식하고 있는 판도라를 위협하는 존재로 부상할 수도 있다.

김익현기자 sini@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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