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미숙기자] 새누리당 서울시장 경선이 정몽준 의원의 현대중공업 주식 백지신탁 논란으로 뜨겁다. 경쟁자인 김황식 전 국무총리가 이 문제를 수면 위로 이슈화시키고 나서면서다.
김 전 총리 측은 정 의원이 서울시장이 될 경우 보유 중인 현대중공업 주식을 백지신탁 해야 한다고 보고 있다. 현대중공업, 현대오일뱅크가 지난 5년 간 서울시와 152억원 가량의 물품 구매계약을 수주하는 등 '직무 연관성'이 있다는 주장이다.
이명박 전 대통령의 경우에도 서울시장 취임 후 행정자치부 주식백지신탁위원회 결정에 따라 현대중공업과 현대산업개발, 현대엘리베이터 등 3개사 보유 주식을 전량 매각했다는 점을 근거로 내세우고 있다.
나아가 김 전 총리 측은 현대중공업이 조선 분야에서 최고 기술을 보유하고 있고 방산물자 공급을 담당하고 있는 점 등을 거론하며 백지신탁 과정에서 외국자본에 주식이 넘어갈 경우 국익에 손해를 입힐 것이라고 지적하며 공세를 펴고 있다.
김 전 총리는 지난 9일 열린 첫 TV토론에서 이 같은 문제를 제기하며 정 의원과 정면 충돌했다.
그러나 정 의원은 미국 경제전문 통신사인 블룸버그 통신사 창업자인 마이클 블룸버그 전 뉴욕시장의 사례를 들어 반박했다.
정 의원은 "통신사라는 업종은 모든 정보가 재산이 되는데 블룸버그 전 시장도 뉴욕시장이 된 다음 (보유 주식과 직무가) 관련이 없다는 평가를 받았다"고 대응했다.
현대중공업 주식을 보유한 채 서울시장직을 수행하는 데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견해를 드러낸 셈이다.
정 의원은 이 전 대통령 사례에 대해서도 "주식을 팔았다는 이야기는 처음 듣는다. 저는 아닌 걸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자 김 전 총리 측 최형두 대변인은 10일 브리핑에서 "우리나라의 백지신탁심사위원회처럼 뉴욕시에도 이해상충심사위원회가 있는데, 이 위원회가 블룸버그 전 시장 취임 당시인 2002년과 재임 당시인 2007년 '소유 자산을 백지시탁해야 한다'고 결정했다"고 재차 반박했다.
이 같은 논란에 대해 정 의원 측은 "백지신탁심사위원회가 결정할 문제"라며 서울시장에 당선될 경우 관련 법 절차에 따르겠다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그럼에도 김 전 총리 측은 서울시정과 현대중공업 주식 보유 사이에 연관성이 있다는 데 초점을 맞춰 이를 둘러싼 문제를 지속적으로 제기한다는 방침이어서 당분간 논란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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