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국배기자] LG유플러스가 전자결제대행업체(PG)에 일방적으로 수수료 인상을 통보한 것을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
16일 PG 업계에 따르면 LG유플러스는 지난 13일 PG사인 KG모빌리언스, 다날 등에 휴대폰결제 전략실물 수수료를 20% 인상한다는 내용의 공문을 보냈다. 외부원가 상승요인으로 인해 오는 17일 저녁 7시부터 휴대폰결제 전략 실물 수수료율을 기존 1.0%에서 1.2%로 인상해 적용한다는 것이 공문의 요지다.
전략실물 수수료란 특정 쇼핑몰, 오픈마켓 등 온라인 실물 거래에서 경쟁력 있는 가맹점을 대상으로 특별히 원가(통신사의 청구·수납대행 수수료)보다 낮은 수수료를 책정하는 것. PG사들은 전략실물 수수료라는 낮은 원가를 활용해 대형 실물사이트에 가맹점 영업을 해왔다.
휴대폰결제는 소비자가 온라인 사이트 등에서 휴대폰으로 결제를 하면 이동통신사가 다음달 휴대폰요금에 합산해 청구하는 식으로 이뤄지며 통신사는 청구 및 수납대행 수수료를, PG사는 이 원가수수료에 마진을 붙여 가맹점 수수료를 책정한다.
◆ PG업계 "갑의 횡포" vs LG유플러스 "수수료율 현실화"
이번 수수료 인상을 두고 LG 유플러스 측과 PG 업계 간의 입장은 명확히 엇갈린다.
PG 업계에서는 LG유플러스의 이같은 통보를 두고 도를 넘은 '갑의 횡포'라며 반발하고 있다. 이번 수수료 인상으로 결국 가맹점에 대한 결제수수료를 올릴 수 밖에 없어 경쟁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는 게 PG사들의 입장이다.
KG모빌리언스 관계자는 "실물사이트의 경우 PG사 마진이 적기 때문에 이번 원가 인상으로 인해 수많은 가맹점들의 결제수수료 인상이 불가피하다"며 "신용카드사들의 경우 가맹점 수수료율을 인하하는 추세인데 LG유플러스는 이와는 대조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에 앞서 KG모빌리언스는 지난해 청와대와 동반성장위원회에 LG유플러스의 단가 후려치기, 끼워팔기 등 부당행위를 바로잡아달라는 탄원서를 제출한 바 있다.
반면 LG 유플러스는 원가 상승분을 고려한다면 수수료 인상은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오히려 그에 비해 최소한의 범위 내에서 인상을 결정했다고 해명하고 있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소액결제 시 청구 대응은 PG사가 아닌 우리가 한다"며 "상당 부분 카드 결제로 이뤄지는데, 여기서 발생하는 카드 수수료가 20% 정도 올라 부담이 커졌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또한 "소액결제 관련 스미싱이 늘어나면서 민원 전화가 2012년 3만~5만 콜에서 작년에는 20만 콜로 5배 이상 증가했다"며 "인건비 등 비용 발생 부분을 고려해 최소한의 범위에서 올리겠다고 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 3조 원 규모 휴대폰결제 시장 둘러싼 갈등
이러한 마찰의 궁극적 원인은 연간 3조 원 규모로 성장한 휴대폰결제 시장을 둘러싼 갈등으로 분석된다. 시장 규모가 성장하자 직접 뛰어든 LG유플러스가 기존 중소 PG사들의 경쟁력을 약화시키려 한다는 지적이다.
KG모빌리언스 관계자는 "LG유플러스의 행보는 중소·벤처기업들의 아이디어로 지난 14년간 성장시켜온 시장에 '무혈입성'하고자 하는 전형적인 재벌 대기업의 횡포"라고 비판했다.
이 관계자는 "구글, 애플 등 글로벌 기업들의 국내 결제시장 공략에 맞서 대중소기업의 공고한 협력으로 새로운 기회를 찾아야 하는 시점에서 일방적인 원가 인상과 시장질서 교란행위로 을의 시장을 역공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LG유플러스 관계자는 "이런 문제가 불거지는 이유는 유플러스가 휴대폰결제 시장에 들어오는 것 자체를 못마땅하게 여기기 때문"이라며 "현재 결제 시장을 놓고 KG그룹과 엘지유플러스가 경쟁상황에 있는 탓"이라고 전했다.
김국배기자 vermeer@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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