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례기자] LG그룹의 인사가 마무리된 가운데 올해 승진인사 규모가 지난해 수준을 웃도는 등 예상보다 많았던 것으로 집계됐다. 실적 부진 등에 따른 쇄신보다, 중량감있는 인물을 전진배치, 내년 경영환경에 대비한 위기돌파형 인사로 풀이된다.
발표를 앞둔 삼성그룹 인사도 위기돌파를 위한 세대교체와 양호한 실적을 반영, 예년 수준을 웃도는 승진인사가 될 지 주목된다.
1일 LG그룹에 따르면 이번 그룹 인사의 총 승진자 규모는 125명으로 지난해 116명보다 약 8% 가량 늘어났다.
올해 실적 둔화 등으로 전체 승진규모가 지난해 수준이거나 밑돌 것이라는 예상과는 달리 쇄신보다 안정 등에 더 무게가 실린 결과로 풀이된다. 내용면에서도 부회장 선임을 비롯한 사장 승진자 등 고위층 경영진에 대한 승진인사가 늘어난 것도 특징.
먼저 지난해 말 CEO로 선임된 박진수 LG화학 사장이 이번에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전기차용 배터리 시장 선도 등의 성과를 인정받은 것.
이에 더해 이희범 전 산업부장관을 LG상사 대표이사 부회장으로 영입, 자원 분야 시장선도 기업 육성이라는 의지를 반영했다.
또 차석용 LG생활건강 부회장과 이상철 LG유플러스 부회장이 자리를 지키면서 LG 부회장단은 지난해 일부 부회장의 2선 퇴진 이후 구본준 LG전자 부회장을 비롯한 차석용-이상철-박진수-이희범 체제를 갖추게 됐다.
사장단 승진자도 지난해 3명에서 올해는 6명으로 배나 늘었다. LG전자 박종석 MC사업본부장을 비롯해 정도현 CFO, 하현회 HE사업본부장이 사장으로 승진했고, LG이노텍 이웅범 대표, LG화학 유진녕 기술연구원장, LG경제연구원 김주형 원장도 사장대열에 합류했다.
스마트폰 개발력 등 시장선도와 견조한 실적 등을 감안, 이들을 전진배치함으로써 내년 어려운 경영환경을 정면돌파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아울러 부사장 승진 9명, 전무 30명, 상무 신규선임 79명 등으로 지난해 81명 수준이던 상무 승진자 규모를 제외하고 부사장과 전무 승진 규모 역시 지난해 8명과 24명에 비해 많게는 25%나 늘었다.
이들 중 상당수는 영업·마케팅 분야로 실제 이들 분야 승진자는 지난해 19명에서 올해는 23명으로 21%가량 늘었다. 시장 선도 기술이 주도권 확보로 이어질 수 있도록 영업 및 마케팅 역량 강화에 신경을 썼다는 얘기다.
LG는"올해 임원인사는 구본무 회장이 강조해 온 시장선도를 이끌어 낼 수 있는 사업체질 강화 및 미래 준비 여부에 대한 철저한 성과주의를 반영했다"며 "특히 내년 어려운 경영환경에 대비, 위기상황 돌파를 위한 책임경영 체제도 강화했다"고 설명했다.
LG가 예상보다 많은 승진자를 내면서 이달 초 예상된 삼성그룹의 인사규모에도 관심이 쏠린다. 삼성은 4일과 6일 사장단 및 임원인사를 단행할 것으로 예상되나 발표 시기를 주초로 앞당길 가능성도 있는 상태다.
주력 계열사인 삼성전자가 사상최대 실적 행진을 이어가면서 성과에 따른 대규모 승진인사와 함께 사업재편 등을 감안한 세대교체형 인사 등이 예상된다.
삼성의 지난해 사장단 인사 규모는 승진 7명을 포함 총 17명. 또 임원인사 규모는 485명으로 전년보다 소폭 줄어든 바 있다. 올해는 교체형 인사 등 큰 폭의 자리바꿈이 예상되면서 인사 규모도 작년 수준을 웃돌 것으로 관측된다.
박영례기자 young@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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