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관용기자] 지난 6월 우리나라의 범정부 정보기술아키텍처(EA)가 국제연합(UN)으로부터 공공행정상을 수상한 이후 전 세계 국가들로부터 우리나라의 EA 기술이 각광받고 있다. 카자흐스탄, 르완다, 베트남, 사우디아라비아 등 각국 ICT 담당자들이 한국을 찾아 우리나라의 EA 방법론을 배워가고 있는 것이다.
28일 한국정보화진흥원(NIA, 원장 장광수)에 따르면 EA를 통해 UN공공행정상을 수상한 이후 각국에서 범정부 EA 소개 및 교육 요청이 쇄도하고 있으며 EA 인력 지원요청이 끊이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지난 7월 카자흐스탄과 르완다 담당 공무원들이 범정부 EA 소개와 교육을 받기위해 NIA를 찾았다. 10월에는 베트남 통계청이 기관 EA 도입 방법론과 활용 사례 교육차 방한했다. 사우디아라비아의 경우에는 인력 지원을 요청했으며 유엔 아시아 태평양 정보통신교육원(UN-APCICT)에서도 우리나라의 범정부 EA 사례에 관심을 보였다.
장광수 NIA 원장은 "세계 각국으로부터 범정부 EA 강의와 자문 요청이 끊이지 않고 있고 범정부 EA전문가 파견을 요청해 온 국가도 있어 현재 원내에서 파견자 선정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면서 "해외 각국의 벤치마킹 노력은 우리나라 전자정부와 범정부 EA를 전 세계에 알릴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우리나라 EA 도입률 62.5%, 예산 4천400억원 절감
EA(Enterprise Architecture)는 조직의 종합설계도와 같은 역할을 하는 것으로 전자정부 시스템 구축의 토대다. EA 사상은 1990년대 후반 미국에서부터 시작됐다. 현재 전자정부 선진국에서는 모두 이를 도입해 활용하고 있다.
우리나라 전자정부법에서는 EA를 "일정한 기준과 절차에 따라 업무, 응용, 데이터, 기술, 보안 등 조직 전체의 구성요소들을 통합적으로 분석한 뒤 이들 간의 관계를 구조적으로 정리한 체제 및 이를 바탕으로 정보화 등을 통해 구성요소들을 최적화하기 위한 방법"으로 정의하고 있다.
EA는 정보시스템이나 서비스, 데이터 등을 체계적으로 계획할 수 있도록 해 중복 발생의 가능성을 방지한다. 특히 기관의 요구에 부응하는 수단을 활용해 정보화 사업을 추진하고 기존 정보자원을 재사용할 수 있도록 한다. 또한 기관의 업무목표와 연계된 정보화 목표 아키텍처를 수립해 정보화 투자 계획과 개별 정보화 사업에 활용될 수 있도록 한다.
우리나라 EA 수준을 보면 176개 EA 도입대상 기관 중 110개(62.5%)가 EA를 도입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행정기관 EA 도입은 완료단계며 공공기관의 경우 48%가 도입한 상황이다. 안전행정부에서는 EA 성숙도 수준 측정을 통해 기관의 정보자원관리, 정보화 추진 시 활용 및 성과를 측정하고 있는데 2012년 조사에서 5점 만점에 2.87점을 기록해 전년 대비 18% 향상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EA를 활용해 최근 4년간 총 4천386억원의 예산 절감 효과를 거둬 새로운 사업에 투자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했다.
범정부 EA를 통해 관리되고 있는 정보의 공유를 위해 NIA는 GEAP 포털(www.geap.go.kr)을 운영하고 있다. 포털에는 개별기관에서 관리하고 있는 EA 정보를 통합해 수요자 유형별 서비스 분류에 맞춰 관리되고 있다.
통합된 개별기관 EA 정보는 범정부 EA 정보와 함께 모든 기관에게 공유되고 있으며 2012년말 기준으로 약 1천400개 정부기관의 1만8천여개의 정보시스템 현황정보가 범정부 EA 포털을 통해 공유 및 활용되고 있다. 또한 각 기관이 추진 중인 정보화 사업과 이미 투자된 금액 현황을 대시보드(Dashboard) 형태로 조회할 수도 있다.
◆UN공공행정상 수상으로 EA 우수성 입증
우리나라의 범정부 EA는 지난 6월 UN으로부터 공공행정상을 수상했다. 우리나라 범정부 EA의 우수성을 세계적으로 인정받은 셈이다.
UN 공공행정상은 공공행정 분야 최고 권위의 상으로 UN 공공행정상에 선정된 주요 정책이나 우수사례는 UN의 공인과 지원을 통해 각국에 우선적으로 확산된다. UN 공공행정상 수상작은 동남아와 중남미 등 개발도상국의 우선적인 벤치마킹 대상으로 선정되고 있다.
우리나라 정부부처 등의 행정기관은 EA 도입이 완료단계에 있지만 공공기관의 경우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최고정보기술책임자(CIO)의 관심과 지원이 적고 지속적인 품질확보와 성과 제고에 어려움이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NIA는 EA 활용 활성화를 위한 교육과 컨설팅 사업에 박차를 가한다는 계획이다. 수요자인 국민과 기업 등 유형별 맞춤서비스 제공을 위한 행정서비스 개선 목표를 설정해 주고 모듈화 및 표준화를 지원한다는 구상이다.
특히 NIA는 범정부 EA를 통한 공공데이터 제공 및 활용의 기반을 마련해 공공데이터의 공유와 연계를 위한 데이터 관리 분류 표준을 만든다는 계획이다. 또한 국가정보화 종합상황판(IT-Dashboard)의 지속적인 개선을 통해 정보화 투자 현황의 기관 간 공유와 조정 체계 지원 사업을 추진해 나갈 예정이다.
장광수 원장은 "미국과 독일, 영국 등 주요 전자정부 우수 국가들은 복잡한 정보자원 관리를 EA 기반으로 효율적으로 추진하고 있다"면서 "정부3.0과 빅데이터, 클라우드 서비스, 공공데이터 공유 및 활용 등의 국가정보화 사업들이 범정부 EA를 기반으로 구현돼 더 많은 시너지 효과를 창출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김관용기자 kky1441@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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