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송무기자] 정홍원(사진) 국무총리가 15일 민주당 김한길 대표와 전병헌 원내대표를 찾아 예산안과 경제 법안 처리의 협조를 요청했지만 쓴 소리만 들었다.
정 총리는 이날 주로 '읍소 모드'였다. 그는 "야당도 민생을 생각하는 마음은 같은 입장“이라며 "예산과 안건들이 많은데 좀 도와달라고 읍소하러 왔다"고 말했다.
그러나 민주당 김한길 대표의 반응은 냉랭했다. 김 대표는 "이제 여야가 지난 대선의 그늘에서 벗어나 민생과 경제살리기에 전념해야 한다"며 "그런데 정부 여당이 전혀 성의를 보이지 않고 있어 답답하다"고 비판했다.
김 대표는 "좋게 말하면 답답한 것이지만 제대로 말하면 참 무책임하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며 "총리는 저에게 도와달라고 하지만 저야말로 정부여당이 이제 민생과 경제살리기를 위해 지난 일을 털고 가자고 말씀드린다"고 말했다.
김한길 대표의 이런 분위기는 계속 이어졌다. 김 대표는 "이 정부의 중기 재정운영 계획을 보니까 2013년부터 2018년까지 월급생활자에게 세금 5조원을 더 걷는다. 자영업자도 세금을 더 많이 걷게 된다"며 "그런데 대기업 법인세는 7천억원이 넘게 깎아준다. 어떻게 이런 내용을 가지고 민생을 살리고 서민과 중산층을 살리는 것이라고 말할 수 있나"고 힐난했다.
김 대표는 또 "총리가 총리답게 해줬으면 좋겠다"며 "이 꼬인 정국을 푸는데 총리도 좀 목소리를 내야 한다. 국회가 국회답게 일할 수 있도록 정부에서도 좀 협조해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정홍원 국무총리는 이같은 김한길 대표의 불만에 "앞서 말한 부분은 참고하겠다. 제가 받아들여야 할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전병헌 원내대표도 옆에서 거들었다. 전 원내대표는 정 총리를 향해 "야당도 국정운영 동반자인 만큼 정부 측에 대한 더 많은 설명과 대화의 자리가 필요하다"면서 "정부가 여당만 바라볼 게 아니라 국민과 야당의 목소리에 좀 더 귀기울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저희 입장에서는 이번 정기국회가 어떻게 될 것이냐는 판단이 사흘 앞으로 다가오고 있다"면서 "국정 운영에 발목잡을 생각 없다. 문제의 키는 박근혜 대통령이 쥐고 계시다는 것을 직언해주시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전 원내대표는 문형표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의 사퇴를 강력히 요구했다. 그는 "문 후보자는 법인카드를 매우 사적으로 사용했고, 문제가 드러나면 물러나겠다고 본인이 국민 앞에서 얘기했다"면서 "장관 임명 전에 고발된 후보자에 대한 임명을 강행하게 되면 대통령 입장에서도 쓸데 없는 부담을 쥐고 가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정 총리는 "검증이 충분치 못한 점은 있었는지 모르나 조그만 실수"라며 "앞으로 충분히 각오를 달리해서 복지에 전념할 수 있는 부분이 있다면 (야당이) 아량을 배풀어 주시길 바란다"고 답했다.
채송무기자 dedanhi@inews24.com 사진 조성우기자 xconfind@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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