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기수기자] 박용만 신임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은 21일 "투망식 규제보다 토론과 소통을 통한 유연한 해결책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사진그는 다만 "규제 필요성에 대한 공감대를 먼저 고민하는 것은 필요하다"며 "공감이 전혀 되지 않으면 오해에 따른 반대 목소리가 높을 수밖에 없다"고 부연했다.
박 회장은 특히 최근 이슈로 부상한 통상임금 문제에 대해서는 "일감몰아주기와 화학물질관리법, 상법개정, 경제민주화 등 현안이 산재해 있지만 통상 임금문제는 공멸의 문제라고 할 정도로 걱정이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전국 상의를 돌며 의견을 들어본 결과 통상 임금에 대해서 한결같이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중소기업일 수록 통상임금 문제는 생존의 문제로 받아들이고 있었다"며 "억울한 피해를 막기 위해서라도 노사가 합의해 지급해 온 임금체계를 존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회장은 국회 체류 중인 외국인 투자촉진법에 대해서도 조속한 처리를 촉구했다. 외국인투자촉진법 개정안은 지난 6월 국회에서 통과하지 못해 개정을 염두에 두고 투자를 추진했던 기업들의 투자가 보류된 상태다.
그는 상법 계정과 관련해서는 "경제단체들 등의 의견을 이미 정부에 제출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여러 의견을 반영한 수정안이 나온 후에 논의를 해야 할 것"이라고 말을 아꼈다.
이날 취임사를 통해 언급한 기업인의 사회적 지위 강화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을 묻는 질문에는 "사회적 지위 강화와 관련 역점을 두고 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한 것"이라며 "상공인들이 사회에서 사회적 지위를 높일 수 있을 만큼 행동과 방식이 바르게 서면서 국가 경제에 기여한 만큼의 합당한 대접을 받을 수 있는 선순환 풍토를 조성하겠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두산그룹 회장과 대한상의 회장의 역할 분담에 대해서는 "근본적으로는 기업마다 상황이 다르지만 어느 그룹보다 사람을 키우는 노력을 꾸준히 해왔다. 두산의 경우는 권한 위임 등을 통해 경영에 상충되지 않는 환경이 갖춰져 있다"며 "상의 회장으로서 일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할 것이라면 애초부터 맡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 회장은 또 "대한상의 조직이나 일하는 방식에 급격한 변화는 없을 것"이라면서도 "소통은 정보교류다"며 "IT(정보통신)를 통해 정보의 흐름이 원활해지고 소통을 원활하게 할 수 있다면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 회장은 평소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사람들과 활발히 소통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그는 마지막으로 부친인 고 박두병 두산그룹 초대 회장에 대한 소회를 묻자 "어린시절 아버지가 (상의 회장으로) 활동하던 모습이 어렴풋이 기억에 남아있다"며 "대를 이어서 봉사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 것에 대해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편 박 회장은 이날 취임사를 통해 "무엇보다 상공인의 경제적 지위 뿐 아니라 사회적 지위도 높여야 하는데 역점을 두고자 한다"며 "이를 위해 기업은 더 투명하고 책임있는 시민으로 솔선수범하고 사회는 그런 기업의 노력에 박수를 보낼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그는 또 "우리 경제의 시급한 현안은 일자리 창출과 경기활성화인데 일자리 창출은 어느 단체나 개별 기업이 나서서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며 "많은 상공인들이 일자리 창출에 관건인 투자 활성화는 의지의 문제가 아니라 기회의 문제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박 회장은 이어 "새로운 기회를 찾는 정보교류도 기회포착에 대단히 중요하고 경쟁에서 우위 선점과 미래를 위한 현명한 투자는 제대로 된 정보에서 시작된다"며 "대한상의는 상공인에게 필요한 정보의 허브가 될 수 있는 방안을 다각적으로 모색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취임식에는 조성제 부산상의 회장 등 대한상의 회장단 20여명과 대한상의 임직원 300여명이 참석했다.
박 회장은 서울 출생으로 경기고, 서울대 경영학과, 미국 보스턴대학교 경영대학원(MBA)을 졸업하고 1982년 동산토건(현 두산건설)에 입사한 뒤 OB맥주 등 여러 계열사를 거쳤으며 두산인프라코어 회장, ㈜두산 회장에 이어 현재 두산그룹 회장을 맡고 있다.
정기수기자 guyer73@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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