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혜경기자]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인 민주당 김기준, 민병두, 정호준 의원이 24일 "금융감독체계 개편안을 재검토하라"는 내용의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지난 21일 금융감독체계 선진화 TF(이하 TF)는 금융소비자 보호기구를 ▲금융감독원 내 준독립기구로 설치하는 방안(3년성과평가 후 재검토)과 ▲금감원과는 독립된 별도 기구로 설립하는 방안을 제시한 바 있다. TF는 특히 두 방안 중 전자를 추천한다는 입장이다.
이들 세 의원은 "금융감독체계 개편 문제의 본질은 ▲국내금융과 국제금융의 통합 ▲금융정책과 금융감독의 분리 ▲독립된 금융소비자 보호기구 설립이지만, 지난 21일 나온 TF의 발표 내용은 이 모든 사항이 배제된,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의 '권한 나눠먹기'와 '잇속 챙기기'에 불과하다"며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본질을 제외한 결론이라면 왜 금융감독 체계를 개편하려 했는지 의문"이라며 "TF가 정부조직법 사항이어서 중장기적 과제로 미뤘다고 하는데, 정부조직법은 불가침 성역이 아니고, 헌법 개정처럼 어려운 일도 아니다"고 지적했다. 역대 김영삼-김대중-노무현-이명박 정부에서도 정부조직법의 개정은 필요하면 이뤄졌다는 것이다.
또 "TF가 밝힌 금융소비자보호기구의 권한과 위상으로는 제대로 된 소비자 보호를 할 수 없다"고 평가했다.
TF가 제시한 금융소비자보호기구의 권한은 ▲금융회사에 대한 자료제출 요구권·조사권 ▲금감원에 대한 자료제공 요청권·사실확인 요청권 ▲금감원·금융위에 대한 조치건의권인데, 이는 현재 금감원 내의 금소처 권한과 동일하고, 특히 독자적인 검사권과 제재권이 없어 제대로 된 독립기구라 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이어 TF에서는 금융소비자보호기구의 수장을 대통령이 임명하고, 해당 수장이 금융위의 당연직 위원이 된다는 점에서 독립성이 강화됐다고 하지만, 이 또한 그렇지 않다는 입장이다.
"과거 ▲카드 대란 ▲키코(KIKO) 사태 ▲저축은행 사태의 근본 원인에 청와대와 금융위의 정책실패와 과다한 인사개입, 부당한 압력 등이 있었다"며 "이러한 방안으로는 독립성을 실질적으로 담보할 수 없다"는 것이다.
세 의원은 "이번 TF의 개편안은 금융감독체계 개편과 아무 관련이 없는 '제재권'을 금융위가 가져가겠다는 내용이 핵심"이라며 "소비자 보호를 명분으로 내세웠지만 결국 금융위의 밥그릇 늘리기"라고 꼬집었다.
금융공공기관, 금융회사에 이어 금융기관 제재권도 모피아(옛 재무부·재경부 출신 관료)가 갖겠다는 의미라는 것이다.
이혜경기자 vixe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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