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현주기자] 방송통신위원회 상임위원들 사이에서 "종편 승인 과정에 대해 방통위 공무원들은 부끄러워해야 한다"는 자성의 목소리가 나왔다.
방통위는 5일 오전 전체회의를 열고 종편·보도PP 승인 관련 정보 공개에 대한 안건을 접수했다.
이는 최근 언론연대가 제기한 종편 승인자료 공개 소송에서 1, 2, 3심에서 모두 패소한 데 따른 것이다.
이에 대해 김충식 부위원장은 "이번 소송에서의 실패는 방통위 역사상 가장 치욕적"이라며 "방송사는 과자공장이 아니고 여론에 영향을 미치는 사업자인만큼 주주가 누구인지 등의 정보가 국민들에게 공개돼야 한다"고 말했다.
김 부위원장은 "(종편 승인 후)2015년엔 광고시장이 15조원 규모로 성장할 것이라고 했던 게 여러분들이니 부끄럽게 생각해야 한다"고 자성했다.
김 부위원장은 "종편에서 5.18 항쟁에 북한군이 개입했다는 일부 탈북자의 말을 여과 없이 보도했다"며 "이는 2년전 '과다 선정'이 예고한 참사"라고 평했다.
그는 "종편에 출연하는 시사평론가 출연료가 적게는 10만원대 수준"이라며 "종편 방송사는 연간 500억~1천300억의 적자를 내는 상황에서 싸구려 콘텐츠로 시청률을 올려야 하기 때문에 5.18 북한 개입설 보도같은 참사가 벌어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방통위가 3심에서도 패소함에 따라 언론개혁시민연대가 요청한 종편 승인자료를 공개 청구 후 30일 후 공개하게 된다.
방통위는 언론연대가 요구한 ▲종편 승인을 의결한 방통위의 2010년12월31일자 회의록 ▲심사결과 보고서 ▲심사위원회 회의록 및 심사자료 ▲심사위원회 운영 및 구성 등에 사용한 예산집행내역 ▲승인 대상법인의 특수관계인 또는 개인의 참여현황 ▲승인 대상법인의 중복참여 주주 현황 ▲종편 선정 법인 주요 주주의 출자 등에 관한 이사회 결의서 내역을 공개해야 한다.
30일 후에 공개하는 이유는 정보공개법에 따른 것이다. 정보를 공개되는 당사자들은 정보공개 청구일로부터 30일동안 자신의 정보를 비공개할 것을 신청할 수 있다.
이에 대해 언론연대는 "시간끌기를 노리는 방통위와 종편의 또 다른 꼼수"라고 비난했다.
이날 전체회의에서 상임위원들도 즉각 공개하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의견을 모았다.
양문석 위원은 "30일의 기간을 두는 건 반론의 기회를 주려는 것 아닌가"라며 법원의 결정에 불복할 의지나 가능성이 없는데 30일 비공개는 잘못된 것"이라고 말했다.
홍성규 위원 "자료 공개를 30일 후가 아닌 즉각 공개할 수 있는 법적방법이 없는지 법률자문을 받아보자"고 말했다.
김대희 위원은 "법적으로 한번더 검토해보는 것으로 하고, 공개할 정보의 양이 방대한데 어떻게 효율적으로 공개할지는 고민해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경재 위원장은 "원안접수 하되 (정보공개법이라는)또 다른 법이 있기 때문에 법적용에 대한 자문을 구해서 별도로 보고할 것"이라고 말했다.
강현주기자 jjoo@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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