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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규제 업고 자동차 전자제품화 빨라진다


"자동차 안정성, 수동적 개념에서 사고 예방으로 변화"

[박계현기자] 자동차 하나에 최대 70개의 전자제어장치(Electronic Control Unit, ECU)가 탑재되는 등 자동차의 전자제품화가 가속화되고 있다.

엔진 연소효율을 완전연소에 가까운 14.7(공기) 대 1(연료)로 맞춰주는 액추레이터, 기어자동변환장치 등 엔진·모터를 제어하는 부품부터 자동차 바디 부분에 탑재되는 에어콘·파워윈도·헤드램프·전동시트에 이르기까지 자동차에 들어가는 부품의 약 40%는 전자 계통에 속한다고 볼 수 있다.

이러한 추세는 이산화탄소 배출 규제나 오토모티브 안전 표준(ISO26262) 같은 엄격한 규제를 등에 업고 점차 강화될 전망이다.

독일 반도체기업인 인피니언테크놀로지스 오토모티브 반도체사업부 최재홍 이사는 "오토모티브 안전 표준(ISO26262)은 제품을 만드는 프로세스까지 검증하는 규제"라며 "에어백 같은 안전과 관련 있는 제품들을 '별을 몇 개 받았나'하는 상품성 개념에서 접근했다면 이제는 법규화된 표준이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과거에는 사고 시점에 에어백이 터지는 정도의 수동적인 안정성 개념이었다면 ISO26262를 계기로 미리 사고를 예방할 수 있는 안정성이 자동차업계의 화두로 떠올랐다"고 덧붙였다.

국내에서도 현대모비스·만도·현대자동차 등이 ISO 26262를 충족시킬 수 있는 제품을 만들어내기 위해 연구·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공정 단계까지 검증하는 엄격한 규제 때문에 통상적인 연구개발 과정에 들어가던 것보다 최소 2~4배의 시간과 비용이 소요되고 있다.

미국·유럽을 중심으로 점차 강화되는 이산화탄소 규제 또한 자동차의 전자제품화를 앞당기고 있다.

유럽연합은 향후 수 년 안에 주행거리 1 킬로미터 당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130그램으로 맞추는 규제를 도입할 예정이다. 이미 독일에선 이산화탄소 배출량에 따라 자동차세를 부과하고 있다. 유럽 자동차 업체들은 이런 규제 추세에 맞춰 가솔린보다 연비가 좋은 디젤 엔진이나 하이브리드카를 적극적으로 도입하고 있다.

이산화탄소 배출을 줄이기 위해선 연비를 높여야 하고 연비를 높이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 전자제어라는 판단에서다.

예를 들어 시내주행 중 정차 상태에서 엔진이 돌아가면서 낭비하는 연료를 줄이기 위해 정차 중에는 엔진에 들어가는 연료를 차단하는 '스탑앤고' 시스템 등이 도입되고 있다. 유압식으로 작동되는 핸들 조작을 폐오일 배출을 줄이기 위해 모터 제어로 바꾸는 시스템도 개발되고 있다.

인피니언 최재홍 이사는 "모터로 핸들 조작을 보조할 경우 유압식 스티어링보다 연비를 2~3% 감소할 수 있다. 또 펌프·오토센서 등을 개선해서도 약 10% 정도의 이산화탄소 배출 감소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박계현기자 kopila@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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