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미하기자] 인사청문회(21일~22일)를 앞두고 각종 의혹이 제기되면서 야권으로부터 자진 사퇴 요구를 받고 있는 이동흡 헌법재판소장 후보자가 새누리당과 청문회 예상 질의내용을 담은 문건을 작성, 사전 조율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국회 인사청문특위 소속 민주통합당 서영교 의원(사진)은 이동흡 후보자 측의 '참고인후보자질문사항(새누리당송부용)' 제목의 문건을 단독 입수해 공개했다.
공개된 문건은 ▲헌법재판소의 기능 및 소장의 자질 관련 ▲표현의 자유 보장과 관련하여 ▲친일 관련 사건에 대하여 ▲정치적 사건에 관하여 등으로 분리돼 있으며 총 41개의 질문이 담겨있다. 문건의 제목은 '참고인·후보자 질문사항(새누리당 송부용)'이며 A4 8장에 달하는 분량이다.
문건에는 표현의 자유와 관련해 "후보자는 인터넷 상 표현도 후보자의 재력 등에 의하여 왜곡이 발생하여 선거의 공정을 해칠 것을 우려한 것이지요?(후보자 질문용)"이라고 적혀있다.
BBK특검법 위헌 결정에 대한 질문도 담겨있는데 문건에는 "BBK특검법은 다수당인 여당이 야당의 대통령후보자에 대한 수사를 검찰에 맡기지 못하겠다는 이유로 발의한 것인데, 이는 다수당이 정치적 목적에 의하여 제정한 법률이라고 할 수 있는 것 아닌가요?"라고 쓰여있다.
서 의원은 "이 후보자가 청문회를 앞두고 재판관 재식시 판결로 인해 자질 논란에 휩싸이자 청문회 예상질문을 새누리당에 전달해 사전 조율을 시도한 것"이라며 "이런 파렴치한 행위는 공직후보자의 자질을 검증하기 위해 만든 인사청문회를 무력화하려는 시도"라고 지적했다.
서 의원은 또 "새누리당이 이 문건을 이 후보자로부터 전달받았는지 여부를 밝혀야한다"며 "새누리당과 박근혜 당선인측이 이 후보자와 사전에 교감이 없었다면 국회와 국민을 모독한 이 후보자의 사퇴를 적극적으로 요청해야 한다"고 압박했다.
인사청문위원인 최재천 의원도 "시험보는 학생이 시험문제를 작성해 선생님에게 제공하는 방식으로 새누리당에 협의를 시도한 것"이라며 "일방적으로 작성된 문서가 아니라 새누리당과 충분한 사전협의 속에 작성된 문서임이 분명하다"고 주장했다.
최 의원은 "이 문건이 새누리당도 건네졌고 이를 바탕으로 새누리당과 이 후보자는 청문절차를 조율 중일 것"이라며 "이 사건은 후보자의 진퇴 여부를 결정할 치명적 사건"이라고 꼬집었다.
윤관석 의원 역시 "이명박 대통령은 '고소영 인사'로 시작해 '내통 이동흡'으로 마무리했다"며 "박 당선인은 첫 인사를 파렴치·짬짜미 이 후보자로 할 것인지 아니면 첫 인사의 성공을 위해 즉각 철회 입장을 밝힐 것인지 밝혀달라"고 촉구했다.
정미하기자 lotus@inews24.com 사진 박영태기자 ds3fa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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