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디자인·R&D 융합에 500억 집중 투자

[정기수기자] 정부가 디자인과 R&D(연구개발) 융합에 본격 나선다.

이는 산업 융합이라는 새로운 패러다임에 적극 대응하고, 국가 차원의 산업경쟁력을 선도하기 위해 디자인과 R&D의 융합이 필요하다는 판단에서다.

지식경제부는 내년 17개 R&D 사업을 선정, 기획 단계부터 디자인 참여를 보장하고 이에 따른 디자인 비용으로 500억원 이상을 집중 투자할 계획이라고 29일 밝혔다.

이를 위해 지경부는 이날 오후 서울 양재동 엘타워에서 디자인 산업발전을 위한 정책토론회를 열고, 디자인과 R&D의 융합 등을 골자로 하는 '2013~2017 디자인 산업융합 전략'을 발표했다.

이 전략에는 '21세기 융합시대를 선도하는 디자인 강국'을 목표로 ▲디자인 주도의 산업융합 활성화 ▲비즈니스 생태계의 고도화 ▲디자인의 위상강화와 한류 확산 등 3대 추진전략을 담겨있다.

우선 지경부는 디자인 효과가 크고 상품화가 가능한 기술 R&D에 대해 기획, 개발, 양산 등 전 과정을 디자인 주도로 추진하는 차세대 R&D 시스템 구축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내년도 지식경제 R&D 사업 중 17개 사업에 537억원을 반영할 계획이다.

지경부는 이를 통해 소비자의 니즈(Needs), 시장, 고객가치를 반영해 미래산업의 방향을 제시하는 '미래 디자인 프로젝트(Design of the Future)'를 추진할 예정이다.

또 융합형 디자인 대학을 올해 14개에서 2015년까지 30개까지 대폭 확대, 공학 전공학생을 대상으로 한 디자인 커리큘럼의 개발도 추진한다.

이밖에 디자인 기술자격제도, 기업부설연구소의 R&D 연구전담요원 자격 등도 산업계 니즈를 반영하는 방향으로 개편한다.

디자인 사업 환경도 보다 고도화된다. 지경부는 제조업 연계, 구인·구직, 교육 관련 온·오프 시스템을 정비하고 디자인기업, 단체, 협회와 정보를 공유하는 비즈니스 종합 플랫폼을 구축할 방침이다.

또 디지털 융합, 의료, 서비스, 그린 등 새로운 분야의 디자인 비즈니스 시장 육성을 위해 시범사업, 인력양성, 과제 지원 등을 추진한다. '온라인 공지 증명제도' 활성화, 디자인대가 가이드라인 수립, 피해 신고·분쟁조정 기구 설치 등 권리보호 및 분쟁해결을 위한 시스템도 도입된다.

디자인산업의 위상 강화와 디자인 한류의 확산을 위한 구체적인 방안도 마련된다.

우선 고급 디자인 인력의 수도권 편중을 개선하고 지역 디자인 인프라의 확충을 위해 광역경제권별 디자인 지원 거점을 구축한다.

디자인 명예의 전당, 디자인 박물관 설치, 디자인 주간 신설 등을 통해 디자인이 존중받는 사회 분위기 조성하는 한편 중국, 태국, 베트남 등 신흥 디자인국가에 'K-DESIGN' 거점을 확대해 기업들의 애로사항을 해결하고 현지 정보교환, K-DESIGN 쇼케이스 등을 실시할 계획이다.

한편, 이날 전략발표회 이후 진행된 '디자인 산업발전을 위한 정책토론회'에서는 지자체, 디자인단체총연합회, 디자인 기업협회, 중기기술혁신협회 등이 참석해 이번 전략에 대한 의의와 향후 과제를 논의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날 참석자들은 향후 융합적인 관점으로 시야를 넓혀 디자인의 역할과 중요성에 대한 인식을 새롭게 해야 한다는 데 의견을 함께 했다.

이들은 "기술 중심으로 진행되어 온 R&D에 디자인이 참여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됐다"며 "향후 디자인 전문기업과 디자이너의 업무영역이 확대되고 R&D의 성과도 크게 향상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강조했다.

김재홍 지경부 성장동력실장은 "이번 전략 수립을 통해 디자인이 산업융합을 가속화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며 국가 차원에서 관심을 갖고 지원해야 할 미래의 핵심산업임을 확인할 수 있었다"며 "국가 전체적인 산업경쟁력 제고와 소득 4만불 경제 달성에도 크게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