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웅서기자] '두 마리 토끼 잡아라' vs '향후 대세 제품에 올인하라'
삼성전자와 LG전자가 국내 청소기 시장을 두고 서로 다른 전략을 펼치고 있다. 삼성전자는 기존 진공청소기와 로봇청소기를 모두 가져가는 반면 LG전자는 올해 들어 로봇청소기에만 집중하는 분위기다.
삼성전자는 올해 3종류 이상의 진공청소기를 출시했다. 상반기의 경우 '트윈챔버 진공청소기'(3월)를 비롯해 소음을 줄이는 스텔스 브러시가 적용된 '트윔챔버 스텔스 청소기'(5월) 등을 내놨다.
'트윈챔버'는 먼지와 공기를 함께 빨아들인 후 먼지는 먼지방에 따로 모으는 삼성 청소기의 기술 방식을 말한다. 청소기 내부의 먼지가 한 곳에 모이기 때문에 강력한 흡입력이 오랫동안 유지되는 것이 장점이다.
하반기 대표 제품은 프리미엄 'L9000' 청소기다. 삼성전자는 자사 프리미엄 모델에만 '9000'이라는 숫자를 사용한다. 생활가전사업부장 윤부근 사장이 큰 신경을 쏟은 'T9000' 냉장고와 'M9000' 김치냉장고의 계보를 잇는 세번째 '윤부근 가전'인 셈이다.
청소로봇 역시 공략 대상이다. 삼성전자는 지난 2011년 9월 신제품 '스마트탱고'를 선보이며 로봇청소기 대신 '청소로봇'이라는 명칭을 사용하기 시작했다. 올해 9월에는 신제품 뉴 스마트 탱고를 출시했다.
LG전자는 진공청소기를 뒤로 제쳐둔 채 로봇청소기에 주력하고 있다.
실제로 LG전자는 지난해 9월 청소기 본체가 사용자를 따라다니는 '로보싸이킹'을 내놓은 이후 올해는 진공청소기 신제품을 한 모델도 출시하지 않았다.
반면 로봇청소기는 올해 벌써 4종류 이상 선보였다. 최근 가장 주력하는 제품은 '네모난 로봇청소기'다. 지난 7월 처음 출시한 LG '로보킹 듀얼아이 2.0'은 기존의 둥근 형태의 제품들과 달리 사각형이라는 파격적인 디자인을 로봇청소기에 입혔다.
LG전자는 네모난 로봇청소기가 원형 제품보다 집안 벽면 및 모서리 구석 등의 청소 효율이 10% 더 높다고 설명한다. 이 업체는 지난 9월3일 이 제품에 인기배우 류승룡의 목소리를 안내 음성으로 탑재한 '류승룡 스페셜 에디션'을 선보이기도 했다.
LG전자는 이 외 침구청소기 등의 사업도 전개하고 있다. LG전자는 지난 2011년 3월 침구청소기 '앨리스'를 출시하며 시장에 처음 진입했다.
◆국내 로봇청소기 시장 두고 1위 논란 여전
국내 청소기 시장 규모는 수량 기준 약 200만대 수준으로 이중 진공청소기가 80% 이상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삼성전자가 여전히 다양한 진공청소기 제품을 선보이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반면 LG전자는 갈수록 로봇청소기의 비중이 늘어나고 있다는 사실에 주목하고 있다. 지금도 매출을 기준으로 하면 전체 청소기 시장에서 로봇청소기의 비중이 30%대로 높아진다. 제품값이 진공청소기보다 평균 3배 가량 비싸기 때문이다. 가격이 비싸면 그만큼 제조사의 수익성 개선에도 이득이다.
로봇청소기 시장의 빠른 성장 속도도 업체들이 군침을 흘리는 이유 중 하나다. 업계에서는 국내 로봇청소기 시장이 올해 약 800억원 규모로 전년 대비 20% 이상 성장한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해외 로봇청소기 시장 역시 선진국 중심으로 30~40% 이상 높은 성장이 기대되는 등 전망이 밝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삼성과 LG는 로봇청소기 시장 점유율에 민감한 반응을 보인다. 현재 양사 모두 자신들이 국내 로봇청소기 시장에서 1위라고 주장하고 있는 상황이다.
삼성전자는 시장조사업체 GfK의 자료에 근거해 지난해 4분기(53.9%)와 올해 1분기(55.7%) 로봇청소기 시장에서 국내 1위를 달성했다고 주장한다. 이에 LG전자는 GFK 데이터에 LG 베스트샵의 자료가 제외됐기 때문이라며 이를 합산한 자체 조사 결과 LG가 52%의 점유율로 앞서 있다고 반박하고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2011년 9월 청소로봇 스마트 탱고 국내 출시 후 50% 이상의 점유율로 지난해 4분기와 올해 1분기 등 2분기 연속 1위 달성했다"며 "국내 청소기 전체 분야에서는 지난 2007년부터 올해까지 6년 연속 1위를 기록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LG전자 관계자는 "국내 로봇청소기 시장에서 지난해 4분기와 올해 1분기 격차가 5% 이내로 줄어들긴 했지만 그래도 1위를 놓치진 않았다"며 "2분기부터는 다시 예전처럼 7~8% 수준으로 격차가 벌어져 계속 앞서고 있다"고 강조했다.
박웅서기자 cloudpark@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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