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미숙기자] 새누리당 박근혜 전 비상대책위원장의 대선 도전을 측면 지원하는 '7인회'의 실체를 두고 박근혜 전 위원장과 민주통합당 박지원 비상대책위원장 간 공방이 가열되고 있다.
7인회는 좌장격인 새누리당 김용환 상임고문을 비롯해 최병렬 전 한나라당 대표, 안병훈 전 조선일보 부사장, 김용갑 전 의원, 김기춘 전 법무부 장관, 현경대 전 의원, 강창희 당선자 등이 참여하는 원로 모임으로, 이를 두고 박지원 위원장이 "수구꼴통"이라고 비난하면서 논란이 불거진 것이다.
박근혜 전 위원장은 측근인 이정현 의원을 통해 "소위 멘토그룹 운운하는 것은 잘못 알려진 내용이다. 당의 몇몇 원로 되시는 분들이 자발적으로 친목 모임을 갖고 가끔 만나 서로 점심을 하는 것으로 알고 있으며 초청을 해 한 두 번 오찬에 가 뵌적이 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박지원 위원장은 "진실성이 의심된다"며 공세를 멈추지 않고 있다.
박지원 위원장은 29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7인회가 엄연히 있고 언론에도 보도되고 있는데 박근혜 전 위원장은 처음 듣는 이야기라고 말했다"며 "그 분의 진실성에 대해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고 비판했다.
박지원 위원장은 7인회가 자발적 친목 모임이라는 박근혜 전 위원장의 해명에 대해 "지금까지 자문그룹으로 알려져 왔고 실제로 그 분들이 이번 공천에도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언론 보도를 봤다"며 "7인회에 대해 박근혜 전 위원장의 측근, 젊은 그룹에서 특히 굉장히 염려하고 있다고 한다"고 꼬집었다.
7인회를 고리로 한 공세에는 새누리당 비박(非朴) 진영 대선주자인 정몽준 전 대표도 가세했다.
정 전 대표는 전날(28일) "원로들의 조언을 얻는 것 자체는 좋은 일이지만 어느 후보의 캠프에서 일한 분들이 그대로 권력을 향유하는 구조가 되면 개개인의 도덕성과 상관없이 문제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친박계는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단순 '원로 모임'에 불과한 7인회를 박근혜 전 위원장의 '정치적 멘토'라고 공격하는 것은 정치도의를 넘어선 네거티브 공세라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친박계 핵심인 서병수 사무총장은 이날 SBS 라디오 '서두원의 시사초점'에 출연해 "7인회에 대해 들어보지도 못했다. 한 마디로 실체가 없는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서 사무총장은 이어 "나이도 드시고 (정계를) 은퇴하신 분들이 모여 전화도 하고 안부도 여쭙다 보니 한 번씩 만나기도 하고 현재 정치 상황에 대해 걱정도 하고 여담을 나누는 분들"이라며 "그런 분들을 지칭해 박근혜 전 위원장의 정치적 멘토라든지 후원의 성격을 가지고 있다고 공격하는 것은 정치도의를 넘어선 것"이라고 했다.
역시 친박계인 정우택 최고위원은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박지원 위원장을 강하게 비난했다.
정 최고위원은 "남의 당 중진 원로들에게 '수구꼴통'이라고 이야기하는 모습을 보면 19대 국회에서도 이전 국회와 같은 구태가 재연되지 않을까 우려된다"며 "마치 이 나라 정치판이 자신의 손에 있는 것처럼 떠드는 오만함이 느껴진다"고 박지원 위원장을 비난했다.
정 최고위원은 "이런 네거티브 공세는 정정당당한 선거로는 대선 승리가 불가능하다고 보고 진흙탕 선거로 가려는 불순한 의도가 있는 것이다. 그러나 국민은 우둔하지 않다"며 "시대에 뒤떨어져 마땅히 사라져야 하는 저수준 정치를 그만두라"고 촉구했다.
윤미숙기자 come2ms@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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