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미하기자] 15일 새누리당 전당대회가 열리는 경기 고양 일산 킨텍스(KINTEX) 제2 전시장은 행사 시작을 두시간여 앞두고 있다고 보기 힘들 만큼 의외로 한산한 모습이었다.
향후 2년간 당을 이끌 대표와 최고위원을 선출할 이번 행사는 말 그대로 당의 큰 잔치이자 중요한 행사이지만, 현장 분위기는 이전과는 사뭇 달랐다.
지난 2008년 전당대회 당시에는 각 후보 지지자들이 대거 모여들어 막대 풍선과 피켓을 들고 선거운동을 했다. 대형 전광판을 설치하고 홍보 영상을 상영하는 장면은 예사였고, 사물놀이패와 응원단을 동원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날 전당대회는 행사장 인근에서 각 후보 마다 20여명의 운동원들이 어깨띠를 둘러메고 구호를 외치거나 명함과 홍보물을 나눠줄 뿐이었다. 대형 전광판은 커녕 확성기를 사용하는 운동원도 찾기 힘들었다.
일부 운동원들이 후보 사진이 인쇄된 피켓과 막대풍선을 꺼내 들었으나 금새 저지당했다.
이 처럼 '조용한' 분위기가 연출된 것은 지난 연말 당을 뒤흔든 '전당대회 돈봉투 살포' 파문의 영향으로 이번 전당대회를 조용하고 차분하게 치르겠다는 당의 방침 때문으로 풀이된다.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은 총선 직후 비대위 회의에서 "이번 전당대회는 차분한 마음으로, 굉장히 근신하는 마음으로 치러야 한다"고 강조했었다.
한 후보 측 관계자는 "중앙당에서 (피켓이나 막대풍선을) 사용하지 말라고 했다"며 "지난 전당대회 때 그런 일(돈봉투 살포 파문)이 있어서 이번에는 돈 안 드는 조용한 선거를 치르자고 했다"고 귀띔했다.
지난 2008년 한나라당(새누리당 전신) 전당대회 당시 박희태 전 국회의장이 300만원의 돈봉투를 살포한 것이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올초 새누리당 고승덕 의원은 박 전 의장의 돈봉투 살포를 폭로했고 이후 박 전 의장과 김효재 전 청와대 정무수석은 검찰 조사에서 혐의를 모두 인정한 바 있다.
정미하기자 lotus@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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