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쇄신파 "박근혜, 소통하는 모습 보여라"

[문현구기자] 한나라당의 위기 상황이 '쇄신파'와 박근혜 전 대표간의 '불소통' 논란으로까지 번지고 있다.

당 쇄신파를 이끌던 김성식, 정태근 의원은 지난 13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전격적으로 탈당을 선언했다.

두 의원의 '탈당 선언' 배경에는 재창당 논의를 놓고 박 전 대표와의 직접적인 소통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것도 한 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한나라당 의원들에 따르면 쇄신파는 '신당 수준의 재창당' 입장을 박 전 대표에게 직접 설명하고 이해를 구하기 위해 직간접적 접촉을 시도해왔다.

박 전 대표와의 소통을 위해 쇄신파의 입장을 담은 문건이 일주일 전쯤 친박계 의원쪽으로 전해졌으며, 의원총회 진행 과정에서 쇄신파측이 박 전 대표와의 면담까지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한, 이날 의총에서는 쇄신파 의원들의 '박 전 대표 의총 출석 요구'가 봇물처럼 터지기도 했다. 박 전 대표와의 직접 대면을 요청하는 방식으로 말이다.

소통에 어려움을 느낀 '쇄신파' 의원들은 의총에서 답답함을 토로했다.

원희룡 의원은 "쇄신파가 오해의 여지가 없도록 문건까지 만들어 박 전 대표에게 전달하려 해도 전달이 안된다. 면담도, 통화도 안된다"고 말했다.

원 의원은 의총 직후 취재진에게 "불통의 바탕 위에 신비로운 힘을 발휘할 정치 환경이 아니다. 소통의 모습이 문제의 핵심이라는 것에 대해 박 전 대표가 과연 얼마나 알고 있을지 자신없다"고 비판하기도 랬다.

쇄신파의 '맏형'격인 정두언 의원은 "청와대 '오더(명령)'대로 하다가 망했는데 청와대가 무력화된 지금 다른 오더대로 하고 있다. (박 전 대표와) 얘기하고 싶어도 만날 수 없고 뭘 할 수도 없다. 재창당이 아닌 그것이 사태의 본질이다"고 꼬집었다.

한나라당 일부 당직자들은 "재창당이든 '비대위' 구성이든 빨리 의견이 모아지지 않을 경우 적어도 10여명의 의원들이 추가로 탈당할 것이라는 얘기까지 퍼지고 있다"며 우려했다.

하지만, 박 전 대표는 지난 주 '홍준표 체제 붕괴' 이후 칩거에 들어가 어떤 목소리도 내지 않고 있다.

당 운영 전면에 나서야 하는 현실이지만 박 전 대표의 장고가 어떻게 펼쳐질지는 여전히 예측하기 어렵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박 전 대표가 '소통'을 주장하는 쇄신파에 대해 어떤 해결책을 꺼내놓을지 시선이 쏠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