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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폰생폰사]'주인님'이 된 기분…아이폰4S 써보니


클라우드로 알아서 다해줘…우월한 음성인식 강점

[강현주기자]"낮은 자세로 임하는 서비스 정신이 돋보인다." 최근 한 이용자는 아이폰4S를 두고 이렇게 치켜세웠다. 말로 명령하면 들어주는 '시리' 등을 통해 대접받는 기분이 들게 한다는 것.

사실 애플은 '고자세' 이미지가 강하다. 그들만의 독특한 AS나 배타적 소통 등을 보면 그렇다. 하지만 아이폰4S를 써보니 과거 도도했던 느낌과는 달랐다. 다 알아서 해주는 친절한 비서같았다.

이용자를 '주인님'으로 만들어 주는 이 제품. 아이폰4S를 미리 입수해 일주일간 체험해봤다.

◆클라우드로 계정만 입력하면 연락처 등 바로 동기화

아이폰4S를 꺼내면 누구나 "뭐가 달라진거야?"라고 물었다. 아이폰4와 같은 모습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속을 들여다 보면 iOS5, 듀얼코어, 강화된 카메라, 음성명령 시리 등 전 모델과 차이과 확연하다.

아무 데이터도 없는 빈 아이폰4S에 기존 폰인 아이폰 3GS에서 쓰던 아이클라우드 계정을 입력했다. 몇 초만에 기존 폰에 있는 연락처와 스케줄, 메모, 사진 등이 아이폰4S에 모두 옮겨졌다. 원래 아이폰은 연락처 등을 동기화하려면 케이블을 컴퓨터에 연결해 아이튠스를 거쳐야 하는데 이 과정을 생략하고 간편하게 동기화를 할 수 있었다.

아이패드나 아이팟터치도 보유한 사용자라면 연락처, 사진, 메모, 앱, 스케줄 등이 모든 기기에 자동으로 동기화돼 유용할 것으로 보인다. 기기들이 모두 와이파이에 접속된 상태에서 어느 기기에 새 데이터를 입력해도 수 초만에 모든 기기에 같은 데이터가 입력됐다.

무료 문자 아이메시지도 iOS5 기기 사용자들끼리 주고 받을 수 있다. 아이폰 뿐 아니라 아이패드나 아이팟터치간에도 iOS5만 탑재된다면 무료로 문자를 송수신할 수 있다.

◆초당 두 장 고화질 카메라, 붉은 눈도 검게

안드로이드폰들 중 몇몇 제품에는 외부에 카메라로 바로 가는 버튼이 있거나 잠금 화면에서 카메라 바로가기가 있어서 빨리 사진을 찍을 수 있다. 그러나 아이폰은 이 기능이 없어서 잠금해제→메뉴 화면→카메라 앱을 클릭해야 했다. 하지만 iOS5부터는 카메라를 여는 게 빨라졌다. 잠금 화면에서 종료 키를 두 번 누르면 카메라 메뉴가 바로 떠 빨리 사진을 찍고 싶은 순간에 시간을 아낄 수 있었다.

사진 찍는 속도도 빨라졌다. 첫 사진을 찍는데 1.1초만 소요된다. 두 번째 사진은 0.5초만 걸린다면서 타 제품에 비해 월등한 속도라고 애플 측은 강조한다. 촬영 버튼을 연속으로 수 십번을 터치해봤다. 초당 2장씩 800만 화소 고화질 사진이 찍였다. 빨리 뭔가를 포착해야 하는 순간에 유용했다.

원래 화면 내에 촬영버튼이 있었는데 iOS5부터는 측면 볼륨+버튼을 누르면 찍힌다. 셀카를 위해 전면카메라를 쓰면 되지만 화소가 너무 낮아 고화질은 불가능하다. 측면버튼을 이용하면 후면 고화질 카메라로 셀카를 찍는 데 편리했다. 보이지 않는 앞화면에서 감으로 촬영버튼을 찾아야 하는 불편함이 없어지기 때문이다.

사진 편집 기능 중에선 붉게 나온 눈을 검게 만들어주는 적목현상 보정이 가장 눈길이 갔다.

◆아이폰4보다 1.5배 이상 빨라진 네트워크

듀얼코어와 빨라진 네트워크 속도는 어떤 이점이 있는지 살펴봤다.

아이폰4와 동일한 와이파이 환경에서 인터넷을 접속해봤다. 물론 가동중인 앱을 모두 지우고 방문기록 등을 모두 지웠다. 아이폰4S가 웹 접속은 2~3초 가량 빨랐다. 동영상 썸네일이 많은 유튜브 첫화면 접속도 3~5초 정도 빨랐다. 뉴스 사이트에 가면 주소창에 '읽기도구'가 있는데 이를 터치하면 광고를 삭제한 큰 글씨의 기사와 사진만을 보여줘 편리했다.

3G 네트워크의 다운로드 속도는 최대 14.4Mbps로 아이폰4보다 두 배가 빨라졌다는 게 애플의 설명이다. 아이폰4S와 아이폰4에 네트워크 속도 측정앱인 '벤치비'를 탑재하고 같은 장소에서 3번씩 측정해봤다. 다운로드 속도와 업로드 속도 모두 아이폰4보다 높았지만 두 배까진 아니었고 약 1.5배~1.8배 수준이었다.

어쨌든 기존 아이폰 제품에 비해선 앱 다운로드 속도는 빨라진 게 느껴졌다.

◆음성명령 시리 편리…영어발음 나쁘다면?

음성명령 '시리'는 정말 놀라웠다. 말로 명령하면 스케줄을 잡아주고, 검색을 해주고, 전화를 걸어주며, 날씨 등 생활 정보를 알려준다.

문제는 아직 한국어 서비스가 안된다는 점이다. 한국어만 잘하는 기자의 영어 발음을 시리가 가끔 인식을 못했다. 자꾸 "당신의 말을 못알아듣겠어요 현주"라는 메시지로 속상하게 했다. 본의 아니게 영어 발음 교정 연습을 하게 된다.

하지만 기죽지 않아도 된다. 시리는 완벽한 문장이 아니라도 많은 서비스를 제공해준다. 그냥 "today"라고만 외쳐 보니 오늘의 일정들을 스케줄표와 함께 친절히 보여줬다. 한국어 서비스가 내년에 나오기 전까지라도 이런 식으로 단순문장 명령만 이용해도 괜찮을 것 같다.

장난스럽게 "사랑해", "나 좋아해?" 이런 말도 해봤다. 그러자 시리는 "다른 폰엔 그런 말 하지 마세요", "내가 그걸 어떻게 말할 수 있나요"라고 받아칠줄도 알았다. 꼭 옛날 문자나 메신저에서 쓰던 '심심이' 서비스를 연상케 했다.

다운로드 속도가 아이폰4보다 빨라졌지만 LTE폰들에 비해선 몇 분의 1 수준으로 느리다는 점, 듀얼코어폰이다 보니 처리속도가 빠르지만 아무래도 발열은 늘었다는 점 등의 아쉬운 점도 있었다.

강현주기자 jjoo@inews24.com 영상 정소희기자 ss082@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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