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기수기자] 햇볕이 따가운 날엔 대부분 자외선 차단을 떠올리게 된다. 야외에 나갈 땐 차단제를 꼼꼼히 바르고 모자나 양산 등을 챙겨 열기를 피하기 위해 애쓴다.
하지만 구름이 끼거나 비가 오는 날엔 상황이 좀 다르다. 햇볕이 상대적으로 적다 보니 으레 괜찮다 생각하고 자외선을 막는 데 소홀해 진다. 그렇다면 이처럼 흐린 날 대기 중에 피부를 맡겨도 괜찮은걸까.
의료전문가들에 따르면 흐린 날 역시 자외선 차단에 신경써야 한다.
조용석 한림대학교 한강성심병원 화상센터 교수는 "흐린 날엔 구름, 비 등을 통해 반사되는 자외선 A 피해가 더해질 수 있는 만큼 맑은 날처럼 자외선 차단을 꼼꼼히 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흐린 날, 파장 긴 자외선 A 취약
구름은 햇빛의 적외선은 흡수하지만 자외선은 완벽히 흡수하지 못한다. 기상청에 따르면 옅은 구름의 자외선 투과율은 80%에 달한다.
더욱이 흐린 날엔 투과성 높은 자외선 A가 피부에 악영향을 미치기 쉽다. 파장이 긴 자외선 A는 에너지 강도가 자외선 B의 1/1000 정도다. 이 때문에 많은 이들은 자외선 B를 일광 화상의 주범으로 인식한다.
그러나 자외선 A는 실제 빛의 양이 자외선 B의 100배가 넘고 침투력이 좋다. 유리창도 투과해 피부손상을 일으킬 정도다.
여름철 오전 11시~오후 1시엔 가장 많은 양의 자외선이 지상에 도달한다. 흐린 날이나 해변 그늘에 있어도 물이나 모래에 반사돼 인체에 영향을 준다.
기상청 기상연구소가 지난 1999년부터 2004년까지 충남 안면도의 여름철 자외선 강도를 분석한 결과, 얇은 구름층이나 부분적인 구름이 있는 날의 자외선 값은 맑은 날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난 바 있다.
구름에 의한 반사, 산란으로 맑은 날보다 흐린 날 자외선 복사량이 증가할 수 있다. 흐린 날에도 자외선 차단에 신경써야 하는 이유다.
◆자외선 차단 꼼꼼히, 화상 입었다면 피부 진정이 우선
자외선을 차단하기 위해 가장 좋은 방법은 오랫동안 과다한 일광 노출을 줄이는 것이다. 넓은 챙이 달린 모자나 양산, 긴 옷 등을 이용해 물리적으로 차단하는 것이 좋다.
해변가 파라솔 아래 있으면 햇빛을 피했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모래에 반사된 햇빛도 일광화상을 일으킬 수 있는 만큼 반드시 옷을 입어 햇빛을 가려야 한다.
썬크림은 지수가 30 이상이고 UVA와 UVB를 모두 차단할 수 있는 것을 사용해야 한다. 귀, 입술, 코, 목, 손 등을 포함해 노출되는 신체부위엔 모두 사용하는 것이 좋다.
썬크림을 사용할 땐 작용시간을 생각해 밖으로 나가기 30분 전에 발라야 한다.
만약 피부가 발갛게 달아오르고 화끈거리는 일광화상을 당했다면 진정시키는 것이 급선무다. 냉수로 계속 씻어내거나 얼음주머니를 수건 등에 싸서 20분 정도 얼음찜질을 해야 한다.
전신에 화상을 입은 경우, 찬물로 샤워 하면 증상이 나아진다. 이후 보습제, 칼라민 로션 등을 사용하면 좋다.
화상부위 통증이 계속되면 아스피린, 타이레놀 등 진통소염제를 복용한다. 민간요법으로 감자, 당근, 오이를 이용한 팩을 하면 피부를 진정시키고 염증을 가라앉힐 수 있다.
눈에 띄는 화상이 없더라도 바캉스 후엔 피부가 상처입기 쉽다. 사우나, 찜질방 등 열기 있는 장소를 피하고 피부 자극이 심한 스크럽(scrub) 제품 사용도 삼가는 것이 좋다.
조 교수는 "건조해진 피부를 돌리기 위해서는 일단 수분을 충분히 공급해 주는 것이 중요하다"며 "수분 에센스, 수분 크림을 자주 발라 주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말했다.
정기수기자 guyer73@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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