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계현기자] 총싸움게임(FPS) '서든어택'을 둘러싼 분쟁이 이번엔 이용자와 새로운 퍼블리셔인 넥슨(대표 서민) 간 갈등으로 번지고 있다.
기존 퍼블리셔인 넷마블에서 넥슨포털로 캐릭터 이전을 신청했던 일부 이용자들이 신청 철회를 요구하고 있지만, 넥슨은 "캐릭터 이전은 넷마블에서 넥슨으로만 이뤄지게 개발됐다"며 "취소할 수 없다"고 지난 27일 홈페이지를 통해 공지했다.
넥슨은 지난 8일부터 '서든어택, 신속히 이동하라' 캠페인을 통해 '서든어택' 이용자들이 넥슨포털에서 게임을 즐길 수 있도록 유도하는 이벤트를 진행했다.
넥슨은 당시 게임하이 김정준 사장 명의로 "만일을 대비해 이용자들이 기존 게임 전적 정보를 바탕으로 편리하게 게임을 즐길 수 있도록 캠페인을 진행하게 됐다"며 캐릭터 이전을 진행하지 않으면 게임 정보가 삭제될지 모른다는 의미를 내포했다.
그러나 지난 22일 CJ E&M 넷마블과 넥슨이 '서든어택'의 2년 공동 퍼블리싱 계약을 체결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양 사는 넷마블에 이미 가입된 '서든어택' 이용자가 넥슨닷컴으로 이전을 원할 경우 고객 동의 절차를 거쳐 게임 정보를 이전하는데 합의하고 다음달 11일부터 공동 퍼블리싱 서비스를 제공하기로 했다. 넥슨포털로 캐릭터를 이전할 수 있지만 기존대로 넷마블에서 게임을 즐기는 것도 가능해진 것이다.
문제는 퍼블리셔인 넷마블과 넥슨·게임하이의 재계약 불발 발표에 따라 게임정보가 삭제될 것을 우려한 이용자들이 오히려 불이익을 받게 된 것.
F8키로 캐릭터 정보를 저장하는 '인식표 시스템'을 이용해 넥슨포털로 캐릭터를 이전하게 되면 스크린샷에 표현되지 않는 정보는 복구 되지 않기 때문에 이전을 원치 않는 이용자들도 있다. 넥슨은 "친구 목록과 쪽지, 선물함의 선물 정보는 복구 되지 않는다"고 안내하고 있다.
한 이용자는 넥슨포털 게시판에 "'서든어택'을 위해서 넥슨포털로 이전했는데 처음부터 공동 서비스를 안내하지 않은 상태에서 신청한 캐릭터 이전이 취소가 안 된다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다른 이용자는 "넥슨닷컴의 '서든어택' 회원수 감소를 우려해서 취소를 안 해주는 것 같다"며 넥슨 측 조치에 의문을 제기했다.
이에 대해 7월 10일까지 단독 퍼블리싱 권한을 갖고 있는 CJ E&M 넷마블 관계자는 "이미 인식표 시스템을 통해 넥슨포털에 캐릭터 이전을 신청한 이용자에 대해선 넷마블이 전혀 파악하고 있는 바가 없다"고 말했다.
한편, 넥슨은 29일까지 인식표 시스템에 주민등록번호 매칭 방식을 채택하지 않아 아이템 거래 사이트 등을 통한 불법 계정거래가 성행하고 있다.
현행법상 이용자의 게임 계정 거래는 불법이다. 그러나 인식표 시스템 방식은 스크린샷에 저장된 정보만으로 계정 이전이 가능하기 때문에 이용자들이 자신의 게임 계정을 다른 이용자에게 판매하는 것이다.
29일 현재 아이템 현금거래 사이트 아이템매니아에는 '서든어택' 계정을 판매한다는 내용의 글이 하루에도 수십여건씩 올라오고 있다. 이런 식의 계정 매매는 지난 8일부터 꾸준히 이뤄진 것으로 넥슨 측이 사실상 이용자들의 불법 매매 행위를 방조하고 있다는 지적을 받을 만하다.
넥슨 관계자는 "명의가 다른 계정으로 이전하는 것은 29일까지만 가능하다"며 "30일부터는 넥슨과 넷마블 계정 간 주민등록번호 매칭 방식을 통해 게임 정보가 이전될 예정"이라고 전했다.
넷마블 '서든어택' 게시판의 한 이용자는 "이용자들은 누가 퍼블리싱을 하는지나 개발사에 계약금을 얼마 주는지에 대해선 솔직히 관심이 없다"며 "이용자가 편하고 안전하게 게임을 즐길 수 있어야 게임이 흥행한다. 모든 사안을 이용자들에게 맞춰서 재미있는 게임을 이용할 수 있게 해달라"고 주문했다.
박계현기자 kopila@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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