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민주당, 저축은행 사태 '충돌'

[채송무기자] 민주당 발 부산저축은행의 청와대 로비 의혹이 제기된 후 청와대와 민주당의 갈등이 폭발 양상을 띄고 있다.

청와대와 민주당은 31일 서로에 대한 폭로성 의혹을 제기하며 맞붙었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문화일보와의 전화통화에서 박지원 민주당 저축은행진상조사 태스크포스(TF) 위원장사진이 과거 저축은행 관련 민원을 제기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지난해 11월 민주당 목포 출신 한 의원실에서 지역 민원이라며 A저축은행에 대한 선처를 요구해 온 적이 있다"면서 "민원의 요지는 금융감독원이 요구하는 국제결제은행(BIS)기준 자기자본비율을 맞추려면 대규모 증자가 필요하지만 대주주의 증자 능력이 안 되니 BIS 기준 적용을 완화해 줄 방법이 없느냐는 것이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청와대 경제수석실이 이같은 내용을 전달받고 "부실 저축은행 전반에 대해 점검하고 있기 때문에 특정 저축은행만 도와줄 수 있는 방법이 없다"고 청탁을 사실상 거절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실명을 밝히지는 않았지만 "야당 의원들도 지역구 소원 수리 차원에서 청와대에 저축은행과 관련된 다양한 민원을 전달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날 오전 이미 박지원 민주당 저축은행진상조사 태스크포스(TF) 위원장이 자신의 트위터에 올린 글과 기자회견을 통해 이같은 의혹을 강하게 부인한 상황이었다.

민주당은 이날 열린 민주당 의원 워크숍의 자유발언을 통해 청와대를 집중 공격했다.

박지원 민주당 테스크포스 위원장은 청와대 관계자의 인터뷰가 실린 석간지를 들고 등장해 "저는 청와대 경제수석실에 전화 한번 안했다. 청와대가 이런 식으로 하면 제가 위축될 줄 아는 모양인데 천만의 말씀"이라고 질타했다.

박 위원장은 이어 전날 제기했던 로비스트 신삼길 씨와 정진석 정무수석의 관계에 대해 제기했다. 박 위원장은 "제가 신삼길 씨와 정진석 수석의 관계 이야기를 들었는데 우정 힐스 골프장이나 청담동 한정식 집에서 확인할 수 있다"면서 "로비스트 박태규 씨도 지금 청와대에 있는 두 사람과 정부 핵심 세력 한 사람과 막역한 사이"라고 지적했다.

박선숙 의원은 "후순위 채권과 5천만원 이상 예금자의 피해는 금융당국과 청와대가 져야 한다"며 "부실을 은폐해주고 시간을 끌면서 선의의 피해자를 눈 속이는 숫자의 장난을 도와준 것이 청와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 의원은 "청와대가 PF는 안 건드린다는 신호를 주고 그 속에서 온갖 부패와 비리가 판을 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한 것"이라며 "야당이 청탁을 넣었다는데 야당 탄압하는 이명박 정부 하의 야당이 청탁과 압력을 넣었다니 소가 웃을 것"이라고 질타다.

조영택 의원은 청와대 비서관의 실명을 거론하며 로비스트 박태규 씨와 청와대 비서관의 연관설을 제기했다.

조 의원은 "2010년 포스택이나 삼성 꿈나무 재단이 부산저축은행에 유상증자한 과정에서 박태규 씨가 결정적 역할을 한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청와대에 대통령 비서실장 직속으로 기획조정비서관이라는 자리가 있는데 이 정부 처음부터 활동한 김두우 비서관과 연관설이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