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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 '물가' 선택한 이유는


[정수남기자] 이명박 대통령은 지난 10일 정부과천청사에서 열린 국민경제대책회의에 참석해 올해 '경제성장'과 '물가안정' 가운데 '물가'에 관심을 갖고 모든 힘을 쏟을 것이라고 말해 세간의 눈이 쏠리고 있다.

이번 결정은 현 정권 초기부터 내세운 '친서민·중도실용' 정책 기조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11월 발생한 구제역의 장기화 및 1월 한파, 이집트, 리비아 사태까지 겹치면서 올해 물가상승률은 당초 정부 목표치인 3%을 훌쩍 넘어 평균 4.3%를 기록했다.

이에 따라 최근에는 '실패한 경제 대통령'이라는 말까지 나돌고 있을 정도로 민심은 이미 등을 돌렸다.

등 돌린 민심을 달래기 위한 전략이라는 분석이다.

성난 민심은 내달 27일 보궐선거에 바로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애써 국민을 달래야 하는 시점이라는 것이다. 물론, 정권 재창출도 여기에 한 몫했다고 경제 전문가들은 주장했다.

'서민을 따뜻하게 중산층을 두텁게'라는 집권 하반기 경제 정책 운용 기조가 이를 잘 반영한다.

아울러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도 이 같은 결정에 힘을 보탰다. 같은 날 금융통화위원회는 기준금리를 0.25% 인상, 3% 금리 시대를 다시 열었다.

하지만 가뜩이나 체감경기도 좋지 않아 민심이 흉흉한데, 이번 금리인상은 대출가계에 이자 부담만 안기게 됐다.

최근 통계청 발표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1인 이상 가구의 월 평균 이자비용은 6만5천728원으로 전년 보다 16.3% 증가했다.

이번 금리 인상으로 대출이자도 최소 0.5% 정도는 오를 것이라는 게 금융원의 설명이다.

◆금리인상, 대출가계에 이자 부담 안겨

이를 감안하면 지난해 말 가계대출(총액 795조3천759억원) 기준, 이번 인상으로 이자만 44조원에 이를 전망이다. 한달 금융비용은 2만원에 욱박한다. 물론 금리인상이 저축을 유도, 건전한 투자를 유발하는 등 긍정적인 측면도 있지만 지금 당장은 민심을 달래야 한다는게 정치·경제권의 전언이다.

이와 함께 집권 후반기로 들어서면서 레임덕(권련누수) 현상을 우려한 조치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최근 잇달아 발생하는 외교관 추문이 집권 내내 '공정한 사회 구현'을 강조한 MB에게 치명적일 것이라는 게 정치·경제권의 주장이다.

이에 따라 공직 기강을 바로 잡고 보궐선거 및 정권 재창출을 위해 대통령이 직접 나서는 등 적극성을 보여야 한다는 포석이 깔린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기획재정부, 지식경제부 등이 주축이 돼 지속적으로 물가안정책을 펼치고는 있으나, 큰 효과는 없어 대통령이 나선 게 아닌가 하는 추측도 제기됐다.

이 대통령은 이날 "국무위원들이 최선을 다하고 있지만 현장에 나가서 확인하는 행정을 더 적극적으로 해나가기를 부탁한다. 전 부처의 합심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의 오버(?)에 마음 상한 관련 부처 장관들을 달래기 위한 선심성 발언으로 해석할 수 있는 부분이다.

정부는 최근 제조업 등 산업은 활기를 띠고 있어 올해 경제 성장 5% 달성은 무난할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그러나 문제는 물가. 올해 정부 목표치인 물가상승률 3%를 맞추기 위해 이제 MB가 나섰다. 이유야 어찌됐건, 국민은 물가안정을 기대하고 있다.

정수남기자 perec@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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