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스앤젤레스=이균성 특파원] 구글은 그동안 기업 인수 합병(M&A)을 통해 혁신적인 서비스를 덧붙이는 전략을 펴왔다. 지난해만 해도 48개의 기업을 인수해 서비스를 보강하거나 새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 특히 M&A를 통한 사업 성공률이 70%에 달한다는 게 구글의 자체 판단이다.
구글은 이같은 M&A 성공 사례를 기반으로 앞으로도 더 공격적인 M&A 전략을 펼칠 것이라고 5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이 보도했다.
구글에서 M&A 업무를 관장하는 데이비드 로이 부사장은 "인터넷과 모바일 분야 기업의 몸값이 오르고 있지만 구글은 더 공격적으로 인수합병에 나설 것"이라며 "이미 큰 회사보다 새로운 전략을 갖고 있고 유능한 인력을 보유하고 있는 신생 벤처기업을 집중적으로 발굴해 인수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로이 부사장은 "'앤디 루빈'처럼 지금 당장 누구나 투자할 그런 기업이 아니라 장기 비전을 갖고 일하고 있는 벤처기업가 25명 이상을 더 구하는 게 우리의 꿈"이라고 말했다. 비전이 있는 성장 기업 인수에 공격적으로 나서겠다는 의미다.
구글이 지난 2003년에 인수한 '어플라이드 시맨틱스(Applied Semantics)'도 대표적인 M&A 성공 사례라고 할 수 있다. 당시 이 회사는 수십명의 엔지니어를 갖고 있었지만 지금은 수십억 달러의 매출을 일으키는 '앤드센스'의 기반이 됐다. '애드센스'는 구글이 제공하는 텍스트 기반의 광고를 말한다.
2004년에 인수한 '키홀(Keyhole)'은 '구글 맵스' 업그레이드에 중요한 역할을 했다.
2008년에 인수한 온라인 광고서비스 '더블 클릭'은 구글 사상 최대 인수합병으로 기록됐으며 32억 달러가 들었다. 현재 이 서비스의 핵심 멤버들은 인수합병 계약이 최종 종료된 뒤 그대로 구글로 옮겨와 일하고 있다.
이 인수 덕분에 구글은 지난해말 미국 디스플레이 광고 시장에서 12.6%(13억 달러)를 차지했다. 이는 전년대비 9.6% 오른 것이다.
구글은 또 최근에 2천500만 달러를 지불하고 '독버스(DocVerse)'라는 회사에서 일부 팀을 인수했다. 이 팀은 클라우드를 기반으로 한 '오피스' 시장에서 맹활약하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오피스' 프로그램을 클라우드 기반으로 온라인에서 활용할 수 있게 함으로써 MS와 경쟁하고 있는 것이다.
독버스의 공동 설립자인 샨 신하는 "(구글에 인수되고서도)독립적으로 사업을 할 수 있어 행복하다"며 "구글이 우리의 솔루션을 가지고 MS와 대항하기 위한 전략을 신속히 추진하는 것을 보고 매우 놀랐다"고 설명했다.
루이 부사장은 "구글의 M&A가 성공한 비율은 70%"라고 설명했다.
또 구글 대변인은 "지난 12.5년의 역사에서 구글이 인수한 기업의 설립자 가운데 3분의 2가 아직까지 구글에서 근무하고 있다"고 말했다.
물론 피인수 기업의 모든 설립자가 구글에 남아 있는 건 아니다. 지난 2006년 12억 달러에 인수한 유튜브의 공동 설립자 두 명 다 현재는 유튜브에 관여하지 않고 있으며 그중 한 명은 구글을 완전히 떠나기도 했다.
모바일 광고 회사인 애드몹의 주요 경영진들도 구글이 지난해 7천500 달러에 이 회사를 인수한 직후 구글을 떠났다, 그러나 애드몹 사업은 현재 급성장 중이고 내년까지 매출이 10억 달러를 넘길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구글은 또 2005년에 모바일 서비스 회사인 닷지볼(Dodgeball)을 인수했다. 이 회사의 서비스는 사람들이 레스토랑 같은 공공장소에 갔을 때 자신의 친구들에게 그 사실을 알려주기 위한 것이다. 하지만 이 회사의 설립자 가운데 하나였던 데니스 크로울리도 구글을 떠난 사례로 기록되고 있다. 크로울리는 그런 뒤 비슷한 새 서비스 '포스퀘어'를 만들었다.
닷지볼의 경우 인수한 뒤 아직 크게 재미를 보지는 못한 셈이다.
로이 부사장은 "4월에 창업자인 래리 페이지가 에릭 슈미트 대신 CEO 자리에 앉아도 이런 M&A 전략은 바뀌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로스앤젤레스(미국)=이균성 특파원 gslee@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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