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해 삼성전자를 제외한 반도체 업체의 주가는 제자리 걸음이었다. 하이닉스의 경우 지난 해 4월 최고가 2만9천400원을 찍은 후 계속 하락세를 보였다. 최근에 반등하기 시작한 하나마이크론과 STS반도체 역시 지난해 11월 이전까지 주가가 지지부진한 흐름을 보였다.
특히 지난 12월 초 PC용 DDR3 DRAM의 가격이 떨어지기 시작해 12월 하반기에 1.0달러 밑으로 내려오면서 국내 반도체 업체 실적에 부정적인 시각이 많았다.
하지만 올해는 다를 것으로 보인다.
이미 반도체 가격이 바닥을 쳤고 대만과 일본의 반도체 업체와 국내 반도체 업체간 생산성 차이가 더 크게 벌어지고 있기 때문이라는 게 중론이다.
◆"승자독식 구조로 재편될 것"
키움증권 김성인 연구원은 올해 반도체 산업은 승자독식 구조로 재편될 것이며 삼성전자, 하이닉스 등 국내 반도체 업체가 그 승자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 연구원은 "DDR3 DRAM 가격이 작년 4분기에 이미 바닥을 통과했다. 올해 1분기 중반까지 횡보세를 보이다가 1분기 말부터 반등세로 전환될 것이며 국내업체의 과점화가 현실화되고 있다"면서 반도체 업종에 대한 비중을 확대할 것을 제안했다.
계속 하락한 DRAM 가격의 영향으로 대만과 일본 DRAM 업체들의 올해 1분기 말에 현금성 자산 고갈이 예상된다는 것이 그의 판단이다. 이들에게 외부로부터 자금수혈이 없다면 중장기 생존성이 불가피해 국내 반도체 업체에는 호재라는 것.
실제로 일본 반도체 업체 엘피다는 12월초부터 감산에 돌입했으며 PC용 DRAM에서 승산이 없다고 판단한 엘피다는 LSI(비메모리) 반도체 체제로 전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 연구원은 "1GB DDR3 기준으로 국내업체의 총원가는 0.90~1.2달러인 반면, 대만과 일본 업체들의 총원가는 1.6~2.0달러로 차이가 확대되고 있다"면서 이 업체들이 생존을 위해 3분기 후반부터 무조건적 감산에 돌입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 "대만 DRAM업계의 구조조정과 M&A로 업체 수 줄어들 것"
이트레이트증권 김형식 연구원은 올해 DRAM 업계가 구조조정과 M&A에 들어가면서 국내 업체들에는 유리한 국면이 전개될 것으로 봤다.
김 연구원은 "2009년 대만 정부 주도로 대만 6개 반도체 업체를 합병한 타이완메모리(TMC)설립이 결렬되면서 올해 일본 엘피다는 다시 M&A를 추진하고 있다"면서 "이에 따라 DRAM 업체수가 줄어든다면 미세공정 전환이 빠른 국내 업체들에 유리하다"고 분석했다.
그는 이어 "DRAM 미세 공정을 비교해보면 일본 엘피다와 국내 메모리 업체(삼성전자, 하이닉스) 들의 기술 격차가 6개월 이상 차이가 나 기술 격차는 점점 벌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인텔의 CPU 샌디브릿지 출시, DRAM 시장에 호재"
하나대투증권 이가근 연구원도 "DRAM 가격이 1월 중 낙폭을 크게 줄일 것"이라면서 "1월 인텔이 새로운 CPU인 샌디브릿지를 출시할 것으로 보여 DRAM 가격의 V자 반등도 기대해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 연구원은 "지난해 말까지도 DRAM 가격이 급락세를 면치 못한 이유는 태블릿PC에 밀린 노트북 PC수요 부진이 원인이었다"고 지적하고 "샌디브릿지와 SSD조합의 노트북들이 등장하기 시작하는 올해 초부터는 DRAM가격이 상승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부연기자 boo@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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