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르면 내년 5월부터 지적 장애인 학생들을 위한 디지털 교과서가 일선 학교에 보급될 예정이다.
한국콘텐츠진흥원과 국립특수교육원, 라온엔터테인먼트는 총 8억원의 예산을 들여 지적 장애인들의 수학 학습을 돕는 온라인 기능성 게임을 제작하고 있다. 인기 온라인 달리기 게임인 '테일즈런너'에 초등학교 1~2학년 학생을 대상으로 한 콘텐츠를 접목시킨 게임으로 내년 2월 제작이 마무리된다.
3월 효과성 테스트를 거쳐 5월부터는 특수학교를 중심으로 정식 교재로 보급될 전망이다. 이번 프로젝트는 내용만 종이에서 디지털로 옮겨 간 기존 교재와는 달리 처음부터 끝까지 수요자의 요구를 따라가는 맞춤형 제작 과정을 밟았다는 데서 그 의의를 찾을 수 있다.
라온엔터테인먼트의 박성환 팀장은 "기능성 게임에 있어 게임을 하면서 교육을 하는 것이냐, 교육을 하면서 게임하는 것이냐를 두고 의견이 분분한데 학습자가 교육을 받고 있다는 느낌을 받지 않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박 팀장은 "지금까지 나온 기능성 게임이 학습을 받고 있다는 느낌을 받게금 하는 콘텐츠였다면, 이번 프로젝트는 학생들이 자연스럽게 내용을 인지하고 체득하게 되도록 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며 "게임성과 기능성이 적절히 조화되는 것이 중요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국립특수교육원 정보지원과의 김태준 연구사는 "기능성 게임을 자꾸 교육적인 측면에서 접근하려고 하는데 무조건 재밌어야 한다"고 말했다. 김 연구사는 "학생은 '게임이 나를 가르치려고 한다'고 느끼는 순간 게임에서 흥미를 잃는다"고 덧붙였다.
그는 올해로 6회째를 맞는 '전국 장애학생 e스포츠 대회'를 예로 들었다. 이 대회는 2005년 스타크래프트 한 종목에 50여명의 학생들이 참가하던 대회에서 현재 시·도별 예선을 거쳐 본선에만 8종목·약 700명의 학생들이 참여하는 규모로 커졌다.
김태준 연구사는 "시상식 때 상장 받는 일조차 쉽지 않은 아이들이 게임을 할 때만은 어느 때보다 집중하고 눈이 빛난다"고 말했다. 김 연구사는 "지체장애를 겪는 학생들이 축구나 농구 게임을 할 때보면 휠체어가 들썩들썩한다"며 "아이들이 그 순간 진짜 경기장에서 뛰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립특수교육원 측은 3월부터 '테일즈런너'를 활용한 기능성 게임의 효과를 검증하는 연구용역을 시작할 것이라고 밝혔다. 효과성이 입증되면 수학 교과서의 모든 내용이 게임화돼 일선 학교 교재로 정식 채택된다.
김태준 연구사는 "아이들을 교육하는 현장에서 게임의 도움을 많이 받았다"며 "게임의 긍정적인 영향이 과소평가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 연구사는 "과몰입 방지 예산만 늘릴 것이 아니라 게임의 긍정적인 측면에 대해 연구하는 예산도 함께 늘어났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전했다.
박계현기자 kopila@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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