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라우드 바람이 IT 시장을 강타하고 있다. 최근의 클라우드 열풍은 단순한 기술 트렌드 차원이 아니다. 전통적인 영역을 뒤흔들고, 사업 형태까지 바꿔놓을 태세다. 특히 IT 서비스 업계가 클라우드 태풍을 정면으로 받을 것으로 보인다. 기회와 위기를 동시에 내포한 클라우드 폭풍을 아이뉴스24가 시리즈로 짚어본다. <편집자 주>
IT 시장으로 '구름'이 몰려온다. 그 동안 서버나 스토리지, 네트워크 같은 IT 인프라단에 머물렀던 구름이 이젠 IT서비스 업계까지 뒤덮고 있다. 그 구름의 정체는 바로 '클라우드 컴퓨팅'이다.
아직 방법론이나 사례 측면에선 '뜬구름' 수준이다. 하지만 국내 주요 IT서비스업체들은 "지금 하지 않으면 뒤쳐진다"는 인식 아래 저마다 '클라우드 전략' 마련에 분주하다.
사업 영역 확장이란 측면에서 클라우드가 몰고오는 변화의 폭은 크다. 실제 클라우드 서비스는 전통적인 시스템개발(SI)과 시스템관리(SM)를 주업으로 삼았던 IT서비스 업체들의 업태마저 완전히 바꿔놓을 태세다. 클라우드컴퓨팅이란 기술의 특성 때문이다.
클라우드 컴퓨팅은 이미 구축된 IT 자원을 가상화해 효용성을 극대화하는 것이 특징. 특히 인터넷을 통해 사용자 시스템이나 시공간 제약 없이 IT자원을 활용할 수 있도록 해 준다.
그 동안 IT서비스업체들은 기업들이 필요로 하는 시스템을 그때그때 개발해주고, 이를 유지보수 및 관리하는 것이 주된 업무였다. 하지만 이런 방식으로는 클라우드가 지배하는 '차세대 컴퓨팅' 시대에 경쟁력을 갖기 힘들다.
국내 주요 IT 서비스 업체들이 5년후, 10년 후의 미래를 준비하기 위해 분주하고 뛰고 있는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최소 3년간 클라우드는 '장미빛'
"클라우드 서비스로 인해 적어도 3년에서 5년, 즉 단기-중기까진 적잖은 기회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LG CNS 인프라사업부문 클라우드전략 담당 송광수 부장은 클라우드컴퓨팅이 IT서비스 업계에 호재로 작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 핵심으로 그가 꼽은 것은 프라이빗 클라우드. 프라이빗 클라우드란 내부 직원이나 협력사들만 이용할 수 있도록 폐쇄적으로 구현한 서비스를 일컫는 말이다.
사실 클라우드 컴퓨팅의 궁극적인 모형은 퍼블릭 클라우드다. 구글, 아마존 등이 제공하는 서비스가 바로 퍼블릭 클라우드 서비스의 전형이다. 여기선 이용자들이 시스템을 구축할 필요도, 어디에 시스템이 있는지 알 필요도 없다. 내가 필요한 컴퓨팅 자원을 인터넷에 접속해 이용하고 사용한 만큼의 요금을 내기만 하면 된다.
하지만 기업 시스템의 특성상 퍼블릭 클라우드를 구현하는 것이 수월하지 않다. 사업 기밀이나 데이터 관리를 위한 보안문제나 시스템 가용성 및 신뢰성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기업들이 '내 회사'만을 위한 소규모 클라우드 컴퓨팅 환경을 구현하려는 움직임이 많아지리라는 것이다. 이럴 경우 IT 서비스 업계에 '개발 및 구축' 프로젝트가 대규모로 쏟아지게 된다.
삼성SDS 클라우드컴퓨팅그룹 김의중 그룹장은 "클라우드 컴퓨팅 자체가 아직은 매우 혼란스러운 개념이고, 구체화되질 않았다"면서 "도입했을 때 어떤 효과를 얻는지, 구축하려면 어떤 솔루션을 선택해야 하는지 고객은 아무 것도 알 수 없기 때문에 전문가를 통해 구축하게 된다"고 설명한다.
더구나 기업들은 여태 구축하고 운영해 왔던 기업의 IT 자원을 효율화하면서 차제에 보다 유연하고 효율적인 체질로 개선하기 위해서라도 프라이빗 클라우드로 전환하려는 경향이 있다고 김 그룹장은 부연했다.
LG CNS 송광수 부장 역시 "클라우드 컴퓨팅 구현을 위한 전략 컨설팅, 현 시스템 분석 및 재설계, 구축, 운영까지 새로운 프로젝트들이 대거 쏟아지는 아주 큰 기회가 도래하는 것"이라고 설명한다.
그는 "현재 모든 IT 업체들이 스스로를 '클라우드 플레이어'라 일컫고 있다. 특히 HP나 IBM, EMC 등의 글로벌 업체들이 클라우드 전략을 강조하고 있다"면서도 "하지만 IT 서비스 업체들이 그동안 쌓아왔던 개발 노하우, 산업에 대한 깊은 이해 등은 강력한 차별화 요소로 작용해 프라이빗 클라우드 구축 시장에서 우위를 점하는 경쟁력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SI 옷 벗고 전문 서비스 업체로 '환골탈태'
전문 IT 서비스로 환골탈태할 수 있는 계기도 마련할 수 있다. 현재 국내 IT 서비스 업체들은 아직 관계사 매출 비중에 수익의 상당부분을 기대고 있다. 때문에 독립적인 전문 서비스 업체라기보다 '대기업 부속 전산실' 취급을 받는 설움도 겪는다.
클라우드 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모기업 시스템 관리업체에서 탈피, 전문 서비스 업체로 입지를 강화할 수 있다는 것이다.
SK C&C 클라우드컴퓨팅 사업 담당 손영윤 차장은 "클라우드 환경 구축을 위한 단순 구축 및 운영, 컨설팅 등의 '먹거리' 뿐만 아니라 이로 인해 배양하게 될 서비스 역량을 통해 본격적인 '클라우드 서비스 사업자'로도 자리매김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더구나 클라우드 서비스는 역량만 갖춰져 있다면 해외 시장에서도 충분히 통할 수 있다는 점에서 고무적이다.
그간 국내 IT 서비스 업체들은 실제 개발 능력이나 제공하는 서비스 수준과 상관없이 해외 시장에서 언어나 문화적 차이, 현지 이해 부족 등으로 IBM이나 타타 그룹 같은 글로벌 업체에 크게 뒤졌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현장의 업무를 면밀이 파악하고 분석해야 하는 개발 프로젝트와 달리, 클라우드 서비스는 기업들이 '기성복'을 구매하듯 서비스를 구매해 필요에 따라 이용하는 것이기 때문에 해외 시장에서도 충분히 통할 것이란 게 업체들의 기대다.
즉 국내에서 클라우드 서비스를 성공적인 비즈니스 모델로 만들 수만 있다면 IT 서비스 업체들의 염원인 해외 시장 진출도 손쉽게 풀어갈 수 있다는 얘기다.
실제 삼성SDS의 경우, 지난 해부터 SAP, 오라클 등과 협력을 맺고 미국 내 애플리케이션 클라우드 서비스를 시작하면 가시적인 성과를 올리고 있다.
삼성SDS 김의중 그룹장은 "기업이 원하는 서비스를 클라우드 형태로 제공할 수 있다면, 국내외 시장 구분이 무의미해진다. 현지 기업이건 외국 기업이건 장벽이 있을 이유도 없다. 결국 누가 창의적이고 기업의 요구에 알맞은 서비스 상품을 개발하느냐에 따라 전문 서비스 업체로 탈바꿈 할 수 있는지가 갈릴 것"이라고 설명했다.
강은성기자 esther@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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