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 "개각 시기, 방식 맡겨달라"

이명박 대통령은 11일 최근 내각 및 청와대 개편 문제와 관련, "개각 시기와 방식은 맡겨달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오후 청와대에서 열린 당청회동에서 한나라당 박희태 대표의 개각과 관련한 의견을 청취한 뒤 "개각과 관련한 문제는 대통령에게 시기와 방식을 맡겨달라"고 말했다고 한나라당 김효재 당대표비서실장은 전했다.

김 비서실장에 따르면 박 대표는 이 자리에서 의원 입각에 대한 건의를 했고 이 대통령은 "잘 알았다. 충분히 들었고 시기와 방법은 (자신에게)맡겨 달라"고 즉답을 피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더불어 박 대표는 이 대통령에게 오는 10월 경남 양산 재선거 출마 결심을 밝혔고 이에 이 대통령은 "잘 알았다. 당에서 상의해서 잘 해달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김 비서실장은 박 대표의 대표직 사퇴 여부에 대한 논의를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오늘 (당청회동에서)논의되지 않았다"며 "그 문제는 당 지도부가 상의해야 할 일로 현재 논의 중이고 머지않아 결론이 날 것으로 안다"고 답했다.

한편 이날 당청회동은 이 대통령과 박 대표 외에도 청와대 측에서는 정정길 대통령실장, 맹형규 청와대 정무수석 등이, 당에서는 김 비서실장을 포함해 장광근 사무총장이 각각 참석한 가운데 이뤄졌다.

김효재 비서실장에 따르면 먼저 참석자 전원이 함께 약 40분 간 당 내외 현안에 대한 논의가 있었고 이후 이 대통령과 박 대표가 독대하는 자리가 30분 간 이어졌다.

그는 또 이날 회동 분위기는 전반적으로 좋았고, 이 대통령이 사진 기자들에게 "박 대표 좀 잘 찍어달라"고 부탁할 정도로 시종 화기애애한 분위기에서 이뤄졌다고 덧붙였다.

이를 두고 민주당 측은 한나라당이 청와대의 하수 기관이냐고 강하게 비난했다.

민주당 노영민 대변인은 이날 당청회동 직후 논평을 통해 "한나라당은 당 대표의 국회의원 출마도 청와대에 보고를 해야 하는가"라며 "그럴 바에야 한나라당을 해체하고 청와대 부처로 편입하는 게 났다"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