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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신사가 에릭슨 착륙을 두려워하는 이유


3G 투자 보상이 먼저...음성통화 수익에 대한 '미련'

이명박 대통령의 스웨덴 방문 중에 스웨덴의 대표적인 통신장비 업체 에릭슨이 향후 5년 동안 한국의 4세대(G) 무선통신 기술에 대규모로 투자하겠다고 밝히자, 국내 통신사들이 불편한 심기를 감추지 못하고 있다.

와이브로와 4G 통신 기술로 각축을 벌이는 LTE의 원천기술을 보유한 에릭슨이 국내에 LTE 테스트베드와 연구개발(R&D)을 맡을 '컴피턴스센터(competence centre)'를 만들고 15억불(약2조원) 정도를 투자하겠다고 하자, 통신업계가 혼란에 빠진 것이다.

언뜻 보면 '와이브로는 보완재로 LTE는 주력망'으로 생각하는 KT와 SK텔레콤에겐 기술협력을 강화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볼 수도 있지만, 정작 통신사들은 이같은 분위기가 4G 조기투자 강제로 이어지지 않을 까 노심초사하고 있다.

일단 에릭슨코리아가 운영할 '컴피턴스센터'에 솔루션· 콘텐츠 공급자·장비 제조업체 뿐 아니라 국내 이통사도 참여할 수 밖에 없을 것이고, 에릭슨이 LTE 테스트용 시험주파수를 받아 시험서비스에 나설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방송통신위원회 서병조 융합정책실장도 기자브리핑에서 "(컴피턴스센터에)구체화되지는 않았지만 국내 이통사도 함께 참여할 것으로 예상되고, 전례를 보면 시험용 주파수에 대해서는 통신이든 방송이든 대부분 허용해왔다"고 밝힌 바 있다.

이처럼 에릭슨의 국내 투자로 LTE 서비스 대세론이 자리잡으면, 3G에서 4G로의 이행도 앞당겨질 수 밖에 없다는 얘기다.

통신업계 고위 관계자는 "3G 투자에 대한 감가상각이 이뤄지지 않은 상황인데, LTE에 당장 투자하라는 메시지로 들린다"며 "와이브로 때문이 아니라 기 투자된 서비스에 대한 보상 문제로 에릭슨 국내 투자가 부담스럽다"고 털어놨다.

SK텔레콤과 KTF는 2007년 3세대(3G) 광대역코드분할다중접속(WCDMA) 서비스를 시작했고, 현재 가입자 2천만 명을 넘어섰다. 하지만, 3G 가입자 중 모바일 브로드밴드 서비스를 원하는 비중은 적은 편이다.

3G에서 4G로 가려면 대용량을 요구하는 데이터 서비스가 활성화 돼야 하는데, 3G에서 조차 무선인터넷서비스가 인기를 끌지 못하고 있다. 통신사 입장에선 무선인터넷은 아직 돈이 안 되는 데, 와이브로나 LTE 같은 4G를 조기에 도입하면 음성 수익마저 급격히 줄어들 수 있는 것이다.

또다른 통신사 관계자는 "와이브로나 LTE는 모두 인터넷기반(All-IP)인데, 여기서는 기술적으로 음성통신도 회선방식이 아닌 데이터 같은 패킷으로 주고받을 수 있게 된다"며 "이는 기술적으로 모바일인터넷전화(mVoIP)가 가능함을 의미하고, 음성통화 수익도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김현아기자 chaos@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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