썬마이크로시스템즈와 AMD, 오라클 등은 적지 않은 타격이 예상된다. 반면 IBM처럼 아웃소싱 서비스에 주력하고 있는 기업들은 상대적으로 충격파가 덜할 전망이다.
15일(현지 시간) 리먼브러더스의 파산 신청과 메릴린치 매각으로 촉발된 미국발 금융 위기가 실리콘밸리까지 뒤흔들고 있다고 포브스가 전했다.
특히 포브스는 이번 사태로 인해 실리콘밸리가 재편될 가능성도 적지 않다고 전망했다.
엔드포인트 테크놀로지스 어소시에이츠의 로저 케이 애널리스트는 포브스와의 인터뷰에서 "건전한 고객 기반과 다량의 현금을 보유한 기업들에게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반면 그는 현금 사정에 문제가 있는 기업들은 상당한 위기 상황을 맞을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금융기업 위축 땐 IT 설비 수요 급감
IT기업들에게 금융회사들은 여러 가지 면에서 좋은 매출원으로 꼽혔다. 시스템 구입 면에서 우량 고객으로 꼽히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IBM, HP, 시스코 같은 대형 IT기업들은 올해 초부터 위기를 느끼기 시작했다고 포브스가 전했다.
포레스터 리서치가 지난 주 IT 관리자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43%의 기업들이 올해 기술관련 투자를 줄일 계획을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 회사들은 상황이 더 심각했다. 기술 투자를 줄이겠다는 비중이 49%에 달한 것.
특히 아웃소싱 데이터센터나 보안 서비스 제공업체들보다 고성능 하드웨어 제공업체들이 큰 타격을 받을 것이라고 포브스가 전망했다. 대다수 금융기관들은 기술 투자를 줄이더라도 꼭 필요한 부분에 대한 지출은 그대로 집행하겠다는 입장을 보인 때문이다.
포브스는 또 건전한 대차대조표를 보유하고 있는 기업들은 싼 가격으로 나온 소형 기업 인수에 본격적으로 나설 가능성도 적지 않다고 전망했다. 실제로 9.11 사태 이후 시스코는 중소기업들으 싼 값에 대거 인수하면서 영역을 꾸준히 확대했다.
◆오라클-썬 등 향후 전망 암울
IT기업들 중에선 IBM이 이번 금융위기의 영향을 적게 받을 것으로 포브스는 예상했다. 하이엔드 시스템 보다는 아웃소싱 서비스에 주력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IBM은 수 년전부터 데이터센터 관리같은 서비스 사업에 초점을 맞추면서 탄탄한 매출 구조를 만들어놓은 상태다. 또 전체 고객 중 75%가 미국 이외 지역에 자리잡고 있는 점 역시 미국발 금융 위기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로울 수 있는 토대가 될 것으로 포브스는 전망했다.
반면 썬마이크로시스템즈처럼 하이엔드 서버 쪽에 집중하고 있는 기업들은 상당한 타격이 예상된다.
현재 썬의 전체 매출에서 서비스가 차지하는 비중은 40%를 밑도는 것으로 알려졌다.
IDC의 크로포드 델 프레트 애널리스트는 포브스와의 인터뷰에서 "썬 같은 기업들은 다른 어떤 곳보다 더 이번 사태에 노출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오라클 역시 그다지 좋은 상황은 아닌 것으로 평가된다. 지난 해 4분기 양호한 실적을 내놨던 오라클은 8월31일 마감된 회계연도 1분기에는 부진을 면치 못한 것으로 예상된다.
전문가들은 금융 위기가 가속화될 경우 오라클의 향후 수익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했다. 실제로 오라클이 금융회사들로부터 올리는 매출은 전체의 15~20%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익현기자 sini@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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