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감] "VoIP 망이용대가 1천500원은 기간사업자 횡포"...변재일의원

최근 070 인터넷전화 가입자에 대해 1천500원의 망이용대가를 지불하도록 한 정통부의 중재안은 기간통신사업자의 횡포라는 지적이 나왔다. 또한 인터넷전화 활성화를 위해 시내전화-인터넷전화간 번호이동이 통합되어야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열린우리당 변재일 의원은 13일 정보통신부 국정감사에서 "1천500원 망 이용대가는 기간사업자의 횡포"라며 "궁긍적으로 시내전화 번호이동 대상자에 인터넷전화도 포함해야 하며 이를 위해서 현쟁 시내전화 통화권을 광역화하고 070 식별번호도 폐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난 9월 29일 기간통신사업자와 별정통신사업자들은 인터넷전화(VoIP) 망 이용대가 등 현안에 대해 정통부의 중재로 070 가입자당 1천500원의 망 이용대가를 지불하는 데 합의했다.

이러한 합의에도 불구하고 인터넷전화의 망이용대가에 대한 논란은 지속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인터넷전화는 소비자들이 이미 이용료를 납부하고 있는 인터넷 망 위에서 작동하는 응용 서비스이기 때문에 별도로 망 이용대가를 부과하는 것은 이용자들에게 이중 요금을 부과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특히, 월 사용료가 2천~3천원에 불과한 소프트폰 사용자들까지 1천500원을 부담하라는 것은 유선전화시장 잠식을 우려하는 거대 기간통신사업자들의 횡포라는 주장이다.

월 1천500원이란는 망이용대가의 산정 근거도 매우 희박하다. 1천500원은 초고속인터넷 가입자의 평균 월평균 사용료인 3만원의 5% 수준. 하지만 인터넷전화가 실제로 초고속인터넷 사용량의 5% 가량을 차지하는 지에 대한 정확한 조사는 실시되지 않았다.

변재일 의원은 "UCC나 TV포털에 비해 인터넷전화가 차지하는 트래픽은 매우 미미한 수준인데도 불구하고 인터넷전화에 대해서만 망 이용대가를 부과하는 것은 형평성 차원에서 심각한 문제를 내포한다"고 지적했다.

인터넷전화에 대한 망이용대가 부과는 정통부가 내세우는 인터넷전화 활성화 취지와도 맞지 않는다.

변 의원은 "정통부가 주장하는 '소비자 편익 증진'을 위해서는 인터넷전화와 같은 서비스를 활성화시켜 현재의 독점 구조를 개선시키는 것이 우선되어야 한다"며 "시내전화 기본요금이 최저 2천원에 제공되고 있는 사실을 감안할 때, 인터넷전화에 부과되는 월 1천50원의 망 이용대가는 KT 유선전화와의 경쟁을 포기하라는 것과 동일하다"고 덧붙였다.

최근 결합 판매 규제 완화에 대한 논의가 이루어지고 있고 이를 위해 KT는 시내망이 더이상 필수 설비가 아니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인터넷전화는 기존 유선 전화에 대한 대응 상품으로서 경쟁력을 갖추지 못하고 있다.

변재일 의원은 우리나라도 유선전화시장에서의 경쟁을 활성화하기 위해 인터넷전화에 대한 규제를 재점검하고, 정책 방향을 재정립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변 의원은 구체적으로 ▲인터넷전화 사업자에게도 망이용대가를 부과하지 않도록 접속료 정책을 개선하고 ▲시내전화 번호이동 제공 대상자에 인터넷전화서비스도 포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를 위해서는 현행 시내전화 번호체계와 인터넷전화 번호체계를 일원화하기 위한 조치가 선행되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변 의원은 ▲현행 시내전화 통화권을 광역화하고 궁극적으로는 시내/시외 구분을 폐지하고 ▲소비자들이 070이라는 번호에 익숙하지 않아 인터넷전화 사용이 활성화되기 어려운 점을 감안, 인터넷전화에 시내전화와 동일한 번호체계 부여해야 한다고 대안을 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