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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분양 수습' 부동산신탁사, 부채비율 치솟았다


부동산 침체로 급증한 신탁계정대, 차입 부채로 메꿔
5년 만에 부채비율 최고…한투·신한·대한·KB, 100% 상회

[아이뉴스24 정태현 기자] 부동산신탁사의 부채비율이 급등했다. 미분양으로 시공이 멈춘 다수의 사업장을 정상화하기 위해 차입금으로 수혈한 영향이다.

2일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부동산신탁 업계 평균 부채비율은 69.3%로, 전년 동기 39.9%보다 29.4%포인트 올랐다. 3분기 기준 2019년 78.0% 이후 5년 만에 가장 높다.

2023~2024년 3분기 신탁사별 부채비율 [자료=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

부채비율이 100%를 넘는 신탁사들도 나왔다. 가장 높은 곳은 대한토지신탁 146.8%다. 이어 △신한자산신탁 139.5% △한국투자부동산신탁 120.5% △KB부동산신탁 109.0% 순이다. 특히 신한자산신탁과 한국투자신탁은 1년 전보다 각각 118.5%포인트(p), 113.3%p씩 급등했다.

부채비율은 부채를 자본으로 나눈 값이다. 이 수치가 100%를 넘었다는 건 자본보다 부채가 많다는 의미다. 부채비율이 높을수록 급작스러운 시장 충격에 취약하다고 평가한다.

신탁사들은 단기차입을 많이 늘렸다. 금융투자협회 전자공시에 따르면 신탁사들이 지난해 단기차입 한도를 상향한 건 총 15번이다. 전년 9번에 비해 두 배가량 많아졌다. 통상 한도에 육박할 정도로 차입한 곳들이 한도를 올린다. 한도를 많이 올렸다면 그만큼 단기차입을 많이 한 셈이다.

이 중 한국투자부동산신탁, 대신자산신탁, 교보자산신탁은 각각 3번씩 인상했다. 한국투자신탁의 한도 상향 규모가 가장 컸다. 기존 1100억원이었던 한도는 3800억원 늘어난 4900억원으로 상향됐다. 이는 한투신탁의 자기자본 2400억원의 1.6배 규모다.

자기자본이 1700억원 수준인 대신자산신탁은 기존 한도 800억원에서 3000억원으로 2200억원 늘렸다. 교보자산신탁은 1000억원에서 2500억원으로 1500억원 상향했다. 자기자본은 3300억원 수준이다.

2023~2024년 한국투자부동산신탁·대신자산신탁·교보자산신탁의 단기차입 한도 [자료=각사 공시]

지난해 분양 경기가 급격히 악화하면서 신탁계정대여금이 급증한 영향이다. 신탁계정대는 신탁사가 사업비를 조달하기 위해 대여한 금액이다. 신탁사는 시공사가 부도와 같은 사유로 준공 기한을 지키기 어려울 때 신탁계정대로 사업비를 조달한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업계 신탁계정대는 총 6조6900억원으로, 전년 동기 4조800억원보다 64% 급증했다.

윤기현 나이스신용평가 선임연구원은 이날 보고서를 통해 "분양률 저조와 공사비 급등으로 부족 자금을 신탁계정대로 조달하는 사례가 늘어나면서 신탁사의 차입 부채 규모가 확대되고 있다"며 "신탁계정대 증가로 부채비율과 같은 자본 적정성 지표가 악화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정태현 기자(jth@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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