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황태규 기자] 서유석 금융투자협회장이 주도한 연금 특화 자산배분형 펀드 '디딤펀드'가 출시되면서 기대와 우려가 교차되고 있다. 업계 공동 브랜드라는 강점과 운용사별 차별성이 더해진다면 연금 자금을 끌어들일 수 있다는 것이다. 다만 상품 간 차별성은 한계로 부각된다.
25일 대신자산운용을 제외한 24개 자산운용사는 각기 자사의 자산배분 역량을 집중한 디딤펀드를 출시했다.
금융투자협회가 디딤펀드 출시를 준비한 시기는 작년 초다. 서유석 금융투자협회 회장은 임기 시작부터 해당 펀드를 숙원사업으로 상정했다. 회장 이하 내부적으로도 디딤펀드에 대해 오롯이 협회가 이끌어 가는 프로젝트라는 것이 동력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장기적 연금투자를 돕겠다는 목표로 시작한 펀드답게 자산배분펀드 유형 중 밸런스드펀드(BF) 유형으로, 사전에 정해진 위험 수준을 벗어나지 않는 펀드다. 주식과 투자부적격채권 편입 비율을 각각 50%, 30% 미만으로 제한하고 나머지는 투자적격채권이나 대체자산 등에 투자하도록 구성했다.
BF는 안정성을 갖춘 상태에서 가입자의 위험성향에 맞춘 포트폴리오를 구성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그와 동시에 상품 간 차별화가 쉽지 않은 점은 단점으로 볼 수 있다.
업계에서는 디딤펀드 출시 이전부터 성공 가능성에 대한 부정적 분위기가 있었다.
한 업계 관계자는 "기존 자산배분형 펀드들과 어떤 차이가 있는지 모르겠다"며 "하나의 브랜드로 만들어 당국이 주도하는 만큼 어느 정도의 반향이 있을 것으로 보이지만, 시장 내 확실한 투자 상품으로 남을 지는 의문"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브랜드 내 포함된 펀드 중 10개 상품이 기존 운용하던 상품의 이름만 바꾼 '중고신상'이다. 이들 상품은 새로운 변화가 없어 큰 유입을 기대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금투협은 그럼에도 디딤펀드만이 가진 특성이 분명히 존재한다는 입장이다. 규모 면에서 주목받지 못하던 중소형사와 대형사가 하나로 묶이면서, 각 사의 창의력 등 역량이 집중됐다는 설명이다.
대신자산운용은 자체 개발한 생성형 AI모델을 활용해 최적의 포트폴리오를 구성할 예정이고, 신영자산운용은 테슬라 초기 투자자로 유명한 베일리 기포드의 성장투자 펀드를 바탕으로 국내외 자산을 배분할 계획이다.
에셋플러스자산운용은 미국의 혁신, 유럽의 명품 소비, 아시아 관광자원 등 글로벌 성장을 반영한 분산투자를 지향하며, 한국투자신탁운용은 호주의 퇴직연금인 'MySuper' 제도의 성공 요인을 한국에 맞춰 적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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