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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실적 악화에도 경계현 유임…SK하이닉스 이끈 박정호는? [유미의 시선들]


최태원 대대적 쇄신 예고속 박정호 '재신임' 유력…HBM·DDR5 기술 경쟁서 삼성 제쳐

[아이뉴스24 장유미 기자] 삼성전자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을 이끌고 있는 경계현 사장이 자리를 지킨 가운데, 경쟁사인 SK하이닉스를 이끌고 있는 박정호 부회장의 거취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박 부회장이 SK그룹에서 중책을 맡고 있어 유임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지만,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최근 '쇄신'에 대한 의지를 드러내 변화가 생길지 주목된다.

최태원 SK 회장(오른쪽)과 박정호 SK하이닉스 부회장이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공사 현장을 둘러보고 있다. [사진=SK하이닉스 ]
최태원 SK 회장(오른쪽)과 박정호 SK하이닉스 부회장이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공사 현장을 둘러보고 있다. [사진=SK하이닉스 ]

30일 재계에 따르면 SK그룹은 다음달 7일 '2024년 정기 임원 인사'를 단행할 예정이다. 이번 인사에서 가장 주목되는 부분은 △박정호 SK하이닉스 부회장 △유정준 SK E&S 부회장 △서진우 SK그룹 중국사업담당 부회장 △김준 SK이노베이션 부회장 △장동현 SK(주) 부회장 등으로 구성된 현 부회장 체제가 올해도 유지될지 여부다.

SK그룹은 지난해 경영환경의 불확실성이 커지자 기존 리더십을 이어가는 안정 전략을 취했다. 그러나 최 회장이 최근 대내외적 불확실성을 극복하기 위해 변화의 필요성을 강조하면서 내부 분위기가 크게 바뀌었다. 최 회장은 지난 10월 프랑스 파리에서 진행한 SK그룹 CEO세미나에서 '돌연사(서든데스)'를 언급하며 대대적인 쇄신을 예고한 바 있다. 최 회장이 서든 데스를 언급한 것은 2016년 6월 확대경영회의 이후 7년 만으로, 그 해 말 SK그룹은 공격적 인사를 단행했다.

이 탓에 이번 인사에선 SK그룹의 부회장단에 변화가 생길 것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부회장단 대부분이 60대 나이에 들어섰다는 점에서 '세대교체'가 있을 것으로 전망하기도 했다. 일각에선 유 부회장, 서 부회장의 용퇴 가능성을 제기하며, 부회장단 구성에 변화가 생길 시 나경수 SK지오센트릭 사장, 박상규 SK엔무브 사장 등이 향후 승진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반면 지난해 4연임에 성공한 조대식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과 장 부회장, 김 부회장, 박 부회장은 유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조 의장은 그룹 내에서 대체할 인물이 없다는 점, '기획통'인 장 부회장은 최 회장의 신임을 얻고 있다는 점에서다. 김 부회장은 최 회장이 강조하고 있는 '파이낸셜 스토리'를 잘 이행하고 있다는 평가다.

박정호 SK하이닉스 부회장이 이천 본사에서 열린 정기 주주총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SK하이닉스]
박정호 SK하이닉스 부회장이 이천 본사에서 열린 정기 주주총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SK하이닉스]

박 부회장은 반도체 불황 속에서도 미래 준비를 착실히 해 성과를 냈다는 점에서 이번에도 자리를 지킬 것으로 예상하는 이들이 많다. 박 부회장의 임기는 내년 3월 만료되지만, SK하이닉스 각자대표 부회장과 SK스퀘어 부회장 등 중책을 맡고 있어 다른 인물로 대체하기엔 아직 이르다는 시각도 있다.

경영 전문가로 잘 알려진 박 부회장은 인수·합병과 신사업 발굴을 통해 새로운 먹거리를 찾는 능력이 탁월하다는 평가를 받는 인물이다. 최근에는 SK하이닉스 대표를 맡으면서 HBM(고대역폭메모리)과 DDR5 등 고부가가치 시장에 집중해 올해 초 적자전환한 D램 부문을 단기간에 흑자로 돌렸다. 시장에선 낸드 사업도 개선되고 있는 만큼 곧 흑자 전환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박 부회장이 이끄는 SK하이닉스는 경쟁사인 삼성전자에 비해 미래 먹거리 개발에 선제적으로 나섰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SK하이닉스는 HBM 시장에서 현존 최고 사양인 5세대 HBM3E 개발에 세계 최초로 성공한 데 이어 글로벌 고객사들과 차세대 HBM4 규격 개발에 나서는 등 시장 주도권을 선점한 상태다. 또 HBM 시장점유율을 50%까지 끌어올리며 1위 자리를 굳혔고, 엔비디아에 4세대인 HBM3을 독점 공급한 데 이어 5세대인 HBM3E 최종 공급 계약을 앞두면서 삼성전자와의 경쟁에서 한발 앞서가고 있다.

더불어 최근에는 차세대 모바일용 D램인 LPDDR5T(저전력 DDR5 터보) 패키지를 업계 최초로 출시해 퀄컴 등 주요 고객사와 공급 협의에 나서는 등 고부가 D램 시장 곳곳에서 삼성전자를 넘어섰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에 힘입어 지난 3분기에는 D램 사업부문에서 삼성전자보다 먼저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이 탓에 삼성전자는 최근 기술뿐 아니라 시장 점유율에서도 SK하이닉스에게 위협받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SK하이닉스의 올해 3분기 D램 매출은 3분기 46억3000만 달러(약 6조500억원)로 전 분기와 비교해 34.59% 늘었다. 같은 시기 삼성전자의 D램 매출은 52억 달러(약 6조8000억원)로 17% 증가했다. 같은 기간 시장 점유율은 SK하이닉스가 35%, 삼성전자가 39.4%로, 양사의 점유율 격차는 역대 최저 수준(4.4%p)으로 좁혀졌다.

이에 삼성전자는 지난 7월 DS사업부문의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와 메모리 개발 총책임자를 교체하는 초강수를 뒀다. 이후에도 매달 소폭 인사를 통해 반도체 개발 인력들을 꾸준히 끌어들였다. 그러나 이후에도 삼성전자의 실적은 크게 나아지지 않았다. 반도체 사업 부진 탓에 올해 3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2.21% 감소한 67조4047억원, 영업이익은 77.57% 줄어든 2조4336억원에 그쳤다. 순이익도 37.76% 하락한 37.76%에 머물렀다.

하지만 삼성전자는 경 사장 체제를 한 번 더 유지하기로 했다. 반도체 고객사를 확보하는 데 주력해야 하는 상황에서 섣부른 수장 교체는 오히려 독이 될 수도 있다는 점에서다.

업계에선 SK하이닉스의 박 부회장도 이번 인사에서 유임될 가능성이 높게 보는 분위기다. 흑자 전환 조짐을 보이고 있지만, 기업가치가 경기침체 이전 수준으로 회복되기 위해서는 박 부회장의 경영능력이 필요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재계 관계자는 "박 부회장은 SK하이닉스가 위기 상황에 있을 때 빠르게 전환점을 마련할 수 있도록 경영 능력을 발휘한 인물"이라며 "박 부회장은 1963년생으로 SK그룹의 부회장단 가운데서도 비교적 젊은 편에 속해 이번에도 재신임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그래픽=조은수 기자]
[그래픽=조은수 기자]

/장유미 기자(swee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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