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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대교체' 나선 구광모…LG전자 호실적 이끈 조주완, 부회장 꿈 이룰까 [유미의 시선들]


정철동, LG디스플레이 인사서 사장직 유지…24일 발표 앞둔 LG전자 인사에 주목
LG 정기 인사, 60년대 중반~70년대 초반 임원진 대거 포진…'2인 부회장' 유지 관측도

[아이뉴스24 장유미 기자] 취임 6년차를 맞은 구광모 LG그룹 회장이 정기 임원 인사를 통해 세대교체를 통한 미래 준비에 본격 나섰다. 1950년대생 임원들이 대거 물러나고 전문성과 젊은 리더십을 보유한 1960년대 중반~1970년대 초반 임원진이 전면에 나서는 분위기다.

구 회장은 이번 인사에서 '신상필벌' 원칙을 적용해 실적 부진에 빠졌던 LG디스플레이 수장을 교체했다. 차기 부회장 후보로 거론됐던 정철동 LG이노텍 사장은 승진 명단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지만, LG디스플레이의 새 수장으로 선임됐다. 이런 가운데 조주완 LG전자 사장이 부회장으로 승진해 'LG 3인 부회장 체제'를 유지할 수 있을지 재계가 주목하고 있다.

경기도 광주시 곤지암리조트에서 열린 'LG 사장단 워크샵'에서 구광모 (주)LG 대표가 최고경영진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사진=LG그룹]
경기도 광주시 곤지암리조트에서 열린 'LG 사장단 워크샵'에서 구광모 (주)LG 대표가 최고경영진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사진=LG그룹]

23일 재계에 따르면 LG그룹은 오는 24일을 끝으로 각 계열사별 2024년 정기 임원 인사를 마무리한다. 이번 인사에선 고(故) 구본무 선대 회장을 따르던 '6인 부회장단' 중 마지막으로 남아 있던 권영수 LG에너지솔루션 부회장이 용퇴하면서 구광모 회장 체제가 공고해졌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재계에선 지난 22일 발표된 LG에너지솔루션 정기 임원 인사가 구 회장의 색깔을 가장 잘 드러낸 사례라고 봤다. 신임 최고경영자(CEO)를 비롯해 40대 후반에서 50대 초반 신진 인재들을 대거 전진 배치했다는 점에서다.

LG에너지솔루션에서는 권영수 부회장을 비롯해 이방수 사장(CRO·최고 위기관리 책임자), 김명환 사장(CPO·최고 생산기술 책임자) 등 1950년대생 사장들이 대거 퇴진했다. 반면, 후임에 1960~1970년대생 김동명 사장, 박진원 부사장, 손창완 전무가 선임됐다. 이번 인사로 LG에너지솔루션의 주요 임원들은 10년을 뛰어넘는 세대교체가 이뤄졌다는 평가다.

같은 날 진행된 LG화학의 정기 인사는 '안정'에 초점이 맞춰졌다. 현 CEO인 신학철 부회장이 유임됐기 때문이다. 신 부회장은 이제 LG그룹에서 유일하게 남은 1950년대생 CEO지만, 구 회장이 영입한 1호 인재란 점에서 '구광모 사단'에 속한다.

신 부회장과 함께 LG그룹의 중추적 역할을 하고 있는 권봉석 (주)LG 부회장도 이날 유임됐다. 구 회장 체제에서 부회장으로 승진한 권 부회장은 그룹 컨트롤타워 역할을 맡아 인공지능(AI), 바이오(Bio), 클린테크(Cleantech) 등 'ABC' 신사업의 방향을 잡고 성과를 내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신학철 LG화학 부회장. [사진=LG화학]
신학철 LG화학 부회장. [사진=LG화학]

이날 오후 3시 30분에 정기 인사를 발표한 LG디스플레이, LG이노텍 인사에서도 구 회장의 세대교체 의지가 엿보였다. 특히 LG이노텍 신임 CEO로 1970년생인 문혁수 부사장을 선임한 것이 대표적이다. LG이노텍 CEO 중 1970년생이 발탁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에 함께 승진 명단에 오른 전무 3명, 상무 4명 중에서 오세진 광학솔루션마케팅담당(전무), 윤석 법무실장(전무), 김종국 피플 디벨롭먼트담당(상무), 김홍필 전자부품사업담당(상무), 박홍근 베트남생산법인장(상무), 배석 전·자기태스크리더(상무)는 모두 1970년대생이다. 가장 나이가 어린 임원은 1974년생이다.

LG디스플레이도 비슷한 분위기다. 신임 CEO로 선임된 정철동 사장(1961년), 김성현 최고재무책임자(1967년)를 제외하면 모두 1970년대생이 승진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1970년생인 석명수 베트남단지장(전무), 1974년생인 이경형 중형2공장장(상무), 1976년생인 조승현 경영관리담당(상무) 등이 대표적이다. 가장 어린 임원은 1978년생인 성연우 소형 고객지원담당(상무)이다.

LG그룹은 오는 24일 LG전자를 끝으로 임원 인사를 마무리한다. 이번 인사로 'LG 3인 부회장 체제'도 변화를 맞이하게 됐다. 부회장 승진이 기대됐던 정철동 사장은 올해 LG이노텍의 실적 부진 여파로 이번 인사 명단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으나, 실적 악화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LG디스플레이의 구원투수로 발탁되며 내년을 기대하게 됐다.

조주완 LG전자 사장도 올해 좋은 성과를 거뒀지만 24일 발표 예정인 LG전자 임원 인사에서 부회장으로 승진할 가능성이 낮을 것이란 게 중론이다. 사장으로 승진한 지 2년여밖에 안된 시점에서 경영 능력을 평가하기엔 다소 이르다는 평가다. 반면 일각에선 구 회장이 '세대교체'에 대한 의지를 담아 조 사장을 부회장으로 택해 '3인 부회장 체제'를 갖출 것이란 관측도 내놨다.

LG에너지솔루션 제3기 정기주주총회에서 LG에너지솔루션 CEO 권영수 부회장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LG에너지솔루션]
LG에너지솔루션 제3기 정기주주총회에서 LG에너지솔루션 CEO 권영수 부회장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LG에너지솔루션]

이로써 LG그룹은 이번 인사를 기점으로 '2인 부회장 체제'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구 회장이 2018년 취임후 부회장단 구성원을 점차 줄여나가고 있다는 점도 '2인 부회장 체제'에 무게가 실리는 부분이다.

실제로 구 회장이 취임한 후 곧바로 실시된 2019 임원 인사에선 부회장단 6인 중 5인이 유임됐다. 당시 부회장단은 권영수 LG유플러스 부회장, 박진수 LG화학 부회장, 조성진 LG전자 부회장, 차석용 LG생활건강 부회장, 한상범 LG디스플레이 부회장, 하현회 (주)LG 부회장이었다.

이 때 박진수 LG화학 부회장은 대표이사 자리에서 물러난 후 이사회 의장 직책을 유지했다. 2019년 9월에는 LG디스플레이의 대표이사를 맡고 있던 한상범 전 부회장이 실적악화로 사임했다. 같은 해 실시된 연말 임원인사에서는 조성진 전 LG전자 부회장이 퇴임했다. 2020년에는 LG화학 이사회 의장인 박 전 부회장과 LG유플러스 대표이사인 하현회 전 부회장이, 지난해에는 LG생활건강의 차석용 전 부회장이 자리에서 물러났다. 이번에 권영수 부회장까지 용퇴하면서 LG그룹 부회장단 세대교체는 마무리된 것으로 평가된다.

재계 관계자는 "5년여간의 긴 기간을 거쳐 구 회장이 부회장단의 숫자를 점차 줄이고 있는 상황"이라며 "권 부회장이 빠진 자리를 보완하지 않고 '2인 부회장 체제'를 유지할 가능성도 적지 않아 내일 발표될 LG전자 임원인사에서 조 사장이 새롭게 부회장으로 승진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고 말했다.

[그래픽=조은수 기자]
[그래픽=조은수 기자]

/장유미 기자(swee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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