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박정민, 유범열 수습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일 내년도(2024년) 예산심사 정국을 맞아 윤석열 대통령의 '건전재정론'에 맞서는 민주당의 경제·민생 정책을 발표했다. 가계 소비에 대한 '1년 한시 세액공제', 청년 교통비 부담 해소를 위한 '3만원 패스' 등이 골자다. 이 대표는 윤 대통령의 긴축 기조를 비판하면서 "(민주당 정책을 통해) 성장률 3% 달성을 회복하겠다"고 밝혔다.
◇"소비 확대로 내수 살려야"…타협 가능성은 남겨
이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민생경제 기자회견'을 열고 이같은 내용이 담긴 '성장률 3% 회복을 위한 제안'을 발표했다. 그는 "지금 우리 국민들은 '경제 좀 살려 달라' 절규하는데, 윤석열 정부는 '건전재정이 중요하다'고 말한다"며 "허리띠 졸라매라 다그칠 것이 아니라 경제 회복을 위해 정부의 역할을 확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내년 예산안과 부수 법안(세금 관련 법안) 심사에서 '임시소비세액공제'와 '청년 3만원 패스' 등을 도입하자고 공식 제안했다. 그는 임시세액공제와 관련해 "기업의 소비행위가 투자인 것처럼, 가계의 소비 여력을 확대해 내수를 살려야 한다"며 "1년 한시로 신설하겠다"고 밝혔다. 지역화폐(지역사랑상품권) 예산 증액과 연계해 민간 소비를 활성화하자는 취지다.
이 대표는 세액공제 추진과 관련해 정부·여당과의 협상 가능성을 열어뒀다. 그는 "여당이 동의하지 않으면 사소한 법안 하나도 통과에 1년 가까이 소요된다"며 "가급적 협의를 통해서 정부와 타협안을 만들어야 할 것"이라고 했다. "국민을 설득해 나가면서 정부·여당도 동의하게 하는 게 저희 능력"이라고도 덧붙였다.
독일의 '9유로 티켓(무제한 교통패스)'에서 착안한 '3만원 패스'와 관련해서는 "우선 청년을 위해 제안하고 제도가 안정적으로 정착되면 전 국민으로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서울시의 '기후동행카드', 경기도의 '더경기패스' 등 유사 사업을 언급하며 실현 가능성을 강조했다. 그러나 구체적인 예산 소요에 대해서는 "정확하게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민주당은 이후 입장문을 통해 "현재 (각 지자체에) 조 단위의 대중교통 손실보조금이 지출되는 만큼 추가적 예산 투입 없이 (패스) 도입이 가능하다"고 부연했다.
이 대표는 'R&D(연구개발)', '재생에너지' 예산 확대도 주장했다. 그는 "교육이 지금의 경제성장을 가져왔던 것처럼 R&D가 저성장을 막고 생산성을 높이는 핵심적 방안"이라며 △정부 삭감 예산 복원 △벤처투자 모태펀드 예산(중기부 3135억원) 2배 증액 등을 약속했다. 재생에너지와 관련해서는 "비율이 OECD 38개국 중 꼴찌이고, (정부가) 목표조차 하향 조정했다"며 "재생에너지 목표(비율)를 상향하고, 관련 예산을 최소 2022년 수준으로 증액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물가 인상' 비판 반박…"정부의 단선적 접근"
이 대표는 기자회견에서 정부 '건전재정론'의 주요 근거인 '재정확장으로 인한 물가 불안'을 적극 반박했다. 그는 "정부의 건전재정 논리 중 하나가 (재정이 늘면) 국가부채가 늘고, 물가가 오른다는 것"이라며 "경제현상이라는 것은 매우 복합적이라 어느 영역에 어떤 방식으로 지출하느냐에 따라 영향은 전혀 다르다"고 설명했다. 재정확대가 물가 인상 등으로 반드시 귀결되지 않는다는 취지다.
이어 "재정지출을 늘려 성장률 상승이 물가 상승을 따라잡을 수 있으면 실질적 GDP(국내총생산)은 늘어난다"며 "이런 문제를 단선적으로 접근하는 것이 정부의 근본적 문제"라고 지적했다.
예산 협의를 위해 윤 대통령,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와의 '3자회동'을 제안할 생각인지를 묻는 질문에는 "메아리 없는 함성도 한두번"이라며 거리를 뒀다. 그러면서 "구호나 선언보다 행동으로 책임져야 한다"며 "지금 할 수 있는 일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최근 여당에서 시작된 '김포-서울 편입' 문제와 관련해서는 직접적인 답변을 피했다. 다만 '주69시간제', '의대증원' 문제를 거론하며 "국가적 과제를 아무 생각 없이 던졌다 모른척하는 국정운영은 문제"라며 에둘러 비판했다. 이날 홍익표 당 원내대표가 '서울 지하철 5호선 연장'을 역제안 한 일도 언급됐으나 이 대표는 거리를 뒀다.
/박정민 기자(pjm8318@inews24.com),유범열 수습 기자(hea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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