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장유미 기자] 200만대 규모로 커진 국내 무선청소기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업체간 경쟁이 날로 치열해지고 있다. '3강 구도'를 형성 중인 삼성전자와 LG전자, 다이슨이 각각 시장 점유율 확대를 위해 올해 물걸레 청소 기능을 앞세워 경쟁을 벌이고 있지만, 기술력에선 LG전자가 월등히 앞서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LG전자는 지난해 6월 스팀 물걸레 청소로 바닥의 찌든 때까지 제거할 수 있는 'LG 코드제로 A9S' 신제품을 출시하며 본격적인 시장 공략에 나섰다. 이 제품은 국내 프리미엄 무선청소기 중 유일하게 먼지 흡입과 스팀 물걸레 청소가 모두 가능한 '안심 스팀 물걸레 흡입구'를 갖췄다.
흡입력은 최대 220W다. 새로운 '와이드 LED 흡입구'를 적용해 흡입구 폭도 기존 대비 5㎝ 넓힌 30㎝로 늘렸다.
LG전자는 지난해 무선 청소기 충전과 액세서리 보관, 먼지 통 비움 기능 등을 갖춘 신개념 거치대 '올인원타워'도 새롭게 업그레이드했다. LG전자 관계자는 "먼지 비움 기능 작동 시간을 단축했고, 자외선을 통한 먼지 봉투 속 세균 증식 억제 기능도 담았다"고 말했다.
이에 맞서 삼성전자는 이날 약 55℃ 이상의 고온수로 물걸레 청소까지 할 수 있는 무선 스틱청소기 '비스포크 제트 AI' 신제품을 출시했다. LG전자가 스팀 물걸레 무선청소기를 내놓은 지 1년 3개월만이다.
신제품은 기존 제품의 강력한 흡입력과 다양한 편의기능은 물론, '고온 세척 브러시'를 적용해 물걸레 청소 성능을 한층 강화한 것이 특징이다. 고온수를 스프레이 형태로 직접 오염물에 분사해 상온수로 제거하기 어려웠던 찌든 때까지 효과적으로 청소할 수 있다. 청소기 본체 우측(+) 버튼을 누르면 고온수가 분사되고, 좌측(-) 버튼을 누르면 일반 물걸레 청소로 전환돼 상황에 맞춰 사용할 수 있다. 다만 일각에선 고온수를 스프레이 형태로 직접 분사한다는 점에서 안전에 대한 우려를 나타내기도 했다.
고온수의 초기 예열 시간은 약 20초이며, 대용량 배터리 사용시 최소 50분 이상 이용할 수 있다. 브러시 상단의 예열 표시등으로 예열 상태를 직관적으로 확인 가능하다. 브러시 전면에 추가된 LED 라이팅으로 가구 밑처럼 어둡고 좁은 곳도 편리하게 청소할 수 있다.
또 이 제품은 ▲회전 싸이클론으로 말려 있는 긴 머리카락까지 말끔하게 비워주는 '청정스테이션+' ▲세균 번식 걱정 없이 사용할 수 있는 항균 다회용 물걸레포와 항균 물통 ▲청소기 스스로 상태를 진단하는 '스마트 자가진단' 등 다양한 편의 기능을 갖췄다. 색상은 새틴 그레이지∙새틴 베이지 2가지. 출고가는 사양에 따라 154만 9000~174만9000원이다.
이준화 삼성전자 생활가전사업부 부사장은 "강력한 흡입력은 기본이고 자동 먼지 비움 시스템과 AI 기능 등 다양한 혁신 기능을 청소기에 발빠르게 적용해왔다"며 "앞으로도 소비자들의 가사 수고를 덜 수 있는 스마트한 제품을 지속적으로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다이슨은 올 들어서야 겨우 물걸레 청소기를 처음 내놨다. 지난 6월 선보인 'V12s 디텍트 슬림 서브마린 무선 물 청소기'는 헤드에 8개의 분사구를 둬 롤러 전체에 고르게 퍼지도록 설계했다. 오염 물질만 분리해 별도의 오수 통에 모으기 때문에 먼지와 이물질이 바닥에 다시 배출되지 않는 게 특징이다.
300㎖의 물탱크가 있어 최대 110㎡(약 30평)의 바닥을 청소할 수 있지만, LG전자·삼성전자가 내놓은 것과 달리 상온수로만 물걸레 기능을 이용할 수 있다. 가격은 119만원부터다.
이처럼 각 업체들이 무선청소기 신제품을 잇따라 내놓은 것은 시장이 꾸준히 성장세를 보이고 있어서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 2018년 100만대를 돌파한 국내 무선청소기 시장은 2019년 140만대, 2020년 180만대로 커진 데 이어 2021년에는 200만대를 넘어선 것으로 업계는 추정하고 있다. 국내 가전업계에서는 통상 제품의 연간 판매량이 100만대를 넘기면 필수가전으로 본다. 반면 유선청소기는 2018년 100만대에서 현재는 50만대 이하로 쪼그라들었다.
다만, 무선청소기 시장은 최근 들어 성장세가 다소 주춤해졌다. 올해 시장 규모는 190만대 수준으로 예상된다. 어느 정도 보급된 데다 대체재인 로봇청소기에 관심이 쏠리고 있는 탓이다. 로봇청소기 시장은 2021년 35만대, 2022년 40만대, 올해 50만대로 늘어날 것으로 추정된다.
국내 시장이 성숙기에 접어들자 쿠쿠 등 중견 가전기업은 물론 일렉트로룩스, 밀레 등 해외 기업들도 각 사의 기술을 앞세워 도전장을 던졌다. 필립스생활가전은 4년만에 국내 시장에서 최근 청소기 사업을 재개한 것으로 알려졌다. 밀레는 '트라이플렉스 HX2' 스틱 무선 청소기, 테팔은 초경량 무선 청소기 '엑스나노' 등을 각각 출시했다. 밀레 제품의 경우 기존 모델 대비 60% 향상된 디지털 고효율 모터가 적용됐다.
무선청소기 시장 점유율에선 LG전자가 독보적 1위를 유지하고 있는 가운데 삼성전자가 바짝 뒤를 쫓고 있는 모양새다. 영국 다이슨은 지난 2017년까지 국내 무선청소기 시장 1위를 유지했지만 한국 업체들의 기술력에 밀려 현재는 3위로 주저 앉았다.
업계 관계자는 "LG전자가 무선청소기 시장에서 50%의 점유율로 독보적인 1위를 유지 중이고, 삼성전자가 30%, 나머지가 20%인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며 "2008년 총판 형태로 국내에 진출한 다이슨이 '프리미엄 무선청소기' 시장을 새롭게 열었지만, 트렌드에 전혀 따라오지 못하고 있는 탓에 점유율이 갈수록 줄어드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장유미 기자(swee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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